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아 농원 원도호 대표는 튤립 수익률에서 첫 째도 정보, 둘 째도 정보, 셋 째도 정보를 강조했다. 실제 원 대표는 시세, 소비동향, 신품종 정보 등을 수집해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예를 들어 졸업식이라고 한다면 졸업 일자를 모두 구해 그에 맞춰 출하일을 결정한다. 튤립은 구근 식재 후 50일이면 자라기 때문에 정보에 따라 재배, 출하가 가능하다. 따라서 재배 양을 조절할 수 있어 손해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정보에 맞춰 출하량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은 다시 말 해 튤립은 정보가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수확까지의 기간이 짧아 과열경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원 대표는 졸업시즌에는 낮은 가격, 대량 재배로 수익을 올리고 비시즌에는 화사하고 특이한 튤립을 심어 높은 단가로 수익을 내는 것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회사에서 일한 경험을 튤립 재배에 접목
원 대표는 1978년 고등학교 원예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에서 생활했다. 당시 수입자유화가 되면서 외국에서 수입된 새로운 꽃이 시장에 풀렸다. 그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구근으로 키우는 튤립과 글라디올러스. 튤립은 재배 기간이 짧다는 점에서 글라디올러스는 재배할 때 돈이 덜 들고 키우기 쉽다는 점에서 관심이 갔다. 당장 강원도에 있는 집으로 가서 꽃을 재배하자고 설득했지만 참외와 수박 농사를 짓던 원 대표의 아버지는 그 말을 일축했다. 그래도 꽃 농사를 짓고 싶은 마음에 구파발에 있는 농가로 달려가 4년 동안 일 하면서 튤립 재배를 배웠다.
기술을 배워 본인의 농장을 열어 강원도에서 튤립 재배를 시작했으나 판매에서 문제가 생겨 그의 첫 꽃 농사는 망하고 만다. 잘 키워도 판매를 잘하지 못하면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서울로 돌아와 터미널 꽃 상가에서 점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상가에서 일하던 그를 유심히 지켜본 사람이 있으니 꽃 종자를 수입하는 아세아 종묘의 영업사원이었다. 아세아 종묘는 원 대표를 스카우트했고 원 대표는 재배, 유통, 종묘에 대해서 모두 배울 수 있었다. 그랬기에 농사를 지으면서도 어떻게 품종을 결정하고 정보를 활용해야 하는지 잘 알게 된 것이다.
“노하우를 알려줘도 활용하지 않아”
노하우를 공개하는 원 대표에게 이렇게 공개해도 괜찮으냐고 물어보니 “괜찮다”는 답이 돌아왔다. “본인은 항상 모든 것을 공개하는데도 사람들이 그렇게 안 한다”라는 이유에서였다. 정보를 취합하고 활용해 수익을 올리는 농가는 수없이 보았다. 남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취합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하는 것이 수익을 올리는 지름길이지만 남과 다른 선택은 어렵다. 비싸게 팔면 돈을 더 벌어서 좋지만 수요가 유지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너무 비싸면 소비가 유지되지 않습니다. 잘된다고 홍수 출하돼 물량도 유지가 안 되고요. 그래서 너무 비싸도 안 좋습니다. 잠깐 비싸게 팔았는데 그 뒤에 나가는 물량의 가격이 안 나오면 결국 손해를 보거든요. 일정한 가격으로 꾸준하게 나가는 것이 최고입니다.” 재배기술이 상향 평준화 된 시대에는 유통, 마케팅 등이 수익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소가 되었고 최근의 농가 교육도 그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유통과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정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