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 꽃 취미로 꽃 가격이 들썩들썩
젊은이들 꽃 취미로 꽃 가격이 들썩들썩
  • 정준영 기자
  • 승인 2015.11.16 10: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준영 기자

최근 꽃 중에서 몇 가지 품종의 가격이 크게 오르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가장 큰 혜택을 본 주인공은 안개꽃이며 장미와 백합도 따라 오르고 있다.
몇 년 전 한 단에 몇천 원이면 살 수 있었던 안개꽃이 지금은 만원이 넘어가고 이만 원이 넘을
때도 있다. 이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드라이플라워나 프리저브드 플라워가 유행해서다.
가끔 서울 시내에서는 염색된 안개꽃을 들고가는 젊은이를 종종 만날 수 있다. 여러 꽃 중 안개꽃이 크게 오른 이유는 다른 꽃에 비해 다양한 꽃 가공품을 만들기 쉬워서다. 그동안 젊은이들은 꽃을 사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번 유행은 젊은이도 꽃을 산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젊은이들이 꽃을 사지 않았던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었다.
30년 전에 교수들은 선진국들이 절화에서 분화로, 분화에서 정원으로 화훼 문화가 진화됐으니 한국도 경제가 발전하면서 그렇게 될 것이라 이야기했다. 하지만 꽃 시장은 절화에서 분화로 발전은 했으나 아직도 그 언저리에서 맴돌기만 할 뿐이다. 중년층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게 꽃을 사지만 젊은이들은 중년층보다 꽃다발이나 화분을 덜 사고 선물도 잘하지 않으니 화훼 시장 발전이 맴도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젊은이들은 꽃을 기르고 싶어도 기르지 못하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
예를 들어 본인의 경우 양재동에 갈 때마다 화분과 꽃을 사 들고 왔었지만 작은 방에는 둘 곳도 없고 빛도 잘 들어오지 않고 돌볼 시간도 없어 결국 본가로 가지고 갈 수밖에 없었다. 본가에 가면 본인이 산 화분과 어머니가 키운 화초가 한 가득 저마다의 멋을 뽐내고 있다. 본인이 꽃을 직접 키운 시간은 본가에서 살고 있었을 동안이었다.
결국, 꽃을 키운다는 것은 화분을 둘 공간이 있는 부동산을 가지고 여유 시간도 있어야 하는 약간 비싼 취미란 이야기였다.
살 공간마저 마땅치 않고 취미를 가질 시간조차 많지 않은 젊은이들에게는 꽃은 닿기 힘든 머나먼 취미였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프리저브드 플라워나 드라이플라워는 한번 만들거나 사기만 하면 몇 달이고 볼 수 있는 장식품이다. 젊은이들은 꽃을 싫어한 것이 아니라 본인들의 생활상에 맞는 꽃이 없어서 사지 않았을 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꽃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꽃을 가공해 장식품으로 쓰니 “조화와 무슨 차이가 있어?”라고 말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가공 꽃은 조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각이나 아름다움이 그대로 담
겨 있다. 사과를 생으로 먹는 사람도 있고 파이로 만들어 먹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꽃을 즐길 수 있는 수많은 방법이 있었다. 하지만 단지 꽃을 보는 방법은 살아 있는 꽃만 보는 것으로 생각했던 점이 꽃 시장의 발을 묶고 있었을 뿐이었다.
이제 한 가지 방법을 알았으니 거기서 파생된 수많은 방법을 찾으면 남녀노소 모두 꽃을 즐길 수 있는 때가 오리라.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