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기 안 차고 벌레 막는 개량 부직포
습기 안 차고 벌레 막는 개량 부직포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6.04.11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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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자재 업계의 고어텍스, 삼랑 A.TI '웰그로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헌정기념관 앞마당에 '생생텃밭'이 있다. 도농이 상생하듯 여야 상생을 기원하며 만든 이 텃밭. 여기에 지난해 12월, 국내 한 벤처기업의 농자재가 '입성'했다. 삼랑 A.T.I가 특허낸 일라이트 부직포 '웰그로우'다. 농업용 개량 부직포 특허 회사 삼랑 A.T.I의 '웰그로우'제품은 작물 수확량 증가와 병해충 방제 효과가 있다.

지난해 12월, 배추 밭이었던 국회 헌정기념관 앞 텃밭에 유채 씨앗이 심겼다.

(사)도시농업포럼 신동헌 대표는 평소 삼랑 A.T.I의 ‘웰 그로우’에 대한 신뢰가 깊었다. 그래서 국회 텃밭에 유채를 심자는 의견을 내고도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사실 서울에서 유채를 심으려면 늦어도 11월 초에는 정식을 끝내야 되거든요. 12월에 심겠다고 하니까 다들 ‘안된다’고 말리더군요.”

유채 심기 행사를 하던 날, 신 대표는 미리 최민석 삼랑 A.T.I 대표가 가져온 ‘웰그로우’를 유채밭 330㎡(100평)에 전부 씌웠다. 터널식이 아니라 직접 피복한 것이다. 결과는 대만족. 지난 1월 서울 날씨는 체감 온도 영하 20℃에 육박할 만큼 추웠을 뿐 아니라, 텃밭 인근 한강의 겨울바람이 무척 차가웠음에도 불구하고 밭 가득 싹을 틔웠다. 이제 오는 5~6월 경 이곳에서 노란 유채꽃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웰그로우’, 일라이트 광물 추출한 특수 부직포

우리말로 ‘운모’라 불리는 일라이트(illite)는 농촌진흥청에 등록된 유기농자재다. 일라이트 광물은 온도를 유지하는 기능이 뛰어난데, 삼랑 A.T.I 최민석 대표는 이 점에 착안해 ‘일라이트 부직포’를 개발, 지난 2006년 특허 출원했다.

“2014년에 텃밭에다 시금치를 심어놓고 일라이트 부직포를 설치했더니 정말 잘 자라지 뭡니까. 청경채 비닐하우스에도 부직포를 덮었는데, 역시 효과는 좋았습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근무하다 3년 전 퇴직한 이재욱 박사는 ‘웰그로우’의 오랜 팬이다. 은퇴 후 경기 수원과 여주의 텃밭에 채소를 재배하는 이 박사는 누구보다도 ‘웰그로우’의 장점을 잘 알고 있다.

“토양 속 온도는 1℃ 높여주고, 수분은 해지기 전에 발산해야 밤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서리가 와도 얼지 않습니다.”

공무원 시절 텃밭채소 분야를 연구했던 이재욱 박사는 ‘웰그로우’가 채소의 수분 증발을 방지하면서 해충 유입도 막아주기 때문에 월동 채소에는 이만한 제품이 없다고 자신한다. 월동 채소의 병해충 피해는 대개 해충의 알이 부화하면서 생기는데, ‘웰그로우’는 벌레가 갉아 먹을 수 없는 특수 재질이어서 해충 유입방지 효과가 뛰어나다. ‘웰그로우’는 배추좀나방처럼 작은 병해충의 유입도 방지한다.

“안 찢어지고 공기는 잘 통해요”

경북 영양군은 고추 주산지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영양고추시험장 연구에 따르면 고추 조기 정식시 일라이트 부직포를 피복하면 서리 피해 경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라이트 부직포를 설치할 경우 작물 소득은 노지 재배 소득보다 19%, 일반 터널식 재배 소득보다 8% 이상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에 영양고추시험장은 ‘일거육득 고추, 막덮기 터널재배’라는 제목으로 안내 책자를 발간해 배포하고 있다. 일거육득, 즉 ‘웰그로우’에 6가지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최민석 삼랑 A.T.I 대표는 “우리 제품은 잘 찢어지지 않기 때문에 한번 구입하면 2~3번 쓸 수 있어요. 접어서 놔둬도 곰팡이가 슬지 않고요. 가장 많이 설치한 농가는 고추, 배추, 열무 농가 등이에요”라고 말했다.

토양 내부만 깨끗하게 소독돼 있다면, 일라이트 부직포 설치 후 외부에서 해충이 유입될 가능성은 없다고 최민석 대표는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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