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과수농가 발목 잡는 불량 꽃가루 해결해야…
[기자수첩]과수농가 발목 잡는 불량 꽃가루 해결해야…
  • 최인식 기자
  • 승인 2015.08.06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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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과실을 맺기 위해서는 착과가 가장 중요하다고 과수농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착과를 잘 하기 위해서는 적과와 인공수분까지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에 결국 인공수분에 필요한 좋은 꽃가루를 확보하는 것이 과수농사의 성패를 결정한다.

과수나무는 대부분 다른 꽃에서 꽃가루를 받아 열매를 맺는 타가수분 방식이다. 그런데 배, 사과, 복숭아 등 주요 과실나무들의 인공수분용 꽃가루 대부분이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 중국의 이상기후로 꽃가루 생산량이 평년보다 대폭 줄어들어 가격상승이 일어났고 설상가상으로 교배친화성이 낮은 불량 꽃가루가 유통, 실제로 배 주산지에서 수정률이 크게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사과, 배의 경우 특정 품종이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사과는 후지가 69.9%, 배는 신고가 83%이다. 이로 인해 꽃가루가 많은 수분수를 심어야 하는데 수분수를 심을 경우 주 재배 품종의 면적이 줄어들어 생산성이 감소하고 많은 노동력으로 인한 인건비 등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

물론 국산 꽃가루가 당연히 활력면에서 우수하지만 중국산에 비해 2~3배가 비싸고 국내 농가들의 수요를 모두 충족시키기엔 어려움이 많다.

올해 가격상승과 함께 보따리상으로 들여오거나 수입된 꽃가루를 장기 보관해 수분율이 떨어지는 불량 꽃가루가 시중에 유통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불량 꽃가루로 인해 수정을 못하게 된다면 과수농가는 한해 농사를 망쳐버릴 수 있다.

이처럼 과수농가의 생사를 결정하는 꽃가루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괴산, 홍천, 옥천 등 몇몇 지역에서는 이미 꽃가루은행을 만들어 운영에 돌입했고 농촌진흥청은 과수 주산단지를 중심으로 각 시군의 현장 기술 지원을 강화해 인공수분용 꽃가루 부족과 불량 꽃가루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꽃가루 은행은 수분수의 꽃에서 화분을 채취해 과수의 인공수분용 꽃가루로 쓰거나, 화분을 냉동 보관해 다음 해에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시설이다. 과수농가는 꽃가루 은행을 이용함으로써 중국산 꽃가루 구입비 절약하고 정형과 생산을 통해 소득증대, 인공수분을 통한 냉해 피해 대비 등 다양한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이미 올해 중국산 불량 꽃가루로 인해 전국의 배 농가들의 수분율이 16%가, 특히 심한 지역은 29% 덜 달렸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해를 본 농가들이 손해배상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다. 과수농가들의 피해가 속출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속담이 들어맞는 상황일지도 모르겠으나 한번 일어난 사고는 또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농촌진흥청과 각 지역 농업기술센터, 농협 등 유관기관들이 힘을 합쳐 과수농가들의 어려움을 타개해주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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