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수출 계획·애로 마라톤 보고 및 토론
농식품 수출 계획·애로 마라톤 보고 및 토론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6.02.15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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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필 장관 “aT, 농식품 수출의 일차적 책임”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농업 부문 7개 기관의 2016 수출업무 합동보고 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제는 뭔가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 농식품 수출 확대를 위해 각 기관이 목표 지향적으로 책임행정을 해야 한다.”
지난 4일 경기 화성시에 소재한 우일팜 대회의실에서 열린 합동보고회·토론에서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 같은 인사로 말문을 열었다.
이번 보고회 및 종합토론은 이동필 장관 외 농업 부문 유관 7개 기관 수장들과 업무 관계자, 농식품수출업 및 생산 종사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약 3시간 동안 휴식 없이 마라톤으로 진행되며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김재수 사장 “aT, 정부가 시킨대로 하면 점수 잘 받는 구조”
합동보고 후 이어진 종합토론 1부는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의 질의와 7개 유관기관 관계자들의 답변 형태로 진행됐다.
이동필 장관은 앞서 모두 발언에서 “올해도 수출 여건이 좋지 않다. 1월 농식품 수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식품이 국가 수출 증대에 한몫을 해보자”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에게 “농식품 수출은 aT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aT가 수출의 일차적 책임을 지고 있는데 (예산)규모에 비해 역량과 노력이 걸맞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이에 김재수 사장은 “aT는 수십년 동안 준정부기관이었다. 농식품부 정책에 따라서만 (업무를)한다는 생각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박혀 있다”며 “준정부기관은 정부가 시킨 것을 하면 (평가)점수를 잘 받는 구조”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준정부기관 조직의 경직성이 농식품 수출을 위한 창의적 활동을 저해한다는 의미다.
이에 이동필 장관은 “일하는 방식을 목표 지향적으로 바꾸자. 전략품목을 정할 때에도 전술적이고 성과를 체감하는 목표에 맞춰야 한다”라고 대응했다.


이동필 장관 “수출 실적 부풀리기 안 돼…머리 싸매고 방안 연구해야”
이날 aT외에도 농협중앙회, 농촌진흥청 등의 업무보고에 대한 이동필 장관의 질의 및 질책도 이어졌다.
이동필 장관은 농협에 대해 “지난해 수출실적이 3억 8000만 달러라고 보고했는데, 부풀리기 하는 것인가?
중앙조합과 지역조합, 지자체 별 각 수출 실적을 확인하고 점검할 수 있는 성과 지표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중앙회와 지역 조합, 그 외 지자체 자체 수출 실적이 중복됐는지 여부에 대해 질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이상욱 농업경제 대표는 다소 굳은 표정으로 “농협중앙회가 집계한 농식품 수출액 3억 8000만 불에는 농우바이오, 농협유통 등이 포함돼 있다”라며 “농협 계통의 수직계열화가 꼭 필요하다. 중앙회가 마케팅을 지원하고, 수출 담당 농협은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
고 설명했다.
수출 활성화를 위한 기술 연구를 담당하는 농촌진흥청 역시 질타를 면치 못했다. 이동필 장관은 “얼마 전 대통령 생신 때 ‘쁘띠아미’라는 중소기업 브랜드의 쌀 케이크를 접했는데, 진흥청이 그보다 더 많은 예산을 가지고 조그만 쌀 가공품 중소기업조차 따라잡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이양호 농촌진흥청장은 “장기적인 계획이 있다”라며 “다만 농산물 생산과정에서 수출 상대국이 허용하지 않은 농약이 사용된 경우도 있는 등 여러 가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동필 장관은 이에 덧붙여 “농산물 수출비용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에너지다. 에너지 비용을 얼마나 절감할 것인가? 이에 관하여 머리를 싸매고 한 푼이라도 에너지 비용을 아끼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간 무역업체도 정부 지원 절실”
정부와 유관 기관 관계자들 간 농식품 수출업무에 관한 질의응답에 이어, 이동필 장관과 민간 농식품 생산·수출업 관계자들 간의 토론도 이어졌다.
이 토론에는 우일팜(주) 백노현 대표, 한국수출딸기생산자연합회 하동호 회장, 한라골드영농조합 고봉주 대표, (주)젤존푸드 배인상 대표, (주)리마글로벌 임종세 대표 등이 발제자로 참석해 질의했다. 참가자들은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수출현장에서 겪은 애로 사항을 토로하며 해결방안을 강구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하동호 한국수출딸기생산자연합회장은 우선 외국에 수출되는 국산 딸기 간 경쟁과 덤핑 현상에 대해 지적했다. 하 회장은 “외국에서 국산 딸기끼리 서로 경쟁한 탓에 딸기값이 ×값이 된 사례가 있었다”며, 국익을 위한 농식품 수출이 자칫 출혈경쟁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지적했다.
하 회장은 이어 “수출용 생산비와 내수용 생산비의 격차를 무엇으로 해결할 것인가? 수출에 드는 물류비가 지원되지 않으면 농가들은 수출 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저장성이 약해 수확 직후 수출해야 하는 딸기는 물류비지원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중동 지역에 과일 등을 수출하는 (주)리마글로벌 임종세 대표는 “두바이 시민들에게 한국 과일을 맛보게 했더니 정말 좋아했다”며 “중동과 이스라엘 등 수출을 위해 코셔(유대인증) 인증을 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이어 “우리 업체는 베트남에 배 한 품목만으로 연 400t을 수출한다. NH무역 한 곳보다도 더 많이 수출하는데, 이러한 민간 무역업체에도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산 참다래와 한라봉을 취급하는 한라골드영농조합 고봉주 대표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참다래는 내수용이 60%, 수출용이 40%다. 수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국내 참다래 산업은 힘들어진다”며 “뉴질랜드 정부는 ‘제스프리’라는 브랜드에 수출 독점권을 줌으로써 키위 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다”라고 농식품 수출 선진국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2016년 농식품 기관별 수출 업무 합동보고]

