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도 수확하는 백향과 개당 1000원 직거래
겨울에도 수확하는 백향과 개당 1000원 직거래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7.03.06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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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시 이구용 씨

꽈리고추를 재배하던 이구용 씨는 인력난과 연작 장해를 극복하기 위해 아열대과일인 백향과로 주작목을 바꿨다. ‘별바라기 백향과 농장’ 블로그를 운영하며, 블로그 손님들에게 백향과를 직접 판매한다.

 

충남 당진시 이구용 씨

충남 당진시 면천면에서 백향과(패션푸르트) 농장을 운영하는 이구용 씨는 그동안 꽈리고추 농사를 하다가 2015년 백향과 농사를 본격 시작했다. 오랫동안 같은 비닐하우스에서 꽈리고추를 재배하다 보니 연작 장해가 발생했고, 인건비 부담도 만만찮았기 때문이다. 대체 작목으로 아열대과일을 탐색하던 중 전라도에 많이 보급된 백향과를 심기로 결정했다. 시범 재배한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현재는 면적 1322㎡(400평)의 비닐하우스에 백향과 200주를 재배하고 있다.

“겨울에도 하우스 난방을 해서 12월 말부터 3월까지 수확을 합니다. 여름에는 7~8월에 수확을 하고요.”

여름은 물론 겨울에도 백향과를 100% 직거래로만 판매하는 비결은 바로 블로그 운영이다. 백향과 농사를 하면서 경험한 점과 느낀 점을 영농 일지 형태의 게시물로 작성해 블로그에 주 3~4회 올린다. 그런 노력 덕분에, 별바라기 농장 블로그는 게시물마다 댓글이 100~200개에 달할 만큼 인기다. 특히 여성들이 백향과를 많이 선호하지만, 남성들도 즐겨 먹는다고 한다. 백향과는 생과 뿐 아니라 청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비타민 C와 구연산이 풍부해 피로 해소와 피부 미용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향과 1개당 1000원에 직거래

“우리 농장에서 수확한 백향과는 개당 1000원에 판매합니다. 정해진 포장 규격은 없고, 손님이 주문하는 개수 대로 판매해요.”

사과나 배와 달리, 국내 신소득 작물인 백향과는 뚜렷이 정해진 선과 기준이나 포장 단위가 없다. 또 대부분 직거래되기 때문에, 규격화된 kg 단위 상자로 판매되는 경우는 드물다. 이구용 씨 역시, 주문량만큼 당일 수확해서 포장 판매한다.

“수확한 열매를 전부 판매하는 건 아니에요. 무게가 80g 미만인 열매는 판매하지 않습니다.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죠.”

농장에서 수확한 백향과의 무게는 과당 80~120g이며, 당도는 17~20Brix다. 열매가 너무 작거나 크면 당산비의 조화가 깨져서 달콤새콤한 맛이 덜해지기 때문에, 무게를 기준으로 자체 선과해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아열대 과일이지만 폭염에는 약해

이구용 씨의 백향과 비닐하우스는 3중 다겹 비닐하우스다. 아열대과일이기 때문에 겨울에도 최저 10℃ 이상의 기온이 유지돼야 한다. 적정 생육 온도는 20~28℃다. 추위에 약하지만 여름철 폭염에도 주의해야 한다. 기온이 30℃를 넘어서면 미숙과가 낙과되는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충남에서는)겨울에 3중 다겹 비닐하우스에도 별도로 등유 보일러를 가동해야 될 정도에요. 1겹 비닐로는 어림도 없죠.”

폭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비닐을 1~2겹으로만 설치할 수 없는 이유다. 여름에는 하우스 문을 개폐하고 환기하는 것이 최선이다.

“백향과가 꽈리고추보다는 일손이 덜 가지만, 그렇다고 해서 키우기 쉬운 건 아니에요. 아열대과일 농사를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과수 특성을 철저히 공부해야 돼요.”

별바라기 농장에서는 백향과의 수정을 위해 인공 수분을 한다. 꿀벌 수정도 해봤지만, 수정률이 낮아 수작업을 택했다. 꿀벌에 의한 수정률이 낮은 이유는, 백향과 순에서 달콤한 향기가 발생해 벌이 꽃 대신 순으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이 일일이 면봉으로 꽃가루를 묻혀줘야 높은 수정효과를 볼 수 있다.

“1년에 2기작을 하는 우리 농장에서는 일 년 동안 백향과 나무 1주당 열매 250개를 수확합니다. 앞으로 백향과를 더 많이 심을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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