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계 소외된 총선, 농정 빈틈 우려
농업계 소외된 총선, 농정 빈틈 우려
  • 이지우 기자
  • 승인 2020.04.20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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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농업홀대론, 비례대표 1석도 없어
전 농식품부 장관 출신인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이 81.9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3선 고지를 밟았다.
전 농식품부 장관 출신인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이 81.9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3선 고지를 밟았다.

 

지난 15일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농업계 목소리를 대변할 인사가 터무니없이 적어 그동안 농업계에서 끊이질 않고 제기돼 온 농업홀대론이 또다시 대두되고 있다. 이번 21대 총선은 66.2%로 지난 1992년 14대 총선(71.9%)에 이어 28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163석, 비례 17석으로 180석을 차지해 거대여당으로 자리매김했고,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지역구 84석, 비례 19석으로 개헌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103석에 그쳤다.


총선이 끝나고 농업계에선 그동안 끊이질 않은 농업홀대론에 대한 불만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전체 비례대표 47석 중 농업계를 대변할 인물이 단 1석도 포함되지 않아 뒷전으로 내밀린 탓이다.


농업계 상황을 감안하면 비례대표 1석이 무엇보다 중요했으나 정당 모두 후순위에 배치하거나 아예 비례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더불어시민당은 27번(백혜숙 후보)에 배치했고, 정의당은 14번(박웅두 후보), 미래한국당은 비례 후보에 농업계 인사가 제외됐다. 더불어시민당은 비례 17번, 정의당은 5번까지 당선되면서 농업계 인물은 당선권에 들지 못한 것이다. 유일하게 민중당이 앞순위인 2번(김영호 후보)에 배치했으나 정당득표율이 3%를 넘기지 못하며 비례석을 얻지 못했다.


지역구 후보에선 농식품부 장관을 지낸 더불어 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담양·함평·영광·장성에서 3선에 성공했고, 박완주 의원(충남 천안을), 서삼석 의원(영암·무안·신안), 오영훈 의원(제주시을)도 당선돼 의원직을 유지했다. 전남 나주·화순의 신정훈 의원은 19대에 이어 다시 국회로 복귀했다.


미래통합당은 농식품부 장관을 지낸 정운천 의원이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16번으로 당선됐고,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서천),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청도) 이양수 의원(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 등이 지역구에서 승리하며 의원직을 유지했다. 농식품부 차관을 지낸 하영제 의원은 경남 사천·남해·하동 지역에서 당선되며 첫 국회의원직에 올라 농업계 인물로는 유일한 새얼굴이 되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사람 중심의 농업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농업 본연의 가치, 생명의 가치, 공동체와 포용의 가치를 회복하고, 미래 산업으로 도약시켜야 한다는 아젠다를 던졌지만, 국회에서 직접 발로 뛰며 일을 해야 할 사람을 뽑는 총선에서는 이러한 아젠다가 무색해지며 씁쓸함만을 남겼다.


이번 총선에 비례후보로 정치에 도전한 농업계 한 인사는 “정당에서 농업의 비전을 얘기하며 선거에 임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실제 총선이 다가오자 농업은 안중에 있지 않았다. 농업계의 현실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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