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채와 4차 산업
삼채와 4차 산업
  • 농업정보신문
  • 승인 2017.06.12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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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현박사  

국립농업과학원 농식품자원부기능성식품과

2% 부족한 4차 산업

요즘 학계나 언론, 농업에서도 빠지지 않는 핵심 키워드는 ‘4차 산업’ 혹은 ‘4차 산업 혁명’이다. 일반적으로 4차 산업혁명이란 기존 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경쟁력을 높이는 차세대 산업혁명이다.

로봇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loT), 인공지능(AI), 나노 및 바이오 기술을 이용하여 새롭고 다양한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가 등장하고, 기술의 융합과 조화에 의한 혁신과 변화를 의미한다.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결을 벌인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의 등장으로 4차 산업혁명을 좀 더 쉽게 이해하게 되었고, 알파고의 지칠 줄 모르는 도전에 전 세계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정보통신기술업체인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세계 상위 3대 기업으로서, 산업 전반을 이끌어 가는 중심축에 서 있으며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놓여 있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도 글로벌 위기 극복의 주요 대안으로 4차 산업혁명이 논의되었으며,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고 있는 세계적인 이 트렌드 속에서, 4차 산업 혁명의 물결 혹은 파도에 빠지지 않으려고 여기저기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 농업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농업 생산과 가공·유통 등 곳곳에 로봇,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이 접목되어 유용하게 쓰이고, 첨단 융합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팜을 운영함으로써 보다 편리하게 양질의 농산물 생산이 가능하게 되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농식품의 품질과 안전을 관리하고 개인에 맞는 맞춤형 식단 공급이 가능하게 되었다.

4차 산업 혁명은 물리공간과 전자공간을 통합한 새로운 사회의 시대를 열었고, 이제 신기술 도입을 고민하기 보다는 어떻게 잘 적용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되었다.

삼채와 4차 산업

농촌진흥청에서 수행된 삼채 연구 성과는 농업인(농심)과 업체(야심) 그리고 국민(소비자, 민심)이 하나가 되어 결신한 삼박자의 작품이다. 과학적 근거 없이 만병통치약처럼 사용되고 있는 삼채의 기능성을 밝히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2014년도부터 연구를 시작했고, 여기에는 학교, 병원 그리고 국내외 연구기관의 우수한 연구진 뿐 아니라, 직접 삼채를 재배하는 농업인과 농업기술센터 직원, 농업회사법인 그리고 세계적으로 면역연구를 주도하는 미국 농무성의 연구팀도 합류했다. 전공 분야가 너무 다른 사람들이 ‘삼채’라는 한 개의 소재를 놓고, 그 정체를 밝히기 위해 힘을 합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알파고나 딥젠고 그리고 닥터 왓슨이 줄 수 없는 서로에 대한 격려와 기대 그리고 서로를 잡아 일으켜 세워주는 힘이 있다. 삼채의 부위 및 가공에 따른 기능성이 삼채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고, 각각 의 기능성에 맞는 맞춤형 제품도 개발되었다.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의 입장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자녀나 부모님을 생각하는 업체에서 기술이전을 받아 사랑이 담긴 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다소 불편할 뿐이지만, 소비자인 우리 가족은 다른 식구들과 함께 같은 음식을 나누며 소통하고 싶어 한다. ‘식사 한 번 같이 하시지요?’가 부담스러워진 세상이지만, 그 무엇보다 서로를 배려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특히 요즘 같이, 부모나 자식이 함께 할 시간을 만들기 어려운 환경에서, 식품, 음식이야말로 서로를 느끼고 배려하게 하는 시간이다.

이래서 삼채 연구팀은 ‘식품을 개발하는 것은 덜 연구답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최적의 기능성 조건에서 모두가 함께 나눌 수 있는 기능성 소재를 이용한 식품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함께하는 삼채 연구

앞으로 농업용 로봇, 빅데이터, 인공지능, 정보관리를 융복합하여 한 단계 더 발전된 시스템을 갖추게 되면, 적은 노력으로 보다 우수한 삼채와 같은 기능성 농산물을 많이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채의 가공과 유통 및 소비에도 4차 산업혁명이 접목될 수 있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출하량 조절 및 소비자 식생활 스타일을 고려한 개인 맞춤형 삼채 등 농산물 주문 시스템 도입이 가능하다.

스마트 산지유통센터를 통한 삼채를 포함한 농산물의 전자거래, 이력추적 및 위해요소 관리 등 기존 유통시스템의 스마트화가 가속화되고,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중간 유통 단계 없이 생산자에서 음식점이나 소비자로의 공급이 증가할 전망이다.

삼채 농가에서도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를 기반으로 농촌의 특화된 정보를 모아 놓은 앱을 통해 삼채 체험 및 삼채 축제 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이를 농가의 소득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농지, 주택 등 농촌자원공유시스템 구축을 통해 도시민과 소통하고 쉼터를 제공하여 새로운 농촌소득모델이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이라 하면, 로봇, 인공지능, 나노 및 바이오 기술에 대한 그림이 그려진다. 그러나 여기에는 이에 대한 소재, 사람으로 말하면 심장과 같은 핵심동력이 필요하다.

4차 산업은 혼자 사는 사람이나 노인들에게 도움이 되고 필요한 산업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일리가 있고, 인구 구성 등 사회 변화를 볼 때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4차 산업은 더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2% 모자란 4차 산업의 개발을 위해서 4차 산업이 삼채를 통해 함께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우리 산업’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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