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꽃 농사, 결론은 스마트팜”
“20년 꽃 농사, 결론은 스마트팜”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6.03.29 10: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향농원 윤춘섭 대표
▲부향농원 윤춘섭 대표

성남시청 후문 도로변을 걷다 보면 ‘부향농원’이라고 적힌 간판이 눈에 띈다. 입구로 들어가면 비닐하우스15개 동이 자리 잡고 있다. 초화류를 재배하는 이곳은 지난2011년 (주)다이시스의 스마트팜 시설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도입 6년차인 이 농가, 스마트팜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20여 년 전, 부향농원 윤춘섭 대표는 고향 충주를 떠나 무작정 서울로 향했다. 3번 국도를 타고 계속 가다보니 어느새 경기 성남시에 닿았다. 사업을 접고 떠난 길, 그대로 성남에 정착해 맨T손으로 꽃 농사를 시작했다. 올해는 꽃 농사 21년차가 되는 해다.

욕심 내려놓고 시작한 ICT
부향농원이 스마트팜을 설치한 2011년은 정부가 설치비를 지원하기전이다. 지금처럼 ‘ICT 열풍’이 불지않았던 때다. 윤 대표는 어떤 확신이 있어 스마트팜을 설치했을까?
“하우스 천장 자동개폐를 비롯해 여러 현대화 시설은 전부터 갖추고 있었지요. 온도 습도 관수 등을 통합 관리할 셋톱박스와 CCTV 등을 설치한 거예요.” 비용은 200만 원 가량 들었다.
5600㎡ 면적 기준으로 결코 과한 돈은 아니다. 이에 대해 윤 대표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완벽히 첨단화 하려는 생각 대신 형편에 맞게 조금씩 갖춰나가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물론 그전부터 자동화 시설을 웬만큼 갖춰놓은 덕분이긴 하다. 바꾸어말하면 스마트팜이라는 기회는 준비된 자만이 더욱 쉽게 누릴 수 있다는뜻이다.

보온, 관수, 환기
그리고 방범까지 한번에

스마트팜을 TV에 빗대자면 ‘리모콘 농업’이라 할 수 있다. 리모콘이 발명되기 전에는 TV를 수동으로 끄고 켜야 했지만, 오늘날은 누구나 소파에 앉아서 채널을 마음대로 조정한다. 스마트팜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서나 농장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다.
“장관님이 계신 행사에 초청돼 스마트팜 사례 발표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때 자신있게 말했습니다. 스마트팜 이것, 정말 꼭 해야 되는 거라고요.”

“더 좋아진 꽃, 도매업자와
실수요자·고객이 먼저 알아봐”

실제로 스마트팜 사용 후 꽃의 품질이 더 좋아졌는지 묻자, 윤 대표는 ‘당연하다’고 대답했다.
“꽃 색깔이라든지 신선도가 전보다 더 좋아졌다는 건 도매업자들 반응을 보면 알거든요. 확실히 전보다 더 좋아졌습니다.”
성남에 소재한 신구대학교 등에 초화류를 납품하는 윤 대표는 꽃의 품질이 더 좋아졌다고 확신한다.
현재 부향농원에서 재배하는 초화류는 팬지, 비올라, 프리뮬러, 베고니아, 메리골드, 국화, 꽃양배추, 보리 등이다. 특히 10년째 매년 겨울 출하하는 보리는 부향농원이 전국에서도 원조 격이라고 윤 대표는 전한다. 겨울에 마땅히 심을 꽃이 없어 꽃양배추 일색이던 도시 경관을 바꿀 순 없을까 고민하던 끝에 생각한 게, 추위에도 강한 보리였다고.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A/S 불편 한번도 없었다
보통 스마트팜 설치 농가가 호소하는 불편 중 가장 큰 요소가 ‘A/S의 불편함’이다. 당장 부품 하나만 고장나도 큰 차질이 생기는데, 정작 업체의 대응이 늦거나 대체 부품이 없어 고생하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이다.
5년 넘게 스마트팜을 사용하는 동안 A/S 불편은 없었을까. “불편함은 전혀 없었어요. 6년차
인 지금까지 A/S는 확실히 되고 있고요. 문제가 있을 때 업체에 연락하면 전문 기술사들이 3명씩 한달음에 달려오기도 합니다. 저희 농장이 (주)다이시스 설치 농가 중에서도 손꼽히는 ‘원조 농가’라서 그러려나요.”
너털웃음을 짓는 윤 대표는 (주)다이시스의 사후 관리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다고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스마트팜은 정부가 억지로 한다고 되는 것 아냐”

농식품부는 올해도 스마트팜 보급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화훼, 과수, 축사 등 불문하고 스마트팜을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지원 한푼 없이 자진해서 스마트팜을 도입한 윤춘섭 대표의 생각은 어떨까.

“처음부터 몇 천만, 몇 억원 씩 들여서 억지로 추진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스스로 도입하고 싶은 농가들 위주로 지원을 집중해야지요. 스마트팜이야말로 상명하달 식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위로 의견이 모여야 하는 사업입니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