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에서 경영자로, 장미묘목 전문 진흥농원 운영
주부에서 경영자로, 장미묘목 전문 진흥농원 운영
  • 정준영 기자
  • 승인 2016.03.29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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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장미 묘목 키워온 하경희 대표
▲진흥농원 하경희 대표

농장이나 농업 경영체를 운영하는 많은 여성 대표들이 있다. 상당수는 농장과 농업체 경영주체를 분리하기 위해서 대표로 이름을 올린 경우가 많지만 온전히 자신이 운영하는 여성 대표도 있다. 경북 경산의 하경희 대표는 2000년경 진흥농원을 시작했다.

주부에서 경영자로 변신,
주변도 적극 지지

하 대표는 2000년경, 장미 묘목 농장을 설립했다. 주부였던 하 대표는 자신도 뭔가 일하면서 돈을 벌고 싶었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된 것이 묘목이었다. 당시 그녀의 남편이 농기구수리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농가와 접촉이 많아 자연스럽게 농업에 관심이 가졌고 그중에서도 경산 특산품인 묘목을 보고는 이거다 싶었다.
“묘목 장사를 하고 싶다고 하니까 남편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줬어요. 주변에서 반대도 없어서 추진이 빨랐어요.” 처음에는 유실수와 장미로 시작했으나 유실수까지 운영하기에는 힘들어 장미 하나에 집중했다. “해보니까 너무 재미가 있었어요. 겨울이 되면 빨리 봄이 되기를 기다릴 정도였으니까요.”
물론 처음부터 잘 된 것은 아니다. 지금은 솜씨 있다고 소문난 곳이지만 당시에는 기술이 없고 도움 받는 곳도 없어서 접을 붙이면 보통 80%, 심할 때는 20~30%만 정상적인 묘라 태우기도 많이 했다고 한다. “인건비가 다 들어간 것이라 속상하긴 했지만 어차피 내 것이 아니란 생각에 마음을 비웠어요.”
여자가 묘목을 키운다고 얕보는 사람도 힘든 점 중 하나였다고. 이렇게 시작한 진흥농원은 상시 인원은 3명 정도고 일이 많을 때는 20명 정도 일하고 있다.


교육은 좋은 묘목 만들기 위한 필수 항목
“좋은 묘를 만들기 위해서는 접목을 잘해야 합니다. 그래서 접사 교육을 반드시 해요. ‘예쁘게’ 접을 하고 나갈 때 병 없이 대목을 잘 키워야 합니다. 어릴 때 잘 먹고 잘 커야지 커서 도 병이 없잖아요.” 또, 뿌리가 되는 찔레 관리가 중요하다고 한다. 아무리 튼튼하고 병 없는 찔레라 하더라도 대목으로 키우기 위해 대량으로 키우게 되면 병충해가 잘 걸릴 수 있어 주기적으로 약을 쳐야 한다. 묘목업을 잘하기 위해서는 “좋은 품질의 묘목을 공급하는 것이 기본”이라 강조했다. 약간의 이익을 더 얻기 위해서 좋지 않은 묘목을 보내면 ‘농가끼리는 서로 알고 있어’ 어떤 곳이 좋은 묘목을 주는지 어떤 곳의 묘목이 부실한지 다 알기 때문이라고. 반대로 부실한 농가는 하 대표가 먼저 거절하기도 한다. “납품한 묘목을 많이 죽이는 농가와는 거래하지 않아요. 거래가 깨끗하지 않은 사람과의 거래도 거절합니다. 서로 신뢰와 원칙을 지켜야 문제가 안 생기거든요.”


반응 좋은 품종 정보 들을 수 있어
그녀는 새로운 장미가 있다면 아무리 멀리에 있다고 하더라도 직접 확인해 보러 간다. 그래서 거의 모든 회사와 거래를 하고 있다. 오랫동안 장미를 취급해서 그런지 회사에서 직접 의뢰할 때도 있고 농가에서 어떤 품종을 납품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한다.
장미는 로열티가 있어 판매하는 만큼 장미 회사에 로열티를 줘야 하지만 이곳은 장미를 생산하는 곳이 아니라 묘목을 공급하는 곳이라 로열티문제에선 자유롭다. 로열티 계약은 농가에서 직접 해야 한다고. 본인은 접목만 할 뿐이라서 어떤 장미가 좋은지는 잘 모른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어떤 품종이 잘 나가고 어떤 품종의 반응이 좋은지는 듣고 있어서 잘 나가는 품종을 종종 추천해준다.

미래를 대비한 새로운 방법에 도전

최근에는 앞일을 대비해 새로운 기술을 연구 중이다. 장미의 접목 방법을 바꾸는 것이다. 보통 눈접(아접)이 장미 접을 하기 위한 주된 방법인데 최근에는 과수에 주로 쓰이는 절접을 장미에 적용하는 중이다. “절집은 눈접에 비해서 배 이상 비싸 선호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접사들이 노령화되고 기술자가 없으면 이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어요. 이탈리아에는 접을 하는 기계가 있다고 하는데 수입하려고 해도 AS문제로 수입을 안 하고 있어요.” 이 이외에도 뿌리 안 달린 찔레 가지에서 뿌리를 나게 하는 기술도 실험과 연구 중이다. “겨울에도 공부하느라 바빠요. 품질이 좋아도 단가 경쟁력이 있어야 하거든요.” 그녀의 말처럼 미래를 대비한 기술 축적은 중요한 일이다. 이제는 장미를 바탕으로 사과대추 등 새로운 품목에도 도전하는 하경희대표. 매년이 같은 농업이라고 하더라도 이제는 지속적인 사업확장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와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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