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산지가격 생산비 밑돌아···경영악화
계란산지가격 생산비 밑돌아···경영악화
  • 최은수 기자
  • 승인 2016.04.12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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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마진 정상화·경영안전 위한 제도 도입해야

최근 계란 산지가격이 생산비를 밑도는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산란계농가 경영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가격은 특란 10개(규격 60g이상~68g미만)기준. 출처=농협중앙회

농협중앙회 축산리서치센터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2월 계란 산지가격은 939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0.8% 급락했다. 이는 2014년도 생산비(1064원)보다 125원이나 낮고 경영비(1006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계란 산지가격이 1000원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2012년 8월(966원)이래 처음이며, 최근 2∼3년은 1300원 대에서 추이해 왔다.

산지가격 급락요인으로는 조류인플루엔자(AI) 종식 등으로 산란계 사육마릿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산란계 사육수수는 7188만 마리, 6개월 령 이상의 산란용 닭 마릿수는 5337만 마리로 각각 전년보다 6% 가량 증가했다. 여기에 인건비 절감 등을 위한 계사의 대규모화 등을 통해 공급과잉을 초래하기 쉬운 5만수 이상 대규모 농가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5만수 이상 규모 사육마릿수 비중은 2012년 69.4%에서 2015 년 12월에는 78.9%를 차지했으며 5만수 이상 규모 농가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0%가량 늘어났다.

산지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가격회복이 더딘 것은 산지와 소비자 간 가격연동성이 낮은 유통구조 때문이다. 최근 6개월간 산지가격은 26.7%(342원) 하락한데 반해 소비자가격은 7.3%(143원) 하락하는 데 그 쳤다. 원인은 대형 유통업체가 소매이윤에서의 유통 마진을 최대로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계란의 도·소매 유통마진은 2013년 27.5%였으나 올해 2월에는 48.5%까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소매 마진비율은 2013년 20.7%에서 2014년 24.3%, 2015년 29.4%를 거쳐 산지가격이 급락한 2016년 2월에는 41.1%까지 급상승했다. 계란 산지가격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서는 이 부분이 적정선으로 유지돼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산지가격 하락의 1차 요인인 생산자의 공급과잉을 막기 위한 자율적인 수급조절노력을 강화하고, 자율 조절을 뒷받침하는 규제조치 또한 필요하다. 또 생산자 단체인 농협의 계란 시장점유율은 약 10% 수준인데, 계란시장의 경쟁촉진을 위해 는 이 부분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필요생산비 이하의 가격 하락을 대비한 산란계농가 경영안정제도 마련 등도 고려해야 한다. 일본은 52억 엔(약 5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기준이하로 시장 가격이 하락할 경우, 차액의 90%를 보전하는 ‘계란가 격차보전사업’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계란 산지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성계를 도태하고 2달 이상 휴업하는 계사에는 마리당 210엔(약 2200원)의 장려금도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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