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선택권은 농민에게 있습니다”
“이제 선택권은 농민에게 있습니다”
  • 이혁희 국장·이태호 기자
  • 승인 2018.04.0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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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박현출 사장

 서울 가락시장 시설현대화 2, 3단계 사업추진에 차질이 없게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는 박현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을 만나 그동안의 소회를 들어봤다.

박현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이 인터뷰를 통해 가락시장 발전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현출 사장은 도매시장이 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기대와 바람을 가지고 지난 3년 동안 정말 열심히 했고, 여러 과정들을 거치면서 생각보다 힘도 많이 들었다고 그간 심경을 토로했다.

 올해 임기 3년차인 박현출 사장은 “출하 자와 유통인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끊임없이 대화하고 소통해 왔다”며, “도매시장이 제공하는 주요한 기능인 물류기능은 보관과 가공, 포장, 그리고 저온저장 가공처리시설이 한데 어울려 물류기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취임 초기부터 줄기차게 시장도매인 제를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에 대해 “지금도 그 사실에는 변함이 없음을 재차 강조하고, 생산자인 농민과 도매시장 유통인, 그리고 소비자 이익을 위해서도 공정한 선진 경쟁체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장거래 원칙, 그런 원칙은 없다

 일례로 일부 농업인단체와 도매법인들이 ‘공영도매시장 거래에 있어 상장거래가 원칙’임을 내세워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반대하고 시장도매인제로 인해 경매가 약화돼서 가락시장 내 농산물의 기준가격을 흔들어 생산자 농민들이 피해를 본다는 주장을 하는 것에 대해 박 사장은 “농안법에도 이미 2000년도에 법을 개정해 도매법인을 통한 경매제도와 시장도매인제의 축을 만들어 놨는데 상장제도가 원칙이라는 그런 원칙은 없다”고 단호히 밝혔다.

 도매법인이 정가수의거래하면 괜찮고 시장도매인이 정가수의거래 하면 경매가 약화된다는 일부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일본의 경우에도 현재 경매제도는 점차 비중이 거의 줄어들고 있으며, 출하 자와 유통인, 소비자가 서로 요구사항이나 거래처 니즈 등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안정적인 거래제도의 정착을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거래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내 물건의 거래과정을 알고 있는 것과 깜깜이 거래는 분명 다르고 겉으로 투명하게 보인다고 해서 현실적으로 투명한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언론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닌 것을 호도하는 것은 너무한다고 생각 한다”면서,“일부 농업인 단체장은 이 같은 경쟁체제에 대해서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었다고 설명했다.

 

자율적인 선택권 부여해야

 박 사장은 “자신은 시장도매인제만 최우선이고 경매 제도를 없애고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젠 농민들도 자율적인 선택권을 가지고 공정한 경쟁체제에서 이득을 취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일부가 제기한 시장도매인 제를 반대하는 이유인 돈을 떼일 우려에 대해서도 박현출 사장은 안양도매시장 예를 들며 “그쪽 도매법인이 부도가 나 27억 가량 해결을 못하고 있는데, 그것은 도매법인 경우는 출하대금을 경매회사가 책임을 지는데 강서시장 시장도매인은 52명이 연대해서 책임을 지기에 정산은행을 통해 문제가 발생해도 오히려 더 안전하다고 본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경쟁체제는 시대적 흐름

 박현출 사장은 “최소한 우리 농업계 지식인들이 어느 것이 참이고 거짓인지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현재 도매시장 거래의 경매 제도를 없애지는 않고 시대적 추세의 미래 유통환경 변화에 대비하고 도매시장법인과 경쟁체제를 구축해 출하자의 출하선택권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도매시장의 거래방식은 ‘경매거래’와 ‘당사자 간 협상에 의한 거래인 수의계약거래 방식이 있는데, 산지의 출하조직이 규모화 될수록 유통단계가 짧은 ‘협상에 의한 거래방식’을 선호하고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가락시장은 세계 10대 경제권이라는 성장한 대한민국의 모습에는 걸맞지 않는 시스템이기에 시장 자체를 현대화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껍데기만 변화하는 게 아니라 이제는 내부의 운영 소프트웨어 까지 변해야 될 시점에 와있어 그 과정에서 다소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농민들이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게끔 이들의 선택권까지 막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지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록위마(指鹿爲馬) 지양해야

 박현출 사장은 끝으로 가락몰의 현대화시설 사업완성 후 미래 세계적인 명품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이어 “가락시장은 대량도매권역과 식자재 도소매권역 공존, 효율성과 관광명소의 잠재력도 크기에 앞으로는 경매가 중심이 아닌 시장 내에서 최대한 냉동, 냉장, 포장, 직 배송 등 일목요연하게 흘러갈 수 있게 경쟁력을 갖게 해야 선진국 시스템으로 거듭날 수 있다“면서,“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칭하는 지록위마처럼 농민들을 농락해 권세를 휘두르는 경우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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