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연천·정읍서 구제역… 800마리 살처분
보은·연천·정읍서 구제역… 800마리 살처분
  • 국정우 기자
  • 승인 2017.02.14 09: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O형 ‘이례적’ 동시발생 전국 가축시장 일시 폐쇄
농림축산식품부 김재수 장관이 지난 10일 구제역 일일 점검 회의에서 철저한 방역을 당부하고 있다.(사진=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9일 구제역 위기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했다. 지난 5일 충북 보은군 젖소농가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된 지 4일만이다. 또 지난해 국내 가축 구제역 백신접종에 소요된 예산과 농가 부담금이 총 91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 효용성 논란이 일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5일 보은군의 젖소 농가에서 채취한 구제역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와는 다른 바이러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구제역바이러스 유전형은 2015년 방글라데시의 돼지에서 분리된 바이러스와 가장 유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유전형은 태국,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중동 등에서 발생한 바 있어, 동남아 국가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에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이고 있다.

보은군에 이어 지난 6일에는 전북 정읍시의 한우 농가에서, 8일 경기 연천시 젖소 농가에서 각각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됐으며, 분석 결과 모두 구제역인 것으로 밝혀졌다. 보은군과 정읍시에서 발생한 농가는 각각 O형, 연천군은 A형인 것으로 드러나 방역 당국의 긴장 수위가 높아졌다. 신고된 농가에서 사육되던 젖소, 한우는 모두 살처분 됐으며, 살처분 마릿수는 10일 현재 총 825마리다.

농식품부가 지난 7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구제역 백신에 들어간 정부·지자체 예산과 농가가 부담한 금액은 총 917억원이다. 국비(371억원)와 지방비(159억원)만 500억원 이상 소요됐다. 이 금액은 우제류 4700만마리의 구제역 백신접종이 가능한 금액이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전국 소와 돼지의 구제역 백신 항체형성률을 조사한 결과, 소의 전국 백신 항체 형성률이 96%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한 보은, 연천, 정읍 각 농가의 항체 형성률은 최저 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돼, 과거 구제역 파동 때 물의를 일으켰던 ‘물백신’ 논란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농식품부는 이와 관련, 위기 경보 단계를 심각 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전국 모든 시군(시도)간 거점 소독장소를 마련하고 최고 수준의 방역에 돌입했다. 또 전국 우제류 가축시장은 지난 9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일시 폐쇄조치가 내려졌다. 18일까지는 살아있는 가축의 농장간 이동도 금지된다. 축산 종사자들이 농가를 방문하는 경우 출입 전후 1회용 방역복 착용과 소독 등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지자체도 구제역 확산 방지에 팔을 걷었다. 경기도는 오는 15일 밤 12시까지 도내에서 사육된 우제류가 다른 지역으로 반출되는 것을 금지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난 6일 도내 우제류 생산자단체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도내 3031개 방역 취약농가를 대상으로 백신 일괄접종을 실시키로 했다.

또 민간 동물병원 수의사로 구성된 공공수의사 90명을 동원해 방역취약농가 백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백신 접종률이 저조하고, 항체 형성률이 낮은 농가를 대상으로 지도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도내 소는 94.6%, 돼지는 67.8%의 항체 형성률을 유지하고 있다. 소의 경우 항체 형성률이 80% 이하, 돼지는 60% 이하 농가가 집중 점검 대상이다.

이밖에도 대책본부는 1일 1회 담당공무원이 직접 사육 농가에 전화를 걸어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등 임상예찰 활동을 강화하고, 도내 31개 공동방제단을 동원해 항체형성율이 낮은 방역 취약농가에 대한 소독을 지원하기로 했다. 부천, 안양 등 도내 10개 도축장 출입차량에 대한 방역도 강화한다.

앞서 대책본부는 지난 5일 구제역 발생 소식을 접한 즉시 도내 우제류 가축 사육농가에 외부인 차량 금지, 소독철저 등을 당부하는 문자를 발송하고, 24시간 신고 체계를 구축한 바 있다.

또한 충북과 인접지역인 안성 공도면 젖소 700마리와 삼죽면 돼지 1200마리를 대상으로 긴급 예찰을 실시한 결과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서는 1만4295농가가 우제류 총 246만여마리를 사육 중이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