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감 풍경
2015 국감 풍경
  • 이나래
  • 승인 2015.09.2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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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어촌 정책과 공공사업에 대한 국감이 한창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 1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시작으로 산림청, 해양수산부, 농어촌공사 등 정부 산하‧유관기관에 대한 감사를 연일 이어가고 있다. 국가 정책 전반을 감사하는 자리인 만큼 현장에는 단연 긴장감이 넘친다. 때로는 설전이 오가며, 때로는 피감 기관의 수장이 일방적으로 ‘깨지기’도 한다.

일부 국감장에선 ‘저질 국감’이니 ‘C급 정치인’ 논란이 일기도 할 만큼 이번 국감은 요란스럽다. 또 쟁점 없이 막말과 고성만 판친다는 비판도 들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민의를 대변하는 기관이란 사실은 변함없다.

그런 점에서 최근의 농업 부문 국감은 실망스러웠다. 다수의 피감기관 수장들은 국회의원의 여러 질책에 대해 “잘못했다” “개선책을 찾겠다” “더욱 노력하겠다” 등 알맹이 없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때로는 침묵으로 응수하기도 했다. 백 번 양보해 여기까지 이해한다 해도,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풍경도 연출됐다.

14일 나주에서 열린 농어촌공사 국정감사에서 이상무 사장은 저수율이 몇 % 미만일 때 ‘가뭄 주의’단계가 되는지 묻는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문에 “50%”이라고 답했다가, ‘무슨 50이냐. 70이다’라는 황 의원의 ‘호통’에 뒤늦게 ‘70’이라고 고쳐 말하는 모습을 보였다. 저수지 관리를 담당하는 기관의 수장으로서, 분명 문제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일부 국회의원의 발언도 우려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새누리당 모 의원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김재수 사장에게 화훼 관련 질의를 하면서 “사소한 문제 같지만 수입화훼… ”란 표현을 썼다. 공사가 수입화훼 거래를 양성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맥락에서 나온 말이었다. 의도는 좋지만 사소하단 표현은 부적절했다. 화훼업자들이 들으면 궐기해 마땅할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가뜩이나 ‘김영란법’으로 위축, 긴장하고 있는 화훼업자들에게 화훼는 어떠한 정책 상황에서도 사소한 소재가 아니며, 오히려 목숨 걸고 지켜야 할 생계의 문제다.

농해수위는  10월 8일 종합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종합감사가 종합 실망의 장이 되지 않길 바란다. 모든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만큼, 국회의원과 피감 기관은 각각 언행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신의성실한 자세로 국감에 임해야 할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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