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베리協 “폐업 지원? 이의제기 할 것”
블루베리協 “폐업 지원? 이의제기 할 것”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6.05.0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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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 FTA 피해 보전품목 발표

일부 지자체 재배 늘리기 여전

농식품부 “생산과잉 수차례 경고”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가 올해부터 블루베리를 FTA 피해보전 직접 지불 및 폐업지원 대상 품목에 포함시킨다는 계획을 지난 15일 발표했다.

이에 한국블루베리협회 측은 “직불금이나 폐업 지원도 중요하지만, 선진 기술 지원은 훨씬 더 중요하고 급하다”며 이의신청할 예정임을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포도(노지·시설)와 블루베리, 당근에 대해 금년도 FTA 직접 피해보전금 지급요건과 폐업지원 요건을 각각 충족한다며, 오는 7일까지 이의신청을 접수 중이라고 밝혔다.

폐업 지원금 지급 품목은 피해보전 직접지불금 지급품목 중 투자비용이 커서 폐업 시 투자비용을 회수하기 어렵고, 재배·사육기간이 2년 이상이어서 단기간에 수익을 얻기 어려운 경우에 선정된다.

‘FTA 이행에 따른 농업인등 지원센터’는 블루베리의 수입 기여도가 약 59%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포도(21%), 당근(1%)보다도 훨씬 더 높은 수치다.

그러나 블루베리 폐업 지원이 실시될 경우, 국내 블루베리 자급률이 낮아지고 외국산 블루베리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 정부 정책과 달리, 블루베리가 특화작목인 일부 지자체들이 여전히 생산을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정부 정책 따로, 지자체 정책 따로’라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함승종 한국블루베리협회장은 “우리나라 블루베리 농가가 7000호에 달하는데, 아직까지 공동 선별장이 한 곳도 없다. 또 생산성은 아직도 미국의 3분의 1 수준”이라며 “상황이 이렇게 열악하기 때문에, 선진 기술을 지원해 국내 블루베리 농가들이 먼저 자생력을 갖추도록 해 줘야 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블루베리 산업이 발전한 미국은 성목 한 그루당 5~6kg의 열매를 수확하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성목 1그루당 수확량이 2kg에 불과하다고 함 회장은 설명했다. 낮은 생산성으로 고전하는 국내 블루베리 농가에 대해, 정부가 기술이나 교육 지원보다 폐업·피해보전 직불금 지원에 힘쏟아 안타깝다는 지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농촌진흥청이 이미 충분히 기술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공동 선별장 건립에 관해 어떤 공식적 요청도 받은 바 없다. 국산 블루베리 가격이 점점 낮아질 거란 전망을 수차례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블루베리를 FTA 피해보전 대상품목에 포함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처럼 정부가 블루베리 폐업 지원에 나선 것과 달리, 일부 지자체는 여전히 블루베리 생산을 지원하고 있어 혼선을 빚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당 지자체는 향후 정부지원 사업에서 배제시키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블루베리 생산량 연평균 54%씩 늘어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블루베리 생산량은 9200t으로, 지난 2013년 생산량(5046t)에 비해 약 2배 증가했다. 불과 2년 만에 생산량이 폭증한 것이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블루베리 재배면적은 2007년 112ha에서 2013년 1516ha로, 연 평균 54%씩 폭증했다. 생산 지역은 2007년 전북이 약 45%로 절반에 달했으나, 이후 경북, 경기 지역 등으로 확산됐다.

생산량이 늘면서 경매 가격도 폭락했다. 수확기 블루베리의 평균 경매가는 2011년 3만원에서, 2013년 kg당 2만 900원으로 크게 낮아졌다.

또 세계 5위 블루베리 강국인 칠레산 블루베리 관세가 2014년 철폐되면서, 값싼 칠레산 블루베리가 국내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는 점도 국산 블루베리 농가들이 고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자체 ‘블루베리 밀어주기’ 여전
블루베리가 대표 특산물인 S군은 블루베리 재배 농가에 10a당 보조금 200만원을 지원하던 제도를 올해도 실시하고 있다. S군 관계자는 “(아직까지)블루베리 재배 지원 시 불이익을 주겠다는 정부의 공문은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또 I군은 올해 블루베리 육성에 예산 800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군은 블루베리를 신소득 작목으로 지정, 묘목 구입비와 시설비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U군도 기존 특산물의 대체작물로 블루베리를 지정, 2012년 블루베리 농가에 7000만원을 지원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처럼 지자체의 ‘블루베리 열풍’은 전국에서 광범위하게 이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블루베리 과잉 생산과 그에 따른 가격 하락을 수차례 경고한 바 있다. 생산자들 역시 이제 와서 힘들다고 한다는 건, 역으로 지금까지 폭리를 취했다는 뜻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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