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식탁에서 다시 각광받는 산야초
[기고]식탁에서 다시 각광받는 산야초
  • 농업정보신문
  • 승인 2018.03.2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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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호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약용자원연구소 소장 농학박사

농업용어사전에 산야초(山野草)는 ‘산이나 들에 자생하는 풀로 반추가축의 조사료로 이용됨’으로 표기되어 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산야초는 식용이 가능한 풀, 즉 약초(藥草)로 한정하면서 기고한다.

산야초는 일반 재배채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야생하는 식물은 주위의 억센 식물들과 경쟁하면서 살아남기 위해서 보다 튼튼하게 성장하지 않으면 스스로 소멸되기 쉬우므로 강인한 생명력을 지녀야 한다. 뿐만 아니라 바람과 비, 눈과 서리, 동물들의 침습 등 냉엄한 자연의 악조건을 극복하고 자립하기 위해서는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몸에 익히고, 거기서 생존을 계속하기 위한 강한 에너지를 저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 증거로 채소와 산야초를 함께 저장할 경우 채소는 며칠 지나면 시들어 버리지만 산야초는 훨씬 더 오랜 기간 동안 잎이 파랗고 싱싱하며 공기중의 수분을 빨아들여 햇볕이 비추는 쪽으로 파란 싹을 틔우기도 한다.

산야초는 고요한 숲 속에서 고고히 뿌리를 박고, 하루 종일 뜨거운 햇볕을 충분히 받으면서 청결한 공기를 호흡한다. 이윽고 해가 지고 시원한 기운이 감돌면 대낮의 힘찬 광합성 활동의 피로에서 휴식을 취한다. 밤중에 내리는 촉촉한 이슬과 서늘한 바람이 식물을 건강하게 하는 환경이 된다.

식물은 바람을 타고 가볍게 흔들리는 가운데서 성장이 원활해진다. 그러므로 산야의 바람, 맑은 공기, 고요한 정적, 깨끗한 햇볕, 서늘한 기운, 이 모든 자연의 혜택을 흠씬 받고 자람으로써 바로 천기(天氣)를 머금고 생장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토양의 갖가지 광물질이 용해된 천연수를 흡수하고, 온갖 식물의 낙엽과 죽은 벌레들과 유용미생물들에서 좋은 거름기를 받아들여 영양을 공급받는다. 바로 지기(地氣)를 머금는 것이다.

이렇듯 천기와 지기를 머금고 자라는 야생식물이 일반 채소에 비해 몇 배나 높은 다양한 영양소를 품고 있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보다 강인한 생명력이 넘쳐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해충이나 병균이 침입해도 별로 피해를 받는 일이 없이 씩씩하게 성장해나간다. 그러므로 산야초를 음식으로 먹는다는 것은 천혜의 생명력을 물려받는 것이 된다.

농작물을 계속 재배하면 토양의 양분은 점점 상실되어 지력이 약해지고 결국은 영양성분이 빈약한 것을 거두어들이게 된다. 하지만 산야초는 야생하다가 겨울을 맞아 시들면 스스로의 몸체를 흙으로 환원시켜 이듬해에 자라는 식물은 계속 풍부한 영양소를 지니게 된다. 특히 야생식물에는 엽록소가 대단히 풍부하여 채소에 비해 훨씬 생명력이 넘친다는 점이다.

식물의 종류에 따라 각종 유효성분을 갖고 있으며, 기적적인 약효를 나타내는 일이 적지 않다. 그러나 그 대부분의 산야초의 유효성분은 불분명한 상태로 현대과학의 분석으로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고기를 먹을 때는 2~3배 이상의 채소를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이 경우 야생의 약채(藥菜)를 이용한다면 건강증진에 큰 성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고기, 우유, 계란, 채소를 중심으로 한 서구식 요리가 선보이게 되면서부터 흰설탕의 소비도 늘고 백미식이 일반화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산야초의 존재가 잊혀지게 되었고 동시에 사람들의 체질과 기질도 변화하게 되어 예상치 못한 질병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인공적인 식품을 지나치게 먹어서 생명력이 극도로 떨어져 있는 현대인은 산야초를 많이 활용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산야초를 먹지 않게 된 것이 생명력을 잃게 한 원인이라고 해도 큰 잘못은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발밑에 자라고 있는 보잘것없는 풀이 무엇보다도 매우 귀중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주변에 흔히 자라는 풀, 무심히 밟고 다니는 잡초들을 다시 눈여겨볼 필요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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