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즐겨먹는 배 신품종 보급”
“사계절 즐겨먹는 배 신품종 보급”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6.02.0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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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 김명수 소장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 김명수 소장

한국인에게 배는 없어서는 안될 과일이다. 우리 조상들은 명절날 크고 단단한 배를 골라 제삿상에 올렸다.
배는 대표적인 설·추석 선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옛날처럼 배를 즐겨먹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각종 수입과일과 연중 생산되는 하우스 과일에 밀려서다. 이에 대한 대책은 없을까?

배 주산지인 전남 나주에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가 소재하고 있다. 지난 1970년 원예시험장 나주지장으로 발족한 이곳은 현재 다양한 배 신품종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한국인의 입맛에 더욱 잘 맞는 배, 나아가 외국인들을 사로잡을 배 품종 연구가 활발한 배연구소를 찾아가 김명수 소장을 만났다.
 

배 연구소는 어떤 역할을 하는 기관인가?
배 연구소는 크게 4가지 업무를 하고 있다. 배 신품종 육성, 새로운 재배기술 및 병해충 방제기술, 수확한 배의 저장·유통 방법 연구다. 신품종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만황’과 ‘조이스킨’이 특히 기대되는 품종이다.
조이스킨(joyskin)은 껍질째 먹는 미니 배인데, 보급되면 도시락이나 디저트용으로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신품종 ‘조이스킨’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면
조이스킨은 ‘황금배’ 품종과 ‘조생적’ 품종을 교배한 신품종이다. 지난 2011년 육성하기 시작했는데, 껍질은 황금색을 띠며 과중은 320g, 당도는 15brix 이상이다. 또 이 품종은 향후 외국으로 수출해도 인기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국산 배가 미국과 대만 등으로 수출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와 달리 외국에서는 배를 깎아 먹는 문화가 잘 발달돼 있지 않다. 그래서 껍질째 먹는 조이스킨은 수출만 된다면 기존 국산배보다 더 큰 호응을 보일 것이라 전망한다.
 

현재 국내 배산업 현황을 말씀한다면?
국산 배의 83%가 신고 품종이고, 나머지 17%가 원황, 추황, 화산, 만풍 등 품종이다. 신고 외에는 원황이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배 재배가 신고 한 품종에 치중돼 있기 때문에, 배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 무엇보다 품종 다변화가 중요하다. 신고 품종이 크고 저장성도 좋아 제수용으로 적절한 것은 사실이지만, 맛있고 병해충에도 강한 타품종들이 많다. 예를 들어 서양 품종과 동양 품종을 교배한 ‘그린시스’는 흑성병에 강한 저항성을 보이고 껍질도 초록색이어서 보기에 신선함을 준다.
 

우리나라 배 산업 발전 전망은?
국내 배 재배 면적은 최근 15년 동안 절반이 줄었다. 2만 6000ha(2000년)에서 약 1만 3000ha(2015년) 크게 줄었는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그동안 소비량을 초과할 만큼 과잉 공급됐던 배 생산량이 자연적으로 구조조정됐다고 본다.
지금까지 배는 주로 제수용으로 생산이 됐는데, 추석을 예로 들면 매년 9월 초부터 말까지 날짜가 다르다. 그래서 조기 출하를 위해 약품 처리를 해 맛이 저하되기도 했다. 소비자들이 품질이 낮은 배를 먹게 되면 배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이에 따라 배가 연중 고르게 소비되는 과일로 자리잡지 못한 점이 있다. 앞으로는 품질이 좋은 신품종 보급에 적극 힘써 배가 사계절 꾸준히 사랑받는 과일이 되도록 하겠다.
물론 농업 현실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무조건 ‘힘들다’, ‘안된다’고 하며 자포자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배 농업인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결국 배의 품질을 평가하는 것은 소비자다. 지금까지 다른 농작물과 마찬가지로 배도 생산자의 입장에서 생산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트렌드를 고려해 배를 생산할 필요가 있다. 먹기 편한 크기, 다양한 색깔, 부드러운 식감 등 여러 가지를 고민해 다양한 품종을 시장에 내놓는다면 배가 더이상 명절 위주의 과일이 아닌, 사계절 사랑받는 과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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