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안성으로 취재를 다녀오면서 안성시농업기술센터를 방문했다.
센터 관계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올해 과일 생육은 양호한 편인데 미국선녀벌레 때문에 배와 포도 농가가 큰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방문 당일 오후에 경기도농업기술원장과 안성시부시장들이 한 데 모여 긴급·공동방제를 위해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국선녀벌레는 지난 2009년 수원에서 처음 보고됐는데, 확산세가 보통이 아니다. 외래종이라 천적도 불분명하고, 선녀벌레까지 처치가 가능하던 약제들이 안정성과 고독성 등을 이유로 사용이 중지된 데 따른 것이다.
경기도에 현재 올해 경기도 내 23개 시·군 농경지 6198ha에 걸쳐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2686ha에는 발생 작물의 어린 가지 중 1~50%에 미국선녀벌레가 달라붙어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미국선녀벌레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작물의 즙 액을 빨아먹고 다량의 왁스물질을 배출해 상품성과 생산량을 떨어뜨려 8월 수확기를 맞은 농가에서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최근에는 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경기도에서는 농가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는 미국선녀벌레 긴급 방제비 12억 원을 긴급 투입했으며 기존의 방역체계를 넘어 지자 체와 산림청 등의 국가기관의 공동방제를 실시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12억원 이라는 긴급 비용이 아니다. 미국선녀벌레 성충이 약제 살포를 피해 옮겨 다닌다는 정보가 파악됐을 때 시 군과 산림청 등의 공동방제가 더 일찍 시작됐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미국선녀벌레의 국내 공식명칭도 등록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이번 정부와 지 자체의 협업도 늦은 감이 있지만,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에 따라 앞으로는 미국선녀벌레와 돌발해충 등에 대한 더 발 빠르고 정보 파악 및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위와 같은 비상사태 발생시 유관기관과의 협업도 유기적으로 진행돼 이런 피해가 다시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