농림축산식품부 “일본·중국·할랄 시장 수출액 전년대비 14~33% 증가 목표”

원예 수출단지 육성·신품목 발굴
농식품부는 전국의 원예 전문 생산단지 148곳 중 수출비중이 50% 이상인 곳을 수출전문단지로 지정·육성할 계획이다. 또한 대호간척지 내 수출용 벼 재배단지를 기존 200ha에서 540ha로 확대 조성할 방침이다.
농식품 유통기한 연장 기술 등 수출 연구개발(R&D)에 9억원을 투입하고, 중동 및 유대인 시장을 겨냥한 할랄·코셔 등 해외 인증획득 지원 강화에 올해 40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수출 잠재력이 큰 꽃송이 버섯, 껍질 깐 응행 등 신품목을 전국 지자체 및 aT 등과 협업해 발굴할 계획이다.

수출물류비 연 380억 지원
농식품부는 올해 신선 농산물 및 농산물 가공식품에 대한 수출 물류비를 올해 380억원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국산 원료 의무 사용비율을 기존 100%에서 50%로 대폭 낮춰준다. 오는 하반기에는 중국 충칭 등 해외 한식박람회인 ‘케이푸드(K-Food) 페어’를 금년 총 8회 개최하고 해외 한국 농식품 안테나숍도 총 18곳 개소할 방침이다. 아울러 aT등과 협업해 이란·터키 내 할랄식품 시장에 대한 소비·유통 동향을 파악하고 할랄 시장 수출 유망품목을 발굴할 계획이다.

 

산림청 분재·조경수 등 신규 전략품목 육성 

산림청은 수출잠재력이 높은 분재ㆍ조경수ㆍ산양삼을 신규 전략품목으로 선정해 집중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수출 의무액 기준을 면제하는 등 다양하게 지원한다. 또 밤, 감 등에 대한 일본 수출을 촉진하고 목재류 수출 촉진을 위해 해외 건축자재박람회에 참가하는 등 해외 마케팅에 주력한다.
아울러 임산물의 할랄 시장 진출을 위해 할랄 인증 취득업체를 우선 지원하는 등 바이어 알선부터 시범 수출까지 단계별로 지원할 방침이다.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판매 지원도 강화해 오는 4월 중국인 관광객 전용 임산물 홍보 판매관을 제주도 성산 지역에 개설해 운영할 한다.

