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인증은 농업을 바꾸는 첫걸음”
“저탄소 인증은 농업을 바꾸는 첫걸음”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7.03.20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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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군 ‘협동조합 젊은 협업농장’

“저희 쌈채 농장은 수막시스템과 호밀을 활용한 풋거름 작물 재배로 저탄소 농법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눈앞의 매출에 급급하기보다는 전체 농업의 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때문에 저탄소 농산물 인증을 다른 농가들에도 적극 권장합니다. 소농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충남 홍성군 장곡면의 유기농 쌈 채소 농장인 ‘협동조합 젊은 협업농장’은 2015년 농업기술실용화재단으로부터 저탄소 농산물 인증을 받았다. 로메인 상추, 엔다이브, 적근대 등 10여 가지 쌈채소를 재배하던 중 홍성군청 공무원의 권유로 저탄소 인증에 관심을 갖게 됐다.

 

호밀 윤작·부분 경작으로 땅심 길러

"전에는 비닐하우스 1개 동마다 1종류의 작물을 심었어요. 그렇게 하면 작업은 편하지만 연작 장해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하우스 1개 동에 여러 작물을 나눠 심기 시작했어요.”

젊은 협업농장(4600㎡·1400평)의 정영환 매니저는 저탄소 인증의 실천 방법 중 하나로 호밀을 윤작한다. 상추를 수확한 자리에 호밀을 심고, 호밀을 베어낸 자리에 샐러리를 심는 방식이다.

“호밀은 토질을 좋게 하는 효과가 있어요. 하우스 호밀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웬 잡초를 키우나’ 하겠지만, 알고 보면 윤작 중이랍니다.”

호밀을 심으면 땅 속의 유기물이 풍부해져 토양이 비옥해지고 토질이 부드러워진다. 여러 가지 작물을 윤작해 본 결과 호밀의 윤작 효과가 가장 좋았다고. 또 ‘부분 경작’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부분 경작이란 일정 면적에 2~3가지 품목의 농작물을 재배하는 방식이다.

이곳에선 병해충도 유기 농자재로 방제한다. 담수에서 추출한 녹조류인 클로렐라와 친환경 농자재인 트리코마 혼합 제재로 노균병을 방제한다. 노균병은 곰팡이에 의해 발생하는데, 채소의 잎에 노란색 또는 갈색 반점을 유발해 상품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노균병은 저온다습한 기후 조건에서 잘 발병하기 때문에, 날씨가 나쁘면 보릿짚을 밭 두둑에 깔아 습기를 제거한다고 정 매니저는 설명했다. 하우스를 자주 환기하는 것은 기본이다.

또 여름에 날씨가 너무 가물면 진딧물이 생기기 쉬워 물을 자주 줘서 예방한다. 반대로 습기가 너무 많으면 민달팽이 서식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수막 재배로 겨울 난방비 줄이기

쌈 채소 농장은 연중 작물을 길러 수확한다. 기름보일러로 난방하면 웬만해서는 수지 타산을 맞추기 힘들다. 그래서 젊은 협업농장에서는 수막 재배 시스템으로 난방비를 절감하고 있다. 수막 재배는 겨울철 오후에 비닐하우스의 2~3중 지붕 사이로 지하수를 뿌려 수막을 생성, 낮에 채워진 하우스 내부 열기의 유출을 막는 기술이다.

“겨울에 날씨가 너무 추우면 열풍기를 틀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난방 시스템은 수막 재배입니다.”

수막재배 시스템은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저탄소 인증을 위한 난방에너지 절감 기술 중 한 가지로 인정한 방식이다. 저탄소 인증을 위한 난방에너지 절감 기술로는 다겹 보온커튼 장치, 온풍 난방기 배기열 회수 장치, 수막재배 시스템, 지열 히트펌프 등 총 9가지가 인정되고 있다.

이렇게 키운 쌈채소는 홍성유기농영농조합으로 70% 납품하고, 나머지 30%는 지역 식당에 공급하거나 직거래 손님에게 판매한다. 최근 5년간 유기농 쌈 채소의 시세는 큰 변화 없이 꾸준한 매출을 이루고 있다고 정 매니저는 귀띔했다.

 

“저탄소 인증에 적극 동참하길”

협동조합 젊은 협업농장은 뜻있는 청년 농부 3명이 2011년에 결성, 현재 8명의 농업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유기 농자재와 퇴비만 사용해 친환경 쌈채소를 재배하고 있다. 지역 주민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농업 교육을 실시하는 교육농장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유기농법을 시작했기 때문에, 저탄소 인증제 설명을 듣고 동참 의지가 생겨 참여하게 됐어요. 탄소를 적게 발생시키는 농업 구조를 위해 다른 농가들도 적극 참여할 것을 권장합니다.”

홍성군 내 유기농 선도농가로서, 저탄소 인증에 관심 있는 농가들이 망설임 없이 동참할 것을 권한다고 정 매니저는 말했다.

“벼 농사도 처음에는 유기농으로 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잖아요. 하지만 지금은 많은 벼 농가들이 유기농업을 하고 있어요. 당장 매출을 올리는 데 연연하기보다는, 유기농·저탄소 농법으로 농업의 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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