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아쉬움과 여전히 의문 남는 기업윤리
진한 아쉬움과 여전히 의문 남는 기업윤리
  • 박세아 기자
  • 승인 2016.02.1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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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아 기자

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말은 오래전부터 들어온 터라 익숙해졌다. 요즈음 중소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 말하지만, 아직까지는 소수 대기업이 여전히 경제의 큰 축에서 서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 사조오양은 수입산 오리고기 판매 논란으로 관련 농가·단체들의 강한 반발을 샀던 상황을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대기업의 이익은 결국 ‘나라’가 아닌 기업만 사는게 아닌가 하고 말이다.
사조오양은 수입산 판매 논란이 일자 인터넷에서 판매했던 수입산 오리고기를 지속적으로 삭제 조치를 취하고, 44.7t의 재고량에 대해서도 이달 중 빠른 시일 내 회수·폐기키로 하면서 이번 사태를 마무리 지었다.
이번 일은 이렇게 정리가 된다 해도, 우리나라 대기업 사조그룹 계열사가 이번 중국산 수입오리 판매를 함으로써, 품질과 관련해 아무래도 국내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 조성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
물론 대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국내산을 써야한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당장의 이익을 위해 내외부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충분한 시간 없이 급히 나선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계열사 내 국내 오리고기를 위탁·취급하는 사조화인코리아가 있고 아직 냉동 재고량이 100만수 정도가 남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 굳이 수입산이 필요했던 건지 의문이 든다.
지난 2014년 AI 발생으로 육용오리, 종오리를 포함한 91만여 마리가 매몰 처분돼 오리 마릿수가 급감한 적 있다.
현재 국내 오리농가에서는 AI 발생과 더불어 오리고기 가격이 폭락해 생산비 이하로 떨어졌다.
사실 올해뿐만 아니라 오리고기의 하락세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현재진행형이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여전히 악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실은 AI가 회복됨에 따라 지난해 중순부터 점차 생산량이 계속적으로 증가해 올해 생산량을 12만9000t으로 예상했다.
특히 생산량 증가로 인해 가격이 생체오리 3kg 기준 2015년 6760원으로, 지난 2014년 7970원이었던 것에 비해 15% 하락했다. 올해는 6240원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1일 생산비에 맞춰 물량조절이 필요하다.
축산관측실 관계자는 전체 수입산 오리고기 비중이 2~3% 정도밖에 되지 않아, 큰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 그 비중이 미약하다고 해도 무시할 건 아니다. 무엇도 안심할 수는 없다. 하나 둘 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소비자들에게 유혹의 말을 건네기 시작하면, 무서운 속도로 예상치 못한 변화가 생기기도 한다.
판매 업체들은 품질과는 별개로 저렴한 장점을 내세워 풍족한 배를 채우는 상황이 많아질 수 있고, 기존 업체에 대기업이 가세한다면 어떨까. 저렴하게 들여와 더 많이, 혹은 더 높은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져 소비자는 물론 농가에게 반감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기업이 이윤을 챙기기 위한 판매 전략이더라도 우리나라 기업도 살고, 농가도 만족하고, 소비자도 합리적인 관계로 신뢰받는 서로간의 디딤돌이 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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