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후변화, 저탄소 인증으로 대처
[기획특집] 기후변화, 저탄소 인증으로 대처
  • 이나래 기자, 이원복 기자
  • 승인 2017.07.10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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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에 따른 지속 가능한 농업
이제는 능동적으로 나설 때

인간은 농업을 통해 지구로부터 생명을 연장하는데 필요한 식량을 얻는다. 과거에 비해 농지 면적이 방대해졌으며 화학비료와 농기계 사용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또한 기후에 영향을 미칠 만큼 높아졌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시설을 만들고 화석연료로 기계를 움직여 밭을 갈고 냉·방까지 해가며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 가뭄이 심해지며 탄소 배출량이 많아져 가속되는 온실효과는 지구의 평균 온도를 높이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열대과일 재배가 많아졌고, 사과는 강원도

에서도 재배가 이루어진다.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서 이제는 우리 농업도 환경변화에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이에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거나 고온과 가뭄에 강한 품종의 개발·보급의 중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가뭄과 고온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벼, 채소(마늘·양파, 고추, 무 등), 과수, 맥류 등 10개 작목의 단계별 대응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는 등 기후 변화 대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도는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운영하는 것으로 지난 3월까지 3000여 농가가 인증을 받았다. 총 온실가스 감축량은 누적 1만1963t에 달한다.

친환경 인증, GAP 등 농식품 국가인증 획득 농산물을 대상으로 농업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 2015년 12월 파리협약 당시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3억1500만t을 감축하기로 약정했다.

저탄소 인증 후 백화점 납품하는 성주 참외

경북 성주시 김순규·박경숙 부부 

성주군 김순규 대표는 참외를 재배하면서 저탄소 인증을 받았다. 생산한 참외 대형 백화점과 월향농협APC를 통해 출하한다. 판로 확보에 있어서는 걱정이 없다. 오히려 백화점과 직거래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저농약 인증 제도가 사라지기 전에도 사전취득 인증으로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를 받았다.

다겹 보온 커튼과 자동개폐장치 사용

김순규 대표는 참외 농가로써 초창기에 저농약 인증을 받았다. 그만큼 농산물 인증제도에 대한 관심이 많다. 그를 포함한 용문작목반 전체가 저농약 인증 받았었고 지금은 저탄소 또는 무농약 인증을 받았다.

그의 현재 참외 재배 면적은 약 7930㎡로 가장 넓었을 때는 배에 가까운 1만4880㎡이나 됐다. 하우스는 10개 동으로 따뜻한 성주 날씨 덕분에 난방 시설 없이 11월에 파종해 8월 말까지 수확한다.

저온기에는 에너지 소모가 필요 없는 다겹 보온 커튼을 이용해 재배하고 있다. 게다가 보온터널 자동개폐장치도 사용하고 있어 투입되는 노동력이 많이 줄었다. 재배 규모는 5000주, 한 해 평균 3t 정도의 수확량을 기록한다.

저탄소 인증 후 백화점에 납품

지난해 정부에서 저탄소 인증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 많은 관심이 생겼다.

인증 후 대형 백화점 2곳과 거래를 시작했다. 정부 지원을 받아 만들어놓은 작목반 작업장에서 선별하고 포장해 출하한다.

백화점 납품이 다른 판로보다 최대 20% 정도 가격을 좋게 받는다. 앞으로 백화점과의 거래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저탄소 인증 이후 수익이 올라 다른 인증 제도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토양관리에도 탄소 발생량이 많은 화학비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고온기에는 환기팬으로 대처

최근 기후 변화로 평균 기온이 오르면서 발생할 수 있는 고온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환기팬을 주로 사용한다. 6월 초임에도 한낮의 기온이 36도 이상 올라가도 했다. 이런 때는 시설 내·외부의 공기를 순환시켜 온도 편차 줄여야 한다. 너무 더우면 식물의 광합성 능력과 증산작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홍보가 더 필요합니다.”

“저탄소 농산물 인증제도 홍보가 더 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농민이 직접 홍보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직까지도 이 지역에 많이 확산되어있지 않아 안타깝지요.”

김순규 대표는 저탄소 농산물 인증제도가 더 안정적으로 시행되려면 홍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농협에서도 저탄소 인증 쪽으로 권장을 많이 하고 있다.

