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매실, 가락시장 도매가격 열 배
유기농 매실, 가락시장 도매가격 열 배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7.04.10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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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순창군 김병수 씨

 

아버지를 따라 순창에 귀농한 김병수 씨는 매화 꽃이 예뻐서 매실 농사를 택했다. 
종잣돈 200만원으로 시작해 농업회사법인 CEO가 되기까지 한결같이 유기농을 고집했다. 
무농약 매실로 시작해 현재 유기 전환 중이다.

“제대 후 번 돈 200만원으로 귀농해 매실 농사를 시작했어요. 지난해 유기농 매실을 10kg에 4만5000원을 받고 팔았죠.”

아버지의 고향인 전북 순창군으로 귀농한 김병수 씨는 직함이 여러 가지다. 매실과 아로니아, 감, 밤, 두릅을 재배하는 ‘아동실농장’ CEO가 첫번째다. 농업회사법인(주) ‘한땀’과 농산물 브랜드 ‘아빠는 농부란다’의 대표이기도 하다. 올해 김 씨의 나이는 27세다.

동계면 산골짜기에서 김병수 씨는 과수원 4.3ha(1만3000평)를 경영하고 있다. 현재 유기인증으로 전환 중이다. 지난해 아동실농장 매실 직거래 가격은 같은 기간 가락시장 매실 경매가격 (4000원·10kg)의 10배다.

매실 농사 5년차…

강남 사모님들에게도 입소문

농약과 화학비료 값 한 푼도 아껴야 했던 김병수 씨에게 유기농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유기농사를 하면서 흙이 건강하게 변하는 걸 지켜본 김 씨는 자신의 선택에 만족했다. 관행 농사로 했다면 매실을 연간 20t까지 생산할 수 있는 면적이지만, 욕심을 버렸다. 그 대신 착실한 유기농법으로 질 좋은 매실을 연 4t 수확하고 있다.

농장에서 갓 수확한 매실 사진과 현장감 넘치는 농장 사진을 SNS 계정에 올려 판매한 결과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서울 강남 사모님들도 김 씨가 재배한 매실을 주문한다.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특산물인 공주 알밤과 똑같은 가격으로 옥광 밤을 판매했는데, 비싸다는 반응은커녕 호평을 받았다고.

농자재에 드는 비용 과감히 줄이고

매실나무 키도 작업 편하게 낮춰

아동실농장에는 관수 시설과 지주대가 없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설치하지 않은 것인데, 오히려 나무가 튼튼해지는 효과를 봤다.

“날씨가 가물면 나무가 물을 흡수하기 위해 뿌리를 더 깊게 뻗어요. 인공적인 관수 대신 하늘에서 내리는 비로도 충분해요.”

김 씨는 현재 매실나무 1500주를 5m×5m 간격으로 심어 재배하고 있는데, 대부분 ‘청매’ 품종이다.

이곳에서 재배된 ‘청매’는 도매시장에서 ‘특대’ 또는 ‘왕특대’로 분류될 만큼 열매가 굵고 실하다.

거름으로 가축 분뇨도 함께 쓰는데, 아버지가 유기농 인증을 받아 키우는 소 농장에서 가져온 것이라 믿을 수 있다.

“고등학교 때 아버지 매실 농사를 돕곤 했어요. 나무가 높아서 사다리가 필요했는데, 그걸 들고 다니는 것만 해도 큰일이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농사를 할 때는 다 바꾸겠다고 결심했어요. 지금은 나무 높이를 평균 140cm로 전부 낮췄어요.”

인건비만 줄여도 생산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나무 관리도 철저히 했다. 순창군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농업인 교육 참여에도 열성이다. 특히 김병수 씨는 귀농 청년들을 애정과 관심으로 보듬었던 기술센터 농업기술과 이호준 과장(전 귀농귀촌계장)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다.

눈만 뜨면 새로운 농촌 사업을 구상하느라 여념이 없다는 김병수 씨. 종잣돈 200만원으로 시작한 농사 실적은 어느덧 100배로 불어나 연매출 2억원을 훌쩍 넘었다. 농고를 나오지 않아도 누구나 청년 농업 CEO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김 씨는 이미 충분히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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