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도 주목한 ‘샤인머스캣’ 농진청은 나몰라라? 보급 뒷전 논란
농식품부도 주목한 ‘샤인머스캣’ 농진청은 나몰라라? 보급 뒷전 논란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7.02.13 10: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포도회 “외국 육성품종이라도 농가 소득에 도움되면 지원해야”
▲샤인머스캣 포도

외국에서 도입된 인기 과수 품종에 대해, 국립 연구기관의 기술 지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충남 천안시와 경북 상주시에서는 씨 없는 청포도 ‘샤인머스캣’의 생산량이 늘고 있다. aT에 따르면, 지난해 이 품종은 홍콩, 싱가폴 등 동남아에도 국내 최초로 28t 수출됐다. 이에 따라 같은해 농식품부로부터 수출 유망 상위 10개 품목(‘미래클 케이 푸드·K-food’)에도 선정됐다.

그러나 정작 농식품 분야 국립 연구기관인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샤인머스캣’ 품종 정보 제공과 기술 지도에 소극적 태도를 취하고 있어 농가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2~3년 전부터 국내 포도 주산지에 ‘샤인머스캣’이 본격 보급되고 있지만,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홈페이지에서는 ‘샤인머스캣’ 품종 정보를 찾아볼 수 없다. 또 농진청이 발간한 별도의 샤인머스캣 재배 매뉴얼은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한국포도회(회장 황의창)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샤인머스캣’이 일본에서 육종됐다는 이유로 기술 보급을 꺼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수과 관계자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홈페이지에는 원예원이 육성한 품종 정보만 등록돼 있다. 또한 샤인머스캣은 충북·충남·경북농업기술원에서 각각 재배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현장 기술지도를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껍질째 먹는 청포도인 ‘샤인머스캣’은 서울 강남의 백화점 등에서 송이당 약 2만원에 판매되는 등 고급 청포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포도회에 따르면, 이 품종은 2005년 전북 정읍시의 한 농가가 국내에 들여온 후 지금까지 충남 천안시, 경북 상주시, 경북 김천시, 경북 영천시 등 포도 주산지 지자체들이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천안시에 따르면, 천안에서 ‘샤인머스캣’ 품종을 재배하는 농가는 약 100농가(20ha)다. 천안시는 ‘샤인머스캣’ 연간 100t 수출을 목표로 지난해 묘목 6000그루 보급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또 상주시에는 모서농협 소속 농가들이 총 10ha의 면적에서 이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영천시, 김천시도 각각 ‘샤인머스캣’ 품종을 본격 육성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포도 주산지 지자체들이 ‘샤인머스캣’ 보급을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다. 기존 국산 포도 시장의 70%를 차지하던 ‘캠벨얼리’ 품종과 ‘거봉’ 품종은 칠레산·미국산 등 외국산 값싼 포도들과의 경쟁에서 점점 밀려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2015년에는 국내 포도 농가 중 11%가 정부의 FTA 대응책에 따라 폐업 신청을 하기도 했다.

반면 ‘샤인머스캣’은 kg당 1만원을 훌쩍 넘길 만큼 높은 농가 수취 가격이 농가들에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포도회 황의창 회장은 “지난해 공판장에서 캠벨얼리 시세가 kg당 1800원 선이었던 반면, 샤인머스캣은 kg당 1만2000~1만3000원 선이었다. 품종이 국내에서 육성됐는지 여부를 떠나 농가 고소득화를 위한 기술 지원이 뒷받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수과 관계자는 “그동안 ‘샤인머스캣’ 품종의 재배 면적이 적어 연구를 수행하지 않았으나, 향후 전국 재배면적이 1000ha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매뉴얼을 발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