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형 유인만 잘해도 신고배 수확량 두배
수형 유인만 잘해도 신고배 수확량 두배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7.04.03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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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시 원만희 씨

 

  “직거래의 장점은 공판장 시세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매년 비슷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배나무 수형을 기존 ‘Y자형’에서 ‘2본주지 수형’으로 개량해, 더 달고 아삭한 배를 수확할 수 있게 됐어요.”

  “저희 농장이 다른 배 농가들과 다른 점은 수형을 ‘2본주지 배상형’으로 관리한다는 점입니다.”배 농사를 시작한 지 26년 된 전남 나주시 왕곡면의 원만희 씨는 연간 수확량이 남들의2배에 가깝다. 과수원 땅 1ha(3000평)에 ‘신고’, ‘추황’, ‘원황’ 품종을 재배해 연간 약 9만과를 수확한다. 무게로는 약 45t에 달한다. 배 농가들의 평균 수확량이 ha당 25t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원 씨가 이룬 성과는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원 씨는 배를 직거래로 90% 판매하고, 나머지 10%는 공판장에 출하한다. 특히 소비자들 사이에 맛있다고 소문난 ‘추황’ 배는 없어서 못 팔 정도다. 그만큼 직거래 손님들에게 ‘추황’은 인기 품종이다. 아삭하고 달콤한 ‘추황’, ‘신고’ 배를 수확하는 비결 중 한 가지가 바로 ‘2본주지’ 수형이다. 이 수형이 기존의 ‘재래식 Y자 수형’과 다른 점은 모양 뿐만이 아니다. Y자 수형은 1980년대 개발된 수형이며, 밀식 재배에 유리하다. 반면 ‘2본주지 배상형’은 2000년대 후반에 개발됐으며, ‘Y자형’보다 작업이 편리하다. 가지 사이로 햇빛이 골고루 스며들어 과일의 당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작업도 훨씬 편리한 게 ‘2본주지 수형’의 장점이다. 성인 여자도 손을 뻗으면 나무 꼭대기까지 손이 닿을 만큼 키를 낮춰 작업할 때 사다리가 필요 없다. 인공 수분, 적화, 적과 작업을 할 때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생산비도 절감할 수 있다.

우량 측지 관리로 고품질 배 다수확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우량 측지(결과지)란, 크기, 모양, 색, 당도가 일정한 배를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가지다. 우량 측지는 평균 길이가 250~300cm, 직경은 2.5~3cm다. 반면 불량 측지는 나무 전체의 수형을 해치며, 가지끼리 서로 겹쳐 적절한 투광 및 통풍을 방해한다. 불량 측지 발생을 방지하려면, 묵은 측지를 해마다 10~20% 갱신해야 한다.

“꽃가루는 농장에서 직접 채취한 것과 나주배 원예농협에서 구입한 꽃가루를 50:50 비율로 섞어서 사용합니다.”

  개화기를 앞두고 여느 배 농가처럼 바쁜 작업이 예상되지만, 키 낮은 과원이라 작업은 비교적 수월할 전망이다. 인공수분은 직접 면봉으로 꽃가루를 묻혀 주는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다른 농가와 차별화된 독특한 수형으로 맛과 품질에 자신있는 배를 재배하고 있는데, 무농약·유기농 인증이 아닌 대다수의 과수 농가들도 학교 급식에 납품할 수 있도록 문이 좀더 넓어졌으면 좋겠어요.”

  방송통신대 농대에서 배 농사를 배우고 나주배연구회 왕곡지회장을 맡으며 고품질 배 생산에 주력해 온 원 씨는, 저농약 인증제 폐지 후 많은 과수농가들이 학교급식 납품의 기회를놓쳐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향후 10년을 내다보며 소비자에게 믿음을 주는 배를 계속해서 생산할 계획이다. 이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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