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식물병해충을 최전선에서 방어하는 보람
유해 식물병해충을 최전선에서 방어하는 보람
  • 농업정보신문
  • 승인 2015.12.2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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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근 농림축산검역본부 식물방제과장

금년 5월에 호흡기를 통해 급속히 병이 전파되는 신종 바이러스인 ‘메르스(MERS)’가 발견되어 38명이 아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 국가가 큰 혼란에 빠질 무렵 식물의 메르스라 불릴 만한 배화상병이 국내에 발생되어 농업, 특히 과수분야 병해충 방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배 화상병(火傷病, Erwinia amylovora)이 과수원에 발병되면 사과·배나무 등에 화상을 입은 것처럼 전체 과수원을 붉게 물들일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는 병으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식물에 있어 금지병으로 지정해 관련 기주식물의 수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이렇게 국내에 없는 금지병해충이 발견되면 초기에 발생원과 전파경로를 파악해 확산 방지를 위한 신속한 방제조치는 물론 역학조사 업무를 수행하는 곳이 바로 농림축산검역본부 식물방제과다.
금년 5월초 안성지역에 배화상병의 발생으로 식물방제과에서는 병 발생 역학조사를 실시해 발생원을 차단하는 등 신속한 조치를 취했으며,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역학조사를 수행했다. 이를 위해 일선 155명의 검역관을 현장에 투입해 발생과원, 경작자, 작업자 등 광범위한 현장 및 탐문조사와 유입· 확산경로별 정밀검사를 실시했다. 또한, 배화상병으로 인한 수출 차질을 방지하기 위해 18개 시군 23개 사과·배 수출단지에 대해 5차에 걸쳐 6056ha(4463농가)에 대한 정밀 예찰조사를 실시해 배화상병 무발생을 증명함으로써 사과·배 등의 수출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노력했다. 향후 배 화상병의 추가 발생상황, 확산·유입경로 정밀조사 및 유전자분석을 통한 원산지, 유입경로, 유입시기 등 규명을 통해 배화상병이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유입되었고, 어떤 방법을 통해 적절히 차단할 수 있을지 최종 결론을 도출할 것이다.
식물방제과의 주요한 업무 중 다른 하나는 수입되는 식물에 병해충이 발견되었을 경우 병해충을 안전하고 철저하게 사멸시키는 소독방법에 대한 개발 및 관리 업무이다.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병해충 사멸에 주로 사용되고 있는 주요 검역용 훈증제인 메틸브로마이드(MB)이다. 그러나 이 약제가 1992년 몬트리올의정서에 오존층파괴물질로 지정되고, 약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밝혀짐에 따라 이를 대체하기 위한 국내외의 적극적인 노력이 경주되어 왔다.
국내의 경우 2011년도에 에틸포메이트와 포스핀 훈증제의 소독기법을 개발해 처음 적용하기 시작했고, 금년에는 과채류·묘목류에 대해 동 소독기술을 개발해 에틸포메이트 훈증제는 파프리카, 토마토에 대해 포스핀 훈증제는 파인애플, 야자나무, 크로톤묘목, 폴리시아스 묘목, 행복나무 묘목에 대해 소독처리기준으로 설정했으며, 세계 최초로 에틸포메이트·포스핀 훈증제 병용처리기술을 개발해 파인애플에 적용하게 되었다. 또한 사과, 파프리카, 장미절화, 국화절화 등의 수출식물에 대한 물리적 소독방법(방사선, 저산소가온처리)의 기준을 설정하고, 현장 활용을 위해 방사선처리에 관한 표준운영절차(SOP)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메틸브로마이드 대체 친환경 소독방법을 개발해 현장에 활용함으로써 ’11~’14년까지 바나나 약해로 인한 손실 약 3039억원을 절감했고, 향후 그 성과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식물방제과는 수출입식물의 병해충을 직접 사멸시키는 소독처리업체(방제업체, 열처리업체)를 지도 관리하는 업무와 함께, 국경검역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병원균을 사후에 검사하는 격리재배검역 등의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금년 한해 식물방제과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웠던 시기로 기록될 것이다. 금지병해충인 배화상병 등을 비롯한 다수의 관리병해충 발생으로 이들 병해충을 조기에 차단해야 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우리과로서는 휴일을 반납한 채 병해충 확산차단에 노력해 왔다. 앞으로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고 국가간 교역량이 계속 증가됨에 따라 외래 병해충의 유입가능성은 더욱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시기에 조기 발견으로 신속한 확산 차단을 위해서는 이를 담당할 조직의 기능강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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