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 산업은 구조조정 중
화훼 산업은 구조조정 중
  • 정준영 기자
  • 승인 2016.04.1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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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훼 시장이 줄어들고 있다.’ 뉴스에 종종 나오는 이야기다. 나도 얼마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지난 주 화훼 농가를 취재하면서 “용인 남사는 오히려 농가가 늘었는데?”라는 말을 듣고 ‘내가 아는 것과 실제가 다른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자료를 찾아보고 관계자에게 현 상황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통계자료를 찾아보니, 2013년에 화훼농사를 처음 시작해 경력 5년 미만인 경영주가 경기도만 하더라도 166명이다. 화훼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경남은 214명이 늘었다. 절화와 난은 농가의 수와 재배면적이 줄어들었으나 분화의 수는 늘어났다. 농가의 수는 2005년에 1만 2859 농가에서 2013년에는 9147 농가로 줄었지만 농가당 평균 재배면적은 2005년에 5900㎡에서 2013년에는 7100㎡로 늘어났다.

aT경매장 오수태 경매사는 “(절화) 농가 수는 감소했지만 생산량은 그대로”라며 “농가당 재배 면적도 늘어났고 시설이 좋아지면서 5년간 생산할 물량을 3년 만에 생산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화성에서 분화를 재배하는 구자윤 씨에 따르면 “최고급품을 생산하는 농가는 전국에서 상인들이 몰려오는 반면 품질이 약간이라도 떨어지면 소문이 나서 상인들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
예전엔 화훼를 생산해 인근 지역 상인과 거래했다면 지금은 전국 범위로 거래하면서 고품질 화훼를 생산하는 농가는 더욱 수익을 올리며 그렇지 않다면 빠르게 도태된다는 이야기다.

전체 화훼시장은 축소되고 있는 경향이 있다고 하나 실제 내부를 들여다보면 고품질, 고가의 꽃을 사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으며 선물용 꽃 위주에서 자신을 위해 사는 꽃 위주로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매에서도 고품질인 경우 전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낙찰되는 경우가 생기고 있어 이런 흐름을 확인시켜준다.

그러나 국내 생산 화훼는 갈 길이 멀다. 권오엽 화훼공판장 장장은 “국화나 카네이션의 절화의 경우에는 싼 가격으로 들어오지만 그 이외의 품목은 수입이 오히려 국내산보다 더 비싸다”며 수입 절화가 관상기간이 더 길고 국내산 보다 품질이 더 높다”고 이야기해 신토불이란 개념이 없는 화훼에서 국내산 화훼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품질 강화가 더욱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김병철 경매사는 “농가는 본인들이 살아갈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다른 농가와 동일한 제품을 만들면 홍수 출하 시 살아남기 힘들다”고 이야기했다.

정리하면 전체 화훼 농가가 줄어들고 있지만 농가당 평균 재배 면적은 늘어나며 거래 범위가 전국단위로 바뀌면서 고품질을 생산하는 농가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상태가 됐다는 이야기다. 권오엽 장장은 이런 상황을 “구조조정”이라 말했다. 화훼 시장의 흐름이 한국 화훼 산업과 농가를 전과 다른 모습으로 바꾸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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