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에 대한 단상
유기농에 대한 단상
  • 백승준
  • 승인 2015.10.2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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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에 이어 한·중FTA가 국회 비준을 앞둔 상태에서 유기농법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달리 가까운 거리에 있기 때문에 가공식품뿐만 아니라신선식품도 싼 값으로 대량 들어올 것이 불보듯 뻔하다.
어제 기자가 참석한 대산농촌문화상 시상식에서도 우리나라 농촌의 위기에 대해 그 심각성을 다 같이 공감했다. 1995년도 우르과이라운드 당시 우리 농촌은 다 죽었다며 한탄했지만 그후 15년 동안 농촌의 생산량은 증가했다. 하지만 몇년 전부터 농촌의 생산량은 감소하고 있고 이제 FTA와 유전자조작식품(GMO)이 그 위기감을 더 배가 시키고 있다. 실제적 위기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 유기농은 우리의 대안으로서 우리 농업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많은 농민들이 유기인증과 진정한 유기농사이에서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유기농의진정한 의미는 자연과의 공존이다. 돈을 벌기 위해 땅이나 가축을 혹사시키는 어떤 행위도 유기농이 아니라는 것이다. 진정한 유기농법이란 사람이나 동물이 배출하는 유기퇴비가 식물의 거름이 되고 그것을 먹고 자란 식물이 소비자의 입으로 들어가는 순환농사를 말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가축이 항생제를먹고 있고 항생제를 먹은 가축의 퇴비를 식물에 주고 있어 진정한 의미의 유기농법이 우리나라에서 널리 시행되기에는 구조적으로나 시스템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기자는 국립농업과학원에 물어보았다. 우리나라 유기농은 2가지로 나뉜다고 한다. 자기들이 먹을 것을 유기농으로 수확하는 소규모 유기농민과 생협이나 급식에 납품하는 유기농민들 말이다. 유기농을 상업적으로 성공시키려면 생협이나 급식에 납품하는 판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안다. 유기인증이 곧 진정한 유기농업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하지만 유기농법은 세계적인 추세고많은 영세 농민들의 희망임도 사실이다.
인도의 ‘인도라’ 도시 근처의 한 시골마을. 거기서는 프랑스와 협조해 유기농 목화를 생산하고 있다. 5년전만 해도 학교도 병원도없었지만 유기농으로 전환 후에는 마을에 긍정적인 변화가 한두 가지씩 생기며 아이들도 꿈과 희망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 유기농이 희망이 되는 사례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진정한 유기농을 시행하기까지는 분명 시일이 걸릴 것이다. 그때까지는 유기인증이 충분히 대안이 될수 있을 것 같다. 환경도 지키고 사람도 살리고 우리의 가치관까지 정화시켜주는 유기농. 유기농은 사람을 사람답게 환경을 환경답게 가꿔주는, 농사를 넘어 하나의 대안 철학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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