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양군 석보의 언덕 위 사랑방
경북 영양군 석보의 언덕 위 사랑방
  • 이혁희 기자
  • 승인 2017.02.20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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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보농약종묘사, 이병운·류순조 부부

경북 영양군에 위치한 석보농약종묘사는 참새방앗간으로 통한다. 지역 농민들이 근처에 볼일이 있어 왔다가도 석보농약종묘사를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고 해서 붙여준 애칭(?)이다. 늘 동네 사랑방처럼 손님들로 북적여서 매일매일 행복하다는 이병운·류순조 부부를 찾았다.

 

석보농약종묘사는 지역 농민들의 쉼터다. 농민들에게 우수품종으로 인정받고 있는 사카타코리아(주)의 품종을 취급하는 석보농약종묘사는 농민들의 고충을 그 누구보다 잘 공감해주고 이해해주는 동네의 터줏대감 같은 존재다.

석보농약종묘사는 농민들이 잠시라도 머물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고민되는 부분도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을 수 있는 작은 휴식을 제공한다.

석보농약종묘사는 1980년에 문을 열었다. 현재 있는 자리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 작은 가게에서 시작하고 3년 만에 지금의 자리로 이사한 것이다. 당시 종묘사를 연 이병운 대표는 특별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니다.

“제대하고 1년 정도 농사를 지었습니다. 해보니 너무 힘들고 저랑 안 맞더군요. 농사는 안 짓겠다 말하고 다른 일을 알아보다 농사와 관련 있는 농약사가 괜찮다고 생각해 시작했어요.”

면사무소 옆 언덕 위에 작은 가게를 얻었다. 도매상에서 물건을 사와 5일장이 열릴 때마다 시장에 나가서 팔았다. 급한 물건은 안동까지 다녀와 구해다 줬으니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신용을 얻을 수 있었다.

 

좋은 품질의 상품을 적정한 가격에

이곳에서 상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좋은 제품이다. “제품이 좋은 것이 첫 번째입니다. 자식이 다니는 회사라고 해서 밀어주지는 않아요.” 제품을 선정하는 기준은 농가에서 재배에 도움이 되고 소득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좋은 제품을 권하는 것은 당연하다.

회사에서 시료를 주면 농민들이 사용해 어떤지 듣고, 직접 보면서 이 지역에 맞는 제품이라 생각하면 그때 추천한다. 동시에 8600㎡(2600평)의 면적에 사과를 재배하며 어떤 약이 좋은지 특성도 파악하고 농민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되기도 했다.

좋은 제품이라 소개했지만 운이 없을 때도 있다. 사카타코리아(주)에서 춘광 품종 개발을 할 때 좋은 품종이어서 농민들에게 소개했다. 그러나 운이 없었는지 심은 그해에 너무 가물어 붕소 결핍 등으로 문제가 생겼다. 다행히 그 다음해에는 작황이 좋아서 오해는 풀 수 있었다.

“배추만 받다가 고추도 팔아야지 해서 받았는데 영양 기후에 안 맞아 잘 자라지를 못한 일도 있었어요. 거창한이 나오고 사카타 고추의 품종이 좋다는 것이 이 지역에 많이 알려지게 됐습니다.”

 

회사와 농민의 신용 관계 구축

이처럼 좋은 물건이라도 그 지역에 맞지 않거나 농장과 맞지 않아 문제가 생기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신용을 쌓는 첫걸음이다. 부부는 문제가 생겼을 때 ‘상황파악을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먼저 문제를 파악해서 내 손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까지 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합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제 손에서 해결될 수 없는 것이라면 그때 회사에 요청을 합니다.”

농민의 입장에선 해결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시도하기에 대처가 빨라서 좋고 공급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농민과 대화를 하고 난 뒤에 문제를 어느 정도 파악한 뒤에 연락하기에 문제 파악을 빨리할 수 있고 원만한 처리를 할 기반이 있어서다. 농민과 회사에 동시에 신용을 얻고 있어 주변에서도 좋은 사람이라고 입을 모아 칭찬한다.

앞으로의 지금처럼 묵묵히 가게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단지 하나 고민이 있다면 지금의 자리에서 계속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 한다. 가게가 언덕 위에 있다 보니 고령의 농민들이 많은 지금 상황에서 언덕을 힘겹게 올라오는 손님 때문이란다. 게다가 차가 내려가다가 사고가 난 적도 있어 주차장이 확보되는 자리로 옮길지를 생각 중이다.

지역 농민들을 위해 세심한 부분도 신경쓰는 이병운·류순조 부부는 주변에서 ‘착한부부’로 통한다. 부부의 세심하고 선한 마음 덕분에 지역 주민들은 날마다 사랑방의 온기를 느끼며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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