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없는 적포도 ‘델라웨어’
씨없는 적포도 ‘델라웨어’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7.03.20 15: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전 진잠농원 연규일 대표

30년째 대전 유성구에서 포도 농사를 하고 있는 진잠농원 연규일 대표. 이곳에선 씨없는 적포도 ‘델라웨어’ 품종을 연간 10t 수확한다. 여름철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에, 방제약을 함부로 쓰지 않는다. 어린이들이 포도를 따기 쉽게 키도 대폭 낮췄다. GAP 인증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대전 도심에서 차로 30여 분을 달리면 닿는 한적한 농촌. 여느 농촌처럼 비닐하우스가 눈에 띄는 이곳은 유성구 용계동이다. 비록 지난해 정부가 FTA 폐업 지원 사업을 하면서 많은 포도 농가들이 폐원을 신청 했지만, 여전히 포도는 대전의 특화 작목 중 하나다. 노지나 비가림 시설이 아닌 비닐하우스 8300㎡(2500평)에서, 진잠농원은 ‘델라웨어’ 품종 포도를 20년째 키우고 있다.

 

시세 나빠도 2kg당 소매가격 1만원 넘어

진잠농원은 ‘델라웨어’ 품종을 매년 6월 초부터 8월 초까지 두 달 간 출하한다. ‘캠벨얼리’보다 출하 시기보다 더 빠르다. 그래서 비교적 높은 가격을 유지한다. 한때 ‘델라웨어’ 품종은 kg당 소매가격이 1만 6000원을 호가할 정도로 시세가 좋았지만, 지금은 다소 값이 내렸다. 인근 지역인 충남 논산, 연무대, 충북 영동 등지로 재배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그래도 2kg당 최저 소매가격이 1만원 초반은 넘어요. 가장 안 좋을 때 시세를 기준으로요.”

대전광역시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 조광호 농촌지도사는 ‘델라웨어’ 품종 가격이 아직은 ‘캠벨얼리’보다 우세하다고 설명한다. 당도도 ‘캠벨얼리’보다 평균 약 3brix 더 높다.

진잠농원의 포도는 진잠농협 공판장으로 60% 정도 출하되고, 나머지 40%는 농원 홈페이지(www.진잠농원.kr)를 통해 직거래한다. 2년 전 큰맘먹고 홈페이지를 새로 만들었는데, 세월호 사건과 메르스 여파로 2년 연속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그래도 홈페이지를 통한 주문 전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사정이 더 나아지리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진잠농협으로 출하한 포도는 주로 부산으로 판매된다.

 

“포도산업 미래 어둡지만 농사 계속할 것”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포도농가 10곳 중 1곳이 FTA 폐업지원 사업에 따라 폐원을 신청했다. 특히 고령 영세농가의 폐원 신청이 두드러졌는데, 이 때문에 포도 자급률은 한층 더 낮아질 전망이다.

“우리나라 포도 산업의 미래요? 어둡고 힘들죠. 하지만 저는 계속 포도농사 할 겁니다.”

그 이유에 대해 묻자 ‘배운 게 포도농사 뿐이기 때문’이란 대답이 돌아온다. 하지만 그 이면엔, 30년차 포도 농업인의 자긍심과 자부심도 비친다. 동시에 점점 커지는 수입산 과일시장에 대한 염려도 엿보인다.

“델라웨어 품종은 너무 습해도 안 되고, 너무 건조해도 안 돼요. 포도 초보자가 하기에 재배가 쉬운 품종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경륜이 있는 포도 농업인이라면 한번 해볼만 합니다.”

농사 하는 틈틈이 궁금증이 생기면 지체 않고 대전시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구한다는 연규일 대표. 비록 포도 농업 전망이 밝지만은 않지만, 대전시농업기술센터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덧붙인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