인증 절차를 진행할 때도 특별하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 기본적으로 성주 참외는 난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재배적인 측면에서는 기존에 실행해왔던 농사법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밭갈기 일손을 줄인 저탄소 취청오이

전남 나주시 단오농장 정종대 대표

2013년 오이로 저탄소 인증을 받은 전남 나주시 남평읍 단오농장.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 인증서를 받을 당시 ‘무경운·부분경운’ 기술을 인정받았다. 그전에 먼저 무농약 재배로 친환경 인증부터 받았다.

두더지와 지렁이가 사는 건강한 땅

저탄소 농업기술의 하나인 무경운 농법의 가장 큰 장점은 노동력 절감이다. 무경운, 즉 밭을 갈지 않는 농법의 또 다른 장점은 토양 조직이 과도하게 치밀해지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러 비닐 피복도 땅 일부에만 했어요. 밭 전체에 비닐을 덮으면 지금 내 땅이 어떤 상태인지 전혀 볼 수 없어요.”

오이캡으로 정형과 유도하고

친환경 농자재로 진딧물·노균병 방제

무농약 오이를 재배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진딧물과노균병 방제다. 효과가 좋기로 소문난 친환경 농자재를골고루 구입해 사용해 봤다. 노균병 방제도 마찬가지로저온다습한 기후일 때 방제에 특별히 신경쓴다.

“오이가 웬만큼 자랐을 때 오이캡을 씌워 일자형 정형과를 만듭니다. 상자에 딱 맞는 크기와 모양으로 출하할수 있어요.”

플라스틱으로 된 오이캡은 똑딱이 식으로 열고 닫을수 있다. 캡을 씌우는 시기는 오이 생육 속도에 따라 다르다.

로컬푸드 직매장에 개당 400원 꼴 출하

단오농장 친환경 오이는 정 씨가 조합원으로 소속된남평농협 APC에 대량 출하되고, 일부 물량은 나주시로컬푸드 직매장에 판매한다.

앞으로는 전국 여러 대형마트에 저탄소 인증 농산물상설 코너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또한 올 7월 준공을 앞둔 호남권 친환경 농산물 물류센터가 무농약 오이 유통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사과 고시’ 전국 4등 안에 든 저탄소 인증 전도사

충북 충주시 동호네농장 이수원 대표

 

충북 충주시 대소원면에서 동호네 농장을 경영하는 이수원 씨도 사과 저탄소 인증을 받았다. 저농약 농법으로 ‘미야마 후지’ 품종을 재배하던 중 저농약 인증제가 폐지되자 대안으로 저탄소 인증을 택했다.

화학비료 안 쓰고 풋거름으로 재배한 사과

저탄소 인증의 핵심 기술은 풋거름 재배다. 예초 작업후 베어낸 풀을 거두지 않고 그대로 과수원에 둔다. 풀이 부숙되면서 풍부한 유기물이 발생한다.

착색을 더디게 하는 질소질 비료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붉게 익은 사과를 남들보다 일찍 수확할 수 있다. 때문에 견학 온 농민들에게 저탄소 인증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저탄소 인증 전도사를 자처한 덕분에,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표창도 받았다. 저탄소 인증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아닌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유일하게 전담하고 있다.

 

저탄소 인증마크 표시하고 자세한 설명 덧붙여

“상자에 저탄소 인증마크를 표기하고, 어떤 인증인지 설명 문구도 덧붙였습니다. 그 결과 손님들도 저탄소 인증에 대해 점점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아요.”

이 씨는 졸업하기 어렵다고 소문난 ‘농업마이스터대학’에서 사과를 전공한 후 최근 2차 시험까지 합격했다.

사과 부문 2차 시험 합격자는 전국에서 단 4명 뿐이다.

 

정형과율 높이려면 사과 밑이 수직 하향해야

이수원 씨는 정형과 발생률을 높이기 위해, 사과 아랫부분이 땅을 향해 수직으로 바라보도록 열리게 한다.

이처럼 이수원 씨는 저탄소 인증 농법을 토대로 정지, 전정, 이론학습, 판매 방식까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저탄소 인증을 위해 화학비료를 안 쓰니 돈도 절감되고 맛은 더 좋아졌어요. 환경 보전 효과도 함께 홍보하니 소비자들 인식도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저탄소 인증을 적극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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