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과일 소비로 온실가스 줄인다
[기고]과일 소비로 온실가스 줄인다
  • 농업정보신문
  • 승인 2015.08.0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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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정부는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배출전망치(BAU) 대비 37%로 감축한다고 밝혔다. 이는 2014년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를 기준으로 2012년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22%를 줄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함에 틀림없다.

농업부문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벼 재배 논 물관리와 화학비료 사용량 저감을 위한 여러 가지 기술들을 개발했으며 이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농업부문 온실가스 감축은 식량안보 문제와 연관 있기 때문에 어느 수준 이상을 줄이는 건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환경을 고려한 저탄소 농업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온실가스 배출저감은 더욱더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새로운 방향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대안이 바로 작물의 광합성작용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온실가스 흡수원 개발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산림지와 초지를 온실가스 흡수원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산림지에서 국가 흡수량의 99.8%를 흡수하고 있다. 나무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빛 에너지를 통해 영양분으로 바꾸고 이것을 나무의 줄기나 뿌리, 열매에 저장하는 과정을 통해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가 탄소로 저장된다. 우리는 이것을 온실가스 흡수라고 한다. 나무뿐만 아니라 나무가 심겨진 자리는 산불이나 벌채와 같은 인위적 교란이 아니고선 자연 그대로의 상태이기 때문에 나무 주변 토양에도 온실가스가 저장된다.

농업부문에서도 나무의 역할을 대신하는 존재가 있다. 바로 과수원의 과일나무들이다. 우리가 먹는 사과, 배, 감 등의 과일은 최소 5년에서 많게는 40~50년 자란 나무에서 수확한 열매들이다. 2010년을 기준으로 과수 재배면적은 산림면적의 2.6%에 해당되지만 과수도 한 곳에서 수십 년간 재배되기 때문에 나무와 토양에 흡수되는 온실가스 흡수량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에서는 과수의 온실가스 흡수원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레몬, 오렌지 등의 작물에 대한 탄소 저장량을 측정했고 우리나라도 2008년부터 사과, 감귤, 배 등의 과수에 대한 온실가스 흡수능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산림에 비해 적은 수종을 국지적으로 평가하였지만 과수도 온실가스를 흡수한다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과수가 국가 온실가스 흡수원으로 인정받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들이 있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흡수원 개발에 대한 국가 지원과 국민의 관심이라 생각한다. 국가는 좀 더 체계적이고 정확하게 온실가스 흡수량이 평가될 수 있도록 연구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해야 하며 국민들 역시 우리나라 과일을 애용해 과수 재배 면적이 유지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자성어에 ‘일거양득(一擧兩得)’ 이라는 것이 있다. ‘한 가지 일을 하여 두 가지 이득을 본다.’는 뜻인데 우리의 과일 소비는 일거양득이 아닌 ‘일거삼득(一擧三得)’이 맞을 듯하다. 내 입맛과 건강을 살리는 이득, 농가경제를 살리는 이득, 병들어 가는 지구를 살리는 이득.

오늘은 가족 모두 모여 후식으로 과일을 먹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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