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식물로 실내를 가꾸는 ‘플랜테리어(plant+interior)’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겨울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이 늘면서, 단순한 환기보다 실내 식물을 활용한 공기 정화를 선호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다육 식물은 식물 가꾸기 초보자들도 키우기 쉬워 찾는 이들이 많다. 한겨울에 꽃을 피우며 꽃 모양이 게발처럼 생겼다고 해 이름 붙여진 ‘게발선인장’도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겨울에 꽃을 피우는 게발선인장은 식물애호가들이 선호하는 식물 중의 하나다. 경기도 파주에서 게발선인장을 생산하고 있는 조헌상, 전미자 부부는 연매출 1억5000만원을 올리고 있다.
꽃을 보기 힘든 겨울철. 집안에 화사한 꽃으로 물들이고 싶다면 게발선인장을 추천한다.
게발선인장은 봄부터 가을까지는 평범한 화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늦가을이 되면 줄기의 맨 끝에 봉오리가 생기고 초겨울이 되면 화려하게 꽃이 피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겨울에 가장 많이 찾는 식물 중의 하나다.
경기도 파주에서 연간 6~7만개 게발선인장을 생산하여 연매출 1억5000만원을 올리고 있는 조헌상 대표. 올해로 31년째 화훼 농사를 짓고 있는 조 대표는 5~6년 전 양란을 재배하다가 당시 시장성도 좋고, 소득도 높은 게발선인장으로 작목을 전환했다.
“초창기에는 1년 반 정도 실패를 많이 했습니다. 게발선인장이 여름에 고온다습에 약한 식물인데 그 관리를 잘못했습니다. 당시 국내 병충해 파악도 잘되지 않아 방제도 쉽지 않았는데, 고양선인장연구소가 생기면서 그곳에 직접 전화로 물어보고 교육도 받으면서 게발선인장의 재배기술을 익혔습니다.”
조 대표는 게발선인장을 키우면서 무름병과 응애 등이 가장 많이 피해보는 병충해라고 말해준다.
“무름병은 장마철 고온다습할 때 자주 발생되기 때문에 환기만 잘 시켜주면 됩니다. 응애는 물을 덜 줘서 건조할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물 조절만 잘 해주면 됩니다.”
화훼농가, 여름철 냉방 대책 마련 시급
조 대표는 올해 유난히 더워서 앞으로 난방 걱정보다 냉방 걱정을 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한다.
“올해 유례없는 더위 때문에 게발선인장을 초창기에 재배했을 때보다 생리 상태와 상품의 질이 최악입니다. 지자체별로 고온기에 호접란은 냉방시설을 지원해주지만, 일반 화훼농가들에게는 지원해주는 게 없습니다.”
조 대표는 농가들이 원래 겨울 난방이 최우선이었는데 앞으로는 여름철 냉방도 함께 걱정해야 될 것 같다며 토로했다.
최근 게발선인장 농가 늘어 가격 하향 조정돼 “5~6년 전까지 게발선인장 가격이 꾸준하다가 최근 가격이 많이 낮아진 상태입니다. 15cm 화분이 평균 3000원대로 경매가가 형성 됐었는데 올해 2000원까지 내려 갈 정도로 가격을 많이 조정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몇 년 전부터 게발선인장이 수익이 높다는 소문이 나면서 화훼 농가들이 게발선인장을 많이 재배해 공급 역시 늘어난 것 같습니다.”
조 대표는 꽃값은 떨어지는데 자재 값과 경매장 수수료가 올라서 갈수록 화훼농가들이 더욱 힘들어 질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조 대표는 청탁금지법이 시행되더라도 분화 쪽은 큰 타격이 없을 줄 알았는데 소비가 많이 줄어 타격이 크다고 우려했다.
게발선인장, 햇빛과 통풍관리 중요
조 대표는 일반 소비자들이 가정에서 게발선인장을 키울 때 몇몇 주의사항도 당부했다.
“게발선인장은 일반 선인장과 키우는 방법이 약간 다를 수 있습니다. 가장 적당한 주간온도는 20~25°C, 야간온도는 15~20°C가 적당합니다. 반양지에서 키우는 것이 가장 적당하고 게발선인장의 경우 강한 직사광선은 피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강한 햇빛으로 인해서 잎이 무르거나 색이 변하기 때문에 강하지 않은 햇빛과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키우는 게 좋습니다.”
게발선인장을 키우면서 꽃망울이 맺힐 시기에 꽃이 피지 않는다는 문의가 많다고 말하는 조 대표는 그 원인이 영양부족이 아니라 실내 불빛 때문일 수도 있다고 조언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