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극복 못 하면 10년 후 농촌 붕괴
저출산 극복 못 하면 10년 후 농촌 붕괴
  • 정준영 기자
  • 승인 2016.04.04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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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낮은 출산율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저출산이 장기화되면 농촌이 가장 먼저 붕괴된다. 이런 전망을 하게 되는 것은 일본의 요즘 현실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은 일자리보다 젊은이의 숫자가 적어 취업을 장려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낮은 출산율로 사회에 진출한 젊은이의 숫자가 크게 줄어들어 벌어진 일이다. 일본도 몇 년 전까지는 한국과 비슷하게 젊은이의 일자리가 없었고 일을 구한다 하더라도 파견과 비정규직 일자리가 대부분이었다. 지금도 비정규직 비율은 높은 편이지만 지금은 원서만 내면 합격한다고 할 정도고 고학력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여야 할 정도다.

이런 현상은 안 그래도 고령화로 줄어드는 농촌 인구를 더욱 빠르게 감소시켜 농촌의 붕괴를 가속했다. 도시에서 취업이 잘 되니 농촌 지역의 젊은이들이 도시로 나가고 도시에서 농촌으로의 인구 이동을 멈춰서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고령화로 매년 30만 명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데 농촌에서 대도시로 인구이동이 가속화돼 농촌 일손이 급감하고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빈집만 820만 채가 넘을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그래서 오랫동안 쌓인 일본의 농업기술이 이어받을 젊은이가 없어 실전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본 정부는 기업의 농지 소유를 자유화하고 무인 경작시스템을 도입하는 등의 조치를 하고 있으나 효과는 미지수다.

한국도 이런 현상이 목전에 다가왔다. 지금은 귀농 인구가 많아 농촌인구 감소세를 줄이고 있지만 귀농하는 인구의 상당수, 특히 30~40대에 귀농하는 젊은층은 일자리 문제로 농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도시의 일자리가 늘어난다면 귀농을 할 이유가 전혀 없어지고 농촌 지역에 사는 젊은이도 도시로 떠나가게 된다.

그 시기는 지금의 초등학교 저학년이 사회에 진출하는 10~17년 후쯤이다. 최근 충남연구원은 충남도 내 인구 고령화 문제로 2040년이 되면 충남도내 351개 마을이 사라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저출산만 극복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농촌으로의 유인책, 특히 농촌에 가면 잘 먹고 잘살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지 않으면 극복이 힘들다. 일본의 전 총무상 마스다 히로야가 쓴 책 ‘지방소멸’을 보면 지방의 인구 공동화 현상을 방지하려면 지역 활성화 정책 마련이 급선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지역 활성화 정책을 마련한다 하더라도 갈 사람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즉, 농촌의 인구 감소를 막으려면 농업유인책뿐만 아니라 저출산도 동시에 극복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지금 당장 저출산을 극복한다 하더라도 상당 기간 농촌붕괴를 막을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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