<화훼특집>화훼산업 발전을 꿈꾸다
<화훼특집>화훼산업 발전을 꿈꾸다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8.03.13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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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제도와 법으로 돌파구 모색해야

 “평범한 오늘을 특별하게 만드는, 꽃에는 힘이 있다” 최근 영화배우 이동욱이 출연한 농식품부 공익광고 ‘꽃의 힘’ 편에 등장하는 대사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칠 때 꽃으로 위안을 얻자는 콘셉트다.

꽃을 더 이상 경조사나 기념 선물이 아니라 일상 생활의 ‘힐링 아이템’으로 애용하자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반려 식물 또는 그린테리어(green+interior)라는 단어처럼, 꽃은 우리 생활 더 가까이, 그리고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화훼 농가들은 이런 문화가 조속히 확산되기를 바라고 있다. ‘청탁금지법’ 개정으로 기왕에 한시름 덜었으니, 꽃 소비 문화가 더욱 발전하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화훼 산업 발전방안 세미나’도 이러한 농가들의 입장을 전하고 정부, 학계의 조언을 구하는 취지였다.

 

소비자에 의한,
소비자를 위한 꽃 문화 정착의 시작

화훼업계에서 요즘 가장 자주 언급되는 키워드는 ‘소비자’다. 소비자가 만족할 만큼 ‘예쁘고 오래 가는 꽃’을 생산하자는 각성이 새롭게 일고 있다. 어쩌면 당연한 명제지만, 그동안은 어려운 생산 여건을 사유로, 화훼 선진국보다 낮은 품질을 면죄 받다시피 한경향이 있다.

높은 인건비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난방비 부담은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
니기도 했다. 그러나 상황이 열악하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2등급’ 꽃만을 생산할 수는 없다. 소비자들은 예쁘고 오래 피는 꽃을 원한다. 소비자들이 더 화려하고 수명도 긴 수입 꽃을 구매한다고 해서 그들을 탓할 수는없다.

따라잡고 싶다면 그만큼 피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현실을 직시할 때, 비로소 소비자들이 원하는 꽃 생산의 출발선에 설 수 있다. 이미 많은 농가들은 노력하고 있다. 꽃대가 튼튼하고, 꽃도 오래 피며, 향기도 진한 화훼 신품종의 개발 및 발굴을 위해 많은 전문가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당장 급한 것은 화훼 소비를 늘리는 것이다. 비교적 오랜 시간이 필요한 품종 연구, 개발에 비해 소비는 그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날 여지가 충분하다. 텔레비전 광고를 통해 ‘꽃을 사자’, ‘꽃은 인성 교육에 좋다’는 식으로 꾸준히 어필하면 꽃 소비도 그만큼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농가 힘들단 호소로는 소비 촉진 한계”
구매자 스스로 꽃 사게 만들어야

최근 서울 지하철역 주변이나 공공기관 청사 안에 '꽃 자판기’가 등장했다. 생화보다 오래 가는 보존화 (프리저브드 플라워)를 언제든 쉽게 구매할 수 있는게 장점이다. 꽃집은 물론 서점이나 액세서리 가게에서 판매되는 미니 꽃다발도 최근 꽃 소비 트렌드다.

주머니 가벼운 젊은이들도 1만원 이하로 구매할 수있는 상품들이 많아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꽃 소비 촉진의 핵심은 편의성, 그리고 가격 경쟁력이다. 짜장면 한 그릇도 스마트폰 앱으로주문하는 시대에, 꽃이라고 꼭 꽃집에서만 사야 할 필요는 없다.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듯, 꽃도 쉽게 살 수 있어야 한다. 가격 경쟁력은 두말할 나위 없다. 연애, 결혼, 취업을 포기한 ‘3포 세대’ 시대에, 마냥 앉아서 꽃이 팔리기만을 바란다면 지나친 낙관이다.

필요하면 박리다매 전략도 써야 한다. 사과나 배의 유통 방식이 상자 단위에서 낱개 들이 포장으로 바뀌고 있는 것처럼, 꽃도 그래야 한다. 최근 컬러 안개꽃 유행에서 알수 있듯, 소비자들은 이제 화려하고 비싼 꽃다발보다는 소박하되 확실한 행복을 주는 ‘소확행’형 꽃에 눈길을 준다.

따라서 정부의 화훼 정책이 소비자 지향적으로 수립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 다만, 소비 촉진의 목적을 ‘농가 살리기’에만 두어서는 한계가 있다.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허경옥 교수는 “청탁금지법 시행 후 많은 농가들이 ‘힘들다’,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은 도시민들도 힘들다.

농민들 앞에서 드러내놓고 말을 하지 않을 뿐, 속으로는 ‘나도 돈 없어’, ‘꽃이 비싸서 못 사’라고 생각하는 도시인들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꽃 소비 촉진 정책이 단순한 팔아주기, 생산비 보조보다는 산업 전반의 활성화와 저변 확대에 초점을두어야 하는 이유다.

화훼 의무 자조금으로 소비 촉진하고
산업진흥법으로 꽃 산업 저변 넓혀야

이러한 맥락에서 화훼 의무 자조금 도입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이미 백합은 의무자조금 제도가 출범해 시행 중이다. 백합을 제외한 나머지 절화에 대해서도 절화 의무자조금 도입 절차가 진행 중이다. 그밖에도 분화 의무 자조금, 난 의무 자조금이 준비 중이며, 정부는 품목별 통합 자조금 도입까지도 요구하는 상태다.

장미, 난, 백합 등을 통틀어 하나의 의무 자조금을 도입하자는 취지다. 의무 자조금의 주요 목적은 단연 소비 촉진이다. 한돈이나 한우를 광고하듯, 꽃도 텔레비전과 라디오광고로 소비를 촉진한다는 취지다. 해외 수출 장려를위해서도 쓰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꽃을 활용한 체험교육, 화훼 농가 역량 교육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해 자조금이 사용될 예정이다. ‘화훼산업진흥법’도 같은 맥락에서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정재호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화훼산업진흥 법안’과 이개호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화훼산업 발전 및 화훼 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안’에 농가는 물론 정부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해당 법률안들은 각 조항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화훼 농가 지원을 통한 화훼 산업 발전이 주요 목표다. 여가나 체육을 진흥하듯, 꽃 문화도 진흥한다는 취지다. 법이 도입되면 화훼 산업 지원 근거도 더욱 명확해져, 화훼 산업 활성화 가능성도 커진다.

임영호 한국화훼단체협의회장은 “대규모 농가들중 의무자조금 많이 내야 한다고 반대하는 분들이 있는데, 화훼 소비가 줄면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게 대규모 농가임을 알아야 한다. 소농들도 무임승차 할 생각 하면 안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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