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하면 가을 수박
수박하면 가을 수박
  • 조은아 기자
  • 승인 2015.11.1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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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아 기자

여름의 대표 과일을 물으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주저 없이 수박을 떠올린다.
더위를 피해 떠난 휴가지에서 흐르는 계곡물에 반나절 담가 두었다 꺼낸 수박, 혹은 냉장고에서 막 꺼낸 수박을 한 입 베물어 먹을 때, 입안 가득 퍼지는 은은한 수박 향과 달달함, 시원함에 기분이 좋아졌던 기억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등줄기를 흘러내리던 땀방울들을 시원하게 날려주던 무더운 여름날의 은인 같은 수박을 떠올리며 하우스 수박 취재를 위해 용인 원삼수박 작목반의 김대영 수박농가를 찾았다. 하우스에 도착하니, 박스에 담긴 채 출하를 기다리는 수박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늦가을에 만나는 수박이 참으로 반가웠다. 가을수박 검증단이라도 된 양 날카로운 시선으로 요리조리 돌려가며 과일을 고르듯, 커다란 수박을 돌려가며 선명한 줄무늬를 확인하고, 두드려
도 보았다. 잘 익은 듯 맑고 선명한 소리가 났다. 합격점이다.
당도가 궁금해 농가 사장님께 물으니 농장에서 생산하는 수박의 당도는 평균 12Brix라고 한다. 수박이 너무 달면 시원함과 동시에 수분을 보충하려는 수박 본연의 맛을 느끼기 어렵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문득, 농가를 찾아오던 길에 마트에서 본 7500원이 붙어있던 수박 가격표가 떠올랐다.
살까 말까 망설이던 여름 수박 가격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가을에도 수박을 찾는 사람이 많은지 물으니, 당연히 그렇지 않다는 대답이다. 수요에 따라, 가격이 좌우되는 수요와 공급의 가격
형성 원리가 수박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가락시장 기준, 수박의 11월 평균 도매가격을 출하량 소폭 증가와 함께 사과, 포도, 토마토 등 소비대체 품목의 출하가 늘 것으로 예상, 수박의 가격을 작년보다 낮은 1Kg당 850~950원으로 전망했다. 한여름인 7~8월에 1Kg당 1400~1600원을 호가하던 것에 비하면 계절의 변화와 함께 찾아온 날개 잃은 추락인 셈이다.
또, 올해 10월 가정 내 소비를 위해 수박을 구입한 소비자는 12%인 반면, 요식업을 통해 수박을 섭취했던 소비자는 40%로 10월의 주요 소비처가 요식업체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을 수박을 찾지 않는 소비자들이 모르는 게 하나 있다. 일조량이 많고, 일교차가 커 여름에 먹는 수박보다 가을에 먹는 수박이 훨씬 맛있다는 점이다.
퇴근길에 값도 싸고, 맛도 좋은 가을 수박을 한 통 사 가족들과 둘러 앉아 먹으면 어떨까?
맛있고 건강한 우리 먹거리를 통해 경제를 선순환 시킬 수 있는 기분좋고 의미있는 소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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