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만으론 수익 내기 어려워요”
“농사만으론 수익 내기 어려워요”
  • 정준영 기자
  • 승인 2016.01.18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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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시 말랭이로 1억 5000 수익을 올리는 청도원감
청도원감 운영하는 정진석·이영란 부부

청도는 반시로 유명한 고장이다. 청도 반시는 씨가 없고 모양이 쟁반처럼 납작하여 반시라고 부른다. 청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씨가 없는 감이 생산되는 고장이다. 기후와 토양, 품종의 특성이 만나서 생기는 현상으로 반시가 열리는 나무를 다른 고장에 심으면 씨가 생긴다. 당도가 높고 수분이 많아 맛있는 홍시로 인기다.
청도원감은 반시를 사용해 지게곶감이란 브랜드의 반시말랭이를 만드는 곳이다. 반시를 홍시화하면서 말리기에 상당히 부드럽다. 감을 통째로 말린 곶감은 겉은 쫄깃하고 속은 홍시처럼 부드럽게 되어 있다. 청도원감을 운영하는 정진석·이영란 부부는 대구에서 죽 전문점을 운영하다 고향으로 귀농 후 감과 복숭아 농사를 짓다 감 가공에 뛰어들어 지금은 1억 50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귀농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정진석 : 대구에서 죽 전문점을 시작했을 때는 괜찮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이 심해지면서 일이 힘들어졌다. 아침 일찍부터 12시까지 가게를 운영해야 하다 보니 아이와 같이 있을 시간이 없었다. 그때 부인이 시골에 가서 농사짓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영란 : 밤늦게까지 일하고 주말도 없어서 아이와 있을 시간이 전혀 없었다. 시골에 가면 여유가 생겨 같이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농사도 바쁘기는 마찬가지지만 시간이 많은 시기에는 함께 할 수 있고 과수원에도 놀러가고 하게 됐다.
 

아이들의 교육 여건은 어떤가?
정 : 어중간하게 공부하는 건 별로다. 하고 싶은 것을 해주고 싶다. 커서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하면 그때 가서 밀어줄 생각이다. 지금은 리틀 야구단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 : 처음 올 때는 첫째가 유치원 때라 초등학교 부설 유치원에 보냈다. 농사를 짓는데다가 거리가 멀어서 데려다주고 하지 못하지만 스쿨버스가 운영되고 있어서 좋다. 어릴 때는 괜찮았는데 클수록 교육의 선택권이 없어 아쉬움이 있다.
국영수 학원은 있어도 취미 학원은 없다. 동네에 또래가 없다는 것이 아쉽다.
 

다양한 반시말랭이 제품

반시말랭이를 하게 된 계기는?
정 : 처음에 와서는 농사를 지었지만 농사만으로는 생활이 안 되었다. 농한기 때는 일용직으로 돈을 벌었다. 생과는 출하할 때 홍수 출하가 돼 비싸게 파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 농민사관학교에서 교육을 받던 사람 중 뜻이 맞는 사람도 있었고 감 가공품을 크게 하는 아버지 친구분의 권유도 있어 시작하게 됐다.
이 : 8~9년 정도 전에 먼저 만드셨던 분이 계셨다. 홍시를 말려 먹는 방법은 오래전부터 청도에서 조금씩 만들어 먹는 것이었다. 그 방법을 대량 가공에 맞게 바꿔 상품화한 것이다. 그래서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과는 맛이 좀 다르다.
 

홍보와 판매는 어떻게?
정 : 처음에는 홍보와 판매가 가장 문제였다. 지인 판매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혼자서는 힘들어 부인과 매제가 영업을 시작했다. 행사도 나가고 식품박람회, 판매상에게 팔기도 한다. 소비자와 직거래는 생각보다 힘들었다. 그래서 지금은 대부분 업체에 납품한다. 물건은 자신이 있다. 박람회에 가면 반응이 좋다.
이 : 오히려 젊은 소비자들이 직거래를 못 믿는다.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서 사는 것을 더 편해 한다. 오히려 직거래는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사 가신다.
 

포장이나 디자인은 어떤 경로로 바꾸게 되었나?
정 : 초창기에는 박스 회사에 맡겼다. 하지만 박람회에 나가보니 다른 업체와 비교가 되면서 뒤처지는 느낌이라 세 번째 박스부터는 전문 디자이너에게 의뢰해 디자인했다. 매출에는 영향이 크진 않은데 반응은 확실히 좋아졌다.
 

6차산업에 대한 전망은?
정: 농사만 지어서는 안 되고 2·3차까지 해야지 수익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희도 가공만 하는 2차까지만 하는데도 감만 하는 것보다 수익이 상승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 : 앞으로는 농사를 줄이고 가공에 더 투자하려고 한다. 앞으로 감식초나 체험 등을 해볼 계획이다. 
 

반시말랭이(반건시)는 겉은 곶감, 속은 홍시다.            청도에서 먹던 방법을 대량 생산 적합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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