 

농촌진흥청 멜론·참외·심비디움 등 신 전략품목 육성

농촌진흥청은 금년도 농식품 총 수출 목표액인 81억불 달성을 위해 신 전략품목을 육성하는 등 농산물 생산기술을 위한 연구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농진청은 멜론, 참외, 심비디움, 새싹보리 등을 신 전략품목으로 지정하고 육성에 집중한다. 국산 멜론은 지난해 총 1350t이 해외 수출됐으며, 오는 2017년 총 2000t 수출이 목표다. 또 심비디움은 지난해 185톤 수출됐으나, 절화수명을 기존 2주에서 3주로 연장하는 기술을 개발해 오는 2017년 연 250톤 수출하는 것이 목표다. 품종 수출로는 참다래, 국화, 장미, 인삼, 들깨 등 과수부터 특용작물까지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농협중앙회 2017년까지 농식품 수출 총액 절반 비중 목표

농협중앙회는 국가 전체 농식품 수출총액 중 자사 수출액의 비중을 올해 42%로 달성하고 오는 2017년까지 총 5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경기 안성시에 소재한 안성농식품물류센터를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해 수출 전 처리 및 소포장에 활용하는 한편 주한미군 전용 매장에 국산 농산물 수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농협중앙회는 주한미군 매장에 국산 농산물 5백만불 상당을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한편 생식용 수출 기준에 미달하는 파프리카나 청양고추를 얇게 썰어 슬라이스 전용으로 판매하는 등 비규격품을 활용한 농산물 수출도 다각화할 방침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수출 농산물 안전성 관리에 만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을 농산물의 해외 수출 활성화를 위한 농약 안전 관리 등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미국 수출용으로 적합한 딸기가 홍콩 수출에는 부적합한 경우인데, 이는 국가별로 농약 사용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농관원은 수입 농산물의 잔류농약 허용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신규 수출시장에 대한 농약안전사용지침을 보완할 계획이다. 또한 검역본부와 협업해 검역 단계에서 안전성 검사 성적서를 의무 제출토록 하고, 해외 시장의 유해물질 잔류기준 등에 대한 최신 정보를 수집할 방침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인도에 딸기 등 수출허용 요청 예정

농림축산검역본부는 6개국 6품목에 대하여 수출 검역요건을 타결하고 2개국 4품목에 대하여 신규 수출허용을 요청할 계획이다.
수출 검역요건 타결 항목은 각각 파프리카(중국), 다육식물(대만), 배(아르헨티나, 브라질), 호접란, 심비디움(각각 미국), 토마토(페루)다. 신규 수출허용 요청 사항은 베트남(백합, 심비디움 분화 등), 인도(딸기) 등이다. 검역본부는 또한 동물용 의약품 수출을 활성화 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 독일 등에서 개최되는 국제축산박람회에 참석하는 등 축산용품 수출 시장을 개척할 방침이다. 가축 사료의 경우 지난해 총 1억불 상당이 수출됐으나 올해는 이보다 증가한 1억 1000만불 수출이 목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중국 내 콜드체인(신선유통) 구축·중동시장 개척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중국 시장 확대를 위해 중국 서부 내륙지역 콜드체인(신선유통망)을 구축하고 영유아 대상 프리미엄 시장을 개척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베이징, 상하이에서 개최되는 영유아 박람회에 참가하는 한편 영유아 전용 음료과 이유식 등 가공식품 육성에 주력한다.
한편 ‘한국 식품=고급 식품’ 이미지 구축을 위해 중국내 동영상 사이트, 사회연결망(SNS), 앱 등을 통한 홍보에 집중한다. 또 일본 시장에 대해 당뇨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국산 당조고추의 판촉을 실시하는 한편 막걸리 페스티벌, 한인촌 한식 팝업스토어 등을 운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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