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 특성에 맞는 품종 선택이 중요” ‘진동’ 애호박 품종
“농장 특성에 맞는 품종 선택이 중요” ‘진동’ 애호박 품종
  • 이원복 기자
  • 승인 2017.03.06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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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시 정종학 씨

“농사는 ‘기본적인 것’만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변의 환경과 나의 경험 등을 고려해 품종을 선택하고 선배 멘토들의 노하우를 배워나가는 것이 중요하죠.”

경남 진주시 정종학 씨

경남 진주시 애호박 농장의 정종학 대표는 애호박 재배를 시작한 지 올해 2년째다. 적은 농사 경험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첫 성적은 3000㎡ 하우스에서 1만1000개 애호박을 수확했다. 주변 농가들보다 수확량이 많을뿐더러 그가 애호박 재배 2년 차임을 생각하면 좋은 성적이다.

그 비결에 대해 시설 하우스에서도 잘 자라며 생산량이 많은 품종 선택과 멘토의 조언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한다.

 

하우스 특성과 환경에 맞춘 애호박 ‘진동’ 품종

2년 전 애호박 재배를 시작해 이제는 본격적으로 농업을 시작한 정종학 대표는 올해 3000㎡의 하우스에 애호박 3500주를 재배하고 있다. 20개들이 1상자 단위로 포장돼 서울가락시장으로 올라간다. 작황이 좋으면 보통 연간 5000~6000박스 정도 수확한다.

“특별히 애호박 재배를 시작한 이유는 주변 지인들의 영향이 큽니다. 주위에 애호박 농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도움을 쉽게 받을 수 있었죠.”

정종학 대표는 다른 농가들보다 하우스 높이가 낮다는 점, 자신이 애호박 재배 초보라는 점을 고려해 아시아종묘(주) ‘진동’ 품종을 선택했다.

‘진동’은 저온기 과실 비대가 빠르고 균일성이 좋으며 수량성이 뛰어나다. 애호박 줄기의 절간이 짧아 각 마디에 열매가 많이 열리게 된다. 타 품종들은 절간이 길어 한 마디에 2개 정도 애호박이 열리지만, ‘진동’은 보통 3개가 열린다. 마디의 성장 속도도 빠르지 않아 필요한 노동력이 적어 애호박 초보자들에게는 큰 장점이다.

 

멘토를 정하고 노하우를 배워

최근 들어 국가나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귀농·귀촌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다양한 정책을 만들고 지원사업을 통해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있지만, 농사는 보이는 것만큼 쉬운 것이 아니다. 정종학 대표는 주변의 선배 농업인들을 멘토로 정하고 도움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자문을 구한다.

“농사는 단순하게 땅을 구입하고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기관에서 농업인 교육을 받았다고 뛰어들면 힘들죠. 농업은 ‘기본적인 것’만 가지고 작물을 키우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귀농인과 초보자 농업인들에게는 교육뿐만 아니라 언제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멘토가 중요하다고 했다.

모든 농가의 재배 환경이 100% 똑같을 수는 없다. 서로 붙어 있는 하우스라도 재배자가 토양을 관리해왔던 방법, 온도 습도 등 기본적인 환경은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면에서 책에 나오는 지식은 기본적으로 습득하고, 나아가 수십 년간 시행착오를 거쳐 온 선배들의 노하우를 적용하는 것이 좋은 작물 재배의 지름길이다.

“농사는 그때마다 빠른 조치가 필요한 육아와 비슷합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좋은 해결책은 내 옆의 멘토에게 바로 물어보는 것입니다.”

 

‘진동’ 품종은 저온기 생육이 왕성하고 초세가 강하다.

매일 반복되는 작업임에도 보람을 느껴

애호박은 기본적으로 일손이 많이 필요한 작물이다. 그나마 아시아종묘(주)의 ‘진동’은 타품종에 비해 필요한 노동력이 적게 들어간다.

하우스는 대부분 반자동 시스템으로 환기와 온도는 기계를 이용해 관리한다. 하지만 애호박은 일일이 수작업으로 수정해준다. 애호박꽃은 활짝 피어난 다음 금방 아물어 버리기 때문에 매일 이 수정 작업을 놓쳐서는 안 된다.

“애호박 재배는 하루 쉴 틈이 없습니다. 하루 쉬면 그만큼 작물에 타격이 가죠. 이렇게 10개월 동안은 매일 비슷한 작업을 반복하면서 애호박을 재배하죠.”

가장 중요한 작업 중 하나는 애호박에 인큐봉지를 씌우는 일이다. 인큐봉지에서 성장한 애호박은 표면에 상처가 덜 나고, 과육이 단단해지므로 속살이 진하다. 또한 저장성이 높아진다는 특성 덕분에 유통업계와 소비자들이 많이 선호한다. 이 작업도 시기를 놓치면 안 되기 때문에 정종학 대표는 매일 같이 하우스 구석구석 애호박을 살펴보고 있다.

보통 10월 초에 정식한 이후 40일이 지나면 애호박 수확이 시작된다. 이렇게 이듬해 6월 초까지 비슷한 작업의 반복이지만 애호박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 노력한 만큼 보람도 느낀다.

 

농업인 교육은 기본 중의 기본

정종학 대표 스스로는 아직 애호박 초보라고 하지만, 지난해보다 병해충 관리도 잘하고 있다. 또 날씨가 따뜻한 덕분에 품질이나 수확량도 좋다. 모든 것이 주변에 있는 멘토에게 먼저 자문을 구한 덕분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농업기술센터의 교육은 기본적으로 중요한 것임을 강조한다.

“종종 바이러스 피해가 생기면 진주시농업기술센터에 찾아가 검사를 받기도 합니다. 애호박 재배로 너무 바쁘다 보니까 교육을 많이 가지 못한 것도 있지만, 농업인 교육은 기본에요. 그 다음에 내가 멘토로 삼은 사람에게 자문을 구해야합니다. 사람도 아프면 의과대학 교수에게 물어보는 것보다 직접 수술을 하는 의사에게 물어보는 것이 맞잖아요.”

정종학 대표는 앞으로 수익성을 고려해 재배 면적을 조금 늘릴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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