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시작, 묘농사 제대로 짓는다
농업의 시작, 묘농사 제대로 짓는다
  • 조은아 기자
  • 승인 2016.04.11 11: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천 알파 육묘장 최영배 대표
▲이천 알파 육묘장 최영배 대표

그리스어 자모의 첫째 글자인 알파(alpha, α). 알파는 첫째가는 것, 처음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농업은 시작이 반이고 모농사는 반농사라고 한다.
최영배 대표는 농업의 시작을 뜻하는 의미로 2000년부터 이천에서 운영하던 조선 육묘장의 이름을 알파 육묘장으로 바꾸었다.
맞춤형 육묘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꾀하는 최 대표의 육묘 이야기를 들어봤다.

육묘 지식, 경험 기반으로 육묘 사업 시작
유리온실 3305㎡에 시설하우스 991㎡ 규모의 알파 육묘장은 청겨자, 적겨자, 케일, 적근대, 로메인 상추 등 양채류 육묘장으로 손꼽히는 곳이 경기도 이천의 지역 농민들이 주로 찾는 알파 육묘장은 양채류로 전국 순위 안에 드는 농민들이 찾아오는 육묘장이다.
육묘 사업 시작 전, 서울종묘에서 근무하던 최영배 대표는 육묘 사업이 기존의 업과 크게 떨어진 분야가 아니라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현장을 다니며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수없이 들었을 것 같아, 농가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육묘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더니 돌아오는 최 대표의 대답은 겸손하기만 하다.
“신젠타에서도 육묘 개발 업무를 맡아 하느라 해외 출장도 다녀오곤 했습니다. 사명감이라고 하면 조금 표현이 과할 것 같고요. 육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엄청나게 많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습니다.”
사전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최 대표였지만, 육묘 사업을 경영하는 것은 생각만큼 녹록치 않았다.
“자연 환경 변화에 견딜만한 시설을 갖추고 접근해야 하는데, 최저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려다보니 자연 환경이 조금만 비틀어져도 다 망가졌습니다.”
눈에 무너지고, 태풍에 날아가고, 물에 잠기고, 불에 타는 등 겪을 수 있는 것들은 다 겪었다며 웃음짓는 최 대표.
시련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고객 맞춤형 육묘로 경쟁력 키워”
최 대표는 알파 육묘장을 찾는 고정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해 맞춤형 모종을 제공하고 있다. 육묘장이 처음 문을 열 때부터 인연을 맺은 고객도 꽤 있을 정도로 농민들과 신뢰를 바탕으로 거래하고 있다.
“지역마다, 사람마다 원하는 정도가 다릅니다. 육묘장은 농민이 원하는 맞춤 모종을 제공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농민들은 토양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뿌리가 강한 종자와 건강한 열매를 많이 맺을 수 있는 종자의 접목을 선호한다. 최 대표는 접목 스트레스를 겪는 모종의 대목과 삽목이 특장점을 유지하며 편안해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농민이 원하는 묘를 제공해야 한다고 전한다.
최 대표는 직접 물을 주고 살펴보며 키우는 모종을 살피는데 애정을 아끼지 않는다.
“식물과 대화를 한다는 말의 뜻은 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생육 상태를 체크하고, 뿌리를 살펴보는 것뿐만 아니라, 해충이 붙었구나, 체력이 약하구나 이런 것들을 실시간으로 읽어야 즉각적인 사후 처방이 가능합니다.”
최 대표는 농가의 생계가 달린 농사의 시작이기에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묘를 살핀다.

뿌리가 건강한 모종으로 최고 품질 묘 생산
“식물체의 근권부(뿌리부분)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부분입니다.”
건실한 뿌리는 부족한 상부를 건강하게 키워내는 바탕이 된다. 건강한 뿌리를 만들기 위해 온도, 습도, 양액, 햇빛 등 자연을 최대한 활용해 모종이 좋아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최 대표의 육묘 노하우다. 차광막, 보온필름 등이 설치된 유리온실 상단의 무적장수 필름이 눈에 띈다.
“12월부터 3월까지 겨울철 온도 유지를 위해 설치한 것인데요. 밤에 비닐 한 겹 있는 것과 없는 것의 난방비 차이는 배 이상 입니다.”
손수 만든 배판 등 육묘장 환경 조성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최 대표. 2009년에는 주변의 다른 육묘장과 함께 전국 최초로 지열 난방을 도입해 전국 육묘장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다. 최 대표는 또, 재배 기술이 일정 수준으로 올라 평준화된 시대에 경쟁력을 갖춘 시설은 육묘를 포함한 모든 농업에서 중요한 부분이라 강조한다.

“육묘장 등록제는 소비자 피해 막는 길”
5월경 시장에 나가면 바닥에 갖가지 모종이 넘쳐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최 대표는 육묘 산업의 발전을 위해 자격이 있는 사람이 모종을 취급하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너나 할 것 없이 모종을 판매하는 것에 대한 책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해는 소비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풋고추를 심었는데 꽈리가 나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격이 있는 사람이 모종을 취급하는 게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