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양돈현장을 가다
네덜란드 양돈현장을 가다
  • 농업정보신문
  • 승인 2015.10.1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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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양돈과 농업연구사 김 두 완

올 여름 한 달 동안 네덜란드에 연수출장 갔을 때 운이 좋게도 ‘pig farm open day’에 참가하는 기회가 있어 새로 지은 양돈농장을 방문하게 되었다. ‘pig farm open day’는 사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일반인에게 양돈농장을 공개하는 날로 우리나라의 신장개업 인사를 하는 것과 비슷해 보였다.
특이한 점은 양돈산업에 관련된 기업들이 참여해서 농장의 외부에는 가축분뇨처리차량, 돼지운송차량을 전시하고 농장의 내부에는 종돈, 축산기자재 업체들이 작은 부스를 만들어 제품을 소개하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모습이었다.
우리나라의 여느 농장들처럼 시골에 자리 잡은 양돈농장인데 이웃사람들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이곳저곳을 살피고 서로 정보를 교류하며 축하해 주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덜란드는 농업분야에서 선진국에 속하며, 특히 양돈산업은 유럽에서도 생산성이 우수한 대표적인 나라이다.
양돈 생산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모돈 당 연간 도축 두수(MSY)로 보면 27두로 세계에서 덴마크 다음으로 높다. 돼지는 연간 2,500만두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중 비육돈 또는 자돈으로 1,400만 두를 이웃나라로 수출하고 있다. 돼지 자급율은 무려 220%로 매우 높다.
심지어 인구밀도보다 돼지사육밀도가 더 높은 나라이다. 그만큼 농업에서 양돈산업이 차지하는 비율도 크다. 하지만, 그에 따른 문제도 산재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네덜란드에서는 지속가능한 농업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가축분뇨처리, 악취저감 방안, 친환경축산, 동물복지, 자동화시설, 자료전산화 등에 대해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고기를 생산하는 생산자와 이를 사서 먹는 소비자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도 생산자와 소비자와의 거리를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활발한 연구와 소통방안을 찾고 있다.
네덜란드에는 누구나 방문이 가능한 양돈체험농장이 지역별로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다.
주로 어린 아이들이 대상이며 돼지가 먹이를 먹고 건강하고 깨끗하게 자라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볼 수도 있고 앉아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도 한편에 마련해 뒀으며 다양한 양돈관련 자료를 전시해 학습효과도 누릴 수 있다. 물론 방역을 고려해서 견학통로는 유리로 되어 있지만, 어릴 때부터 돼지를 보고 경험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돼지를 친숙한 가축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 아닌가 싶다.
양돈산업에서 생산성 향상 기술, 신기술 연구 개발도 중요하지만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 생산자 사이에서의 관계 설정도 중요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상생의 의미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 양질의 좋은 고기를 생산하는 양돈농가와 그것을 믿고 매일 먹는 소비자는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고 양돈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이 실타래처럼 한 가족으로 연결되어 있다.
서로 만나서 소통하고 방안을 찾아가면서 하나하나를 실천한다면 신뢰는 더 많이 쌓이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거리는 더욱 가까워지며 가족의 끈은 더 강하게 맺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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