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품 대량 소비 시대, 되짚어 보기
유제품 대량 소비 시대, 되짚어 보기
  • 농업정보신문
  • 승인 2018.05.29 10: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광석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낙농과장

쌀 소비량은 감소하는데 생산량은 줄지 않아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한다. 실제로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2005년 80.5kg이었지만 2017년에는 61.8kg으로 크게 줄었다. 2017년 국민 1인당 유제품 소비량 79.5kg보다 약 18kg이나 적은 양이다. 이는 국민 식생활이 유제품과 빵 등 서구식으로 바뀌어 가고 있음을 바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텔레비전 뉴스에서는 마시는 우유 소비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낙농업계와 낙농가에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이 전파를 탔다. 학교급식으로 제공된 우유를 교실 창밖으로 던져 터뜨리는 장면과 함께 우유를 세면대에 버린다는 초등학생의 인터뷰, 그리고 담임교사의 하소연까지 함께 보도됐다. 그 뉴스를 접하면서 낙농 관련 연구를 하는 입장에서 매우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실제로 마시는 우유 소비량은 2013년 33.5kg, 2014년 32.5kg, 2015년 32.6kg, 2016년 32.7kg, 2017년 32.8kg으로 정체되고 있다. 이는 출산율 저하에 따라 우유 소비의 주 소비층인 아동과 청소년층은 줄고 고령 인구는 늘어난 데 있다. 또한, 우유를 대체하는 음료 소비의 증가 등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생산자단체인 한국낙농육우협회의 2017년 우유 소비현황 조사보고서에따르면, 연령별 매일 우유를 섭취하는 빈도는 청소년층에서 가장 저조하다고한다.

그러나 마시는 우유와 달리 치즈, 요구르트, 분유 등 국민 1인당 국내 유제품 소비량은 2013년 71.3kg, 2014년 72.4kg, 2015년 75.7kg, 2016년 76.4kg, 2017년 79.5kg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생각한다. 문제는 국내산 원유 자급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유제품 소비량 증가는 대부분 자연치즈 소비량 증가에 따른 수입량 증가에서 비롯된다. 즉, 치즈 등 유제품 수입 증가에 따라 국내산 우유 자급률이 점차 하락하고 있어 특별 조치가 필요하다. 최근 한국낙농육우협회를 중심으로 국내산 우유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국산우유 사용인증(K•MILK)’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사실 소비자는 구매하는 우유와 유제품이 수입한 것인지 국내에서 생산한 것인지 확인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수입품도 국산으로 생각하고 구매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K•MILK 마크 부착은 신선하고 안전한 국산 우유만을 사용한 제품 또는 국산 우유만을 사용한 식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경우 이를 표기하는 제도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국산 우유를 사용한 제품을 쉽게 구별해 구매할 수 있다. 앞으로 우유나 유제품, 또는 우유를 이용한 식품을 구매할 경우 K•MILK가 부착된 제품을 구매한다면, 신선하고 안전한 국산 우유 자급률 증가에 도움을 주고 FTA 확대로 인해 낙농가 피해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원들은 젖소 1마리당 생산량을 끌어 올려 생산비는 줄이고 고품질의 안전한 우유로 국민 건강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국산우유 자급률 낮아진다면 이러한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국민 1인당 쌀 소비량보다 많은 유제품 소비 79.5kg 시대가 도래하였으나 그 이면에는 수입 유제품이 국내산 소비를 웃도는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국내산 우유 소비확대를 통한 자급률 향상에 소비자의 관심과 협조가 절실히 필요한때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