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일감 몰아주기 부패 온상”
“농협 일감 몰아주기 부패 온상”
  • 이나래
  • 승인 2015.10.1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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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농산물 취급량 제한 기준 마련하라” 국회, 농협중앙회에 주문
7일 열린 농협경제지주 국정감사에서 이상욱 농협경제지주 대표이사(오른쪽)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기수 농협축산경제 대표.

국회 농해수위가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농협중앙회, 농협금융지주, 농협경제지주 및 자회사에 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농해수위는 이틀간 국감에서 농협중앙회 및 각 지주, 자회사에 대해 방만한 경영을 바로잡고 설립 취지에 맞게 운영할 것을 촉구했다.

7일 국감에선 공영 홈쇼핑인 아임쇼핑의 자본잠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신정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농협이 360억을 출자해 운영에 참가하고 있는 아임쇼핑의 농수축산물 매출액이 총 매출액 1000억 원 중 28억원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농수축산물 판매를 내세운 공영홈쇼핑이 방송 분량 중 절반을 가공식품류로 편성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농협이 농어민의 믿음을 배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명희 새누리당 의원은 농협중앙회의 여성 비정규직 비율이 61%에 달하고 임원급은 전무한 점을 지적하며 “농협의 유리천장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농협경제지주와 농협축산경제에 대한 국정감사가 지난 6, 7일 서울 서대문구 NH농협중앙회 본사에서 개최됐다. 농림축산식품수산해양위원회는 이번 국감에서 농협경제지주와 농협축산경제 및 기타 계열사의 방만 경영, 수입농산물 판매 실태 등에 대해 지적하고 해결책을 요구했다.

◆ “수입농산물 취급물량 제한 대책 마련하라”
농협 공판장 수입농산물 취급액 5년간 1조원

경대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 81개 농협공판장 취급 수입농산물은 약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수입망고는 2010년 대비 지난 2014년 567%, 체리는 446% 증가했다.

이에 경대수 의원은 “최소한 국내에서 생산이 안 되는 품목만으로 수입농산물 취급물량을 제한할 수 있게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현행법상 농협 공판장에 출하한 농산물은 수입산이라고 해서 수탁, 판매를 거부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단순지도나 협조 요청이 아닌 법적 대책을 마련하라는 뜻이다.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역시 지역농협이 의원하는 하나로마트에 대해 수입농산물 대신 우리 농산물을 판매해 농협의 정체성을 되찾으라고 지적했다.

농협중앙회 및 계열사 하나로마트는 수입농산물 판매를 일체 금지하고 있으나 지역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의 경우 파인애플, 오렌지 등 수입농산물을 판매하고 있어 농민들을 분노케 한다는 것이다.

또 중앙회 및 계열사 하나로마트라도 수입농산물을 원산으로 하는 가공품은 판매할 수 있게 돼 있어 사실상 국산 농산물만 100% 취급하는 하나로마트가 존재한다고 단언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황주홍 의원은 “수입농산물 제한 기준 등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안상수 새누리당 의원이 농협중앙회 국감에서 발언하고 있다.

◆ “가축분뇨 자원화·외래 유해어종 비료화 앞장 서달라”
이날 국감 피감기관으로 농협 계열사인 남해화학도 포함됐다. 농협에서 유통하는 비료가 ‘비싸다’며 가격 조정 필요성이 제기 되기도 했다.

신문식 의원은 “국내 저수지에 외래유해어종 배스가 매우 많다. 유해 어종을 이용해, 비료를 취급하는 농협이 자원화하는 데 앞장설 것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김승남 의원 역시 농협이 유통하는 비료의 질적 고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했다. 그리고 농민 사이에서 밀수 농약이 유통되는 실태의 근간에는 국산 비료의 높은 가격도 일조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중국산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책정돼 있는  국산 비료의 가격이 적정 수준으로 조정돼야 한다는 뜻이다.

한편 경대수 의원은 농협축산경제에 대해 “가축분뇨 자원화 100% 달성을 위해 앞장서달라”고 주문했다.

 

◆ “농협중앙회, 설립 취지 망각” “농협, 그들만의 리그”
농협중앙회의 운영 실태와 인사, 임직원 문제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유성엽 의원은 “농협중앙회가 일반 재벌기업과 행태가 유사하다”며 “농협중앙회에 건설 기업이 왜 필요한가. 일감 몰아주기 같은 부패비리의 온상이 되고 나라 전체에도 도움이 안 되는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안효대 의원 역시 농협중앙회의 NH개발 일감 몰아주기 실태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올해 9월까지 NH개발의 수주 물량 중 약 70%, 수주 금액의 98.9%를 농협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농협중앙회가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고 안 의원은 지적했다.

안효대 의원은 “도를 넘은 갑질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종배 의원은 “없앨 건 없애고 사업부문을 통폐합하는 등 혁신적으로 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이상욱 농협경제지주 대표는 “희망이 없는 사업은 버린다든지 그런 자체가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온정주의에 기댄 면이 없지 않지만, 향후 하나하나 점검하겠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다시 “그들만의 리그라는 인식(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농협 유리천장 여전“
윤명희 의원은 농협경제지주 및 계열사의 ‘유리천장’이 여전하다며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농촌 인구 중 여성 비율이 절반에 달하는데 농민의 대표기관에서 여성 간부를 두지 않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윤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또한 농협경제지주 및 계열사 여성 직원의 비정규직 비율이 61%이고, 남해화학 여성 정규직원 비율은 3%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이에 윤명희 의원은 “농협 여직원에 대한 처우 및 형평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민수 의원 역시 “농협중앙회는 직급이 높아질수록 여성 근로자 수 비중이 현저히 줄어든다”며 “여성 인권 신장은 고용 안정에서 시작한다. 여성 간부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문책 없는 투자계획 변경 안돼”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농협경제지주에 대해 경제사업활성화 투자계획을 문책 없이 변경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농협이 지난 2012년부터 경제사업 활성화를 목적으로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 투자 계획을 밝혔으나 매년 초 제시한 계획을 하반기에 수정하면서 성과를 평가하기 애매해졌다는 것이다.

황주홍 의원은 “계획을 수정할 때 그에 따른 책임을 묻지 않고 승인해주는 건 문제가 있다. 어떤 조직이 이처럼 안일하게 일을 하느냐”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농식품부에 대해서도 향후 농협의 투자계획 변경에 대해 제재나 문책 없이 승인해주지 말 것을 요청했다.

 

◆ “농악단 만들어서 한국 문화 알리라”
유성엽 의원은 “농협중앙회는 택배사업을 확장할 게 아니라 농악단을 만들어 외국에 우리나라 문화를 알리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농민과 농업을 대변하는 조직으로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할 것을 유 의원은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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