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안정적인 농산물 가격이 필요한 이유
[기자수첩]안정적인 농산물 가격이 필요한 이유
  • 이원복 기자
  • 승인 2018.03.23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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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중 하나인 춘분에 들어서면서 이제는 확실한 봄이 다가왔다. 아직 참외를 먹기에는 이른 시기 같지만 벌써 마트나 길가에는 노란 참외가 팔리고 있다. 참외를 보면 지난해 여름, 성주 참외 1만1000여t을 폐기 처분했던 일이 떠오른다.

인터넷과 TV 등을 통해서 ‘참외 대량폐기’와 같은 제목의 소식이 전해졌다. 한동안 여러 포털사이트의 조회수 1위를 차지할 만큼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큰 관심거리였다. 그러나 그 기사에 대한 농업인들과 소비자의 반응은 상당히 엇갈렸다.

농업인들은 ‘과잉 생산된 참외의 수급조절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식처럼 키워온 참외를 퇴비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소비자들은 ‘소외계층을 위해 아주 저렴한 가격에 참외를 판매하면 되지 왜 폐기하냐’며 오히려 농업인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극과 극으로 반응이 달라질까. 아마도 급격하게 변동하는 농산물 가격 때문일 것이다. 과거에는 배추나 상추 등의 가격이 치솟아 한동안 음식점에서 배추김치와 상추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적도 있었다.

농산물은 어느 정도의 유통망이 있으며 대량생산되고 있다. 이런 점은 공산품과 비슷하지만 공산품에 비교하면 농산물 가격은 매우 불안정하다. 기후나 병해충 등에 민감하여 생산량이 일정하지 않고, 많은 유통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과거 생산을 많이 해도 잘 팔리던 시대와 다르게 현대의 농업인에게 유통·판매는 큰 고민거리다.

안정적인 농산물 판로와 가격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소득불안정이 지속되면 전체 농업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심지어 수확을 포기하거나 농업을 그만두는 사람도 있다. 수확을 포기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는 수확, 유통 등에 필요한 출하비용보다 농가 수취 가격
이 낮은 경우다. 결국 전체 생산비는 커녕 출하비용도 건지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을 보면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대대적인 제도 개편이 필요해 보인다. 지금까지의 산지폐기나 수매비축 사업 등은 큰 효과가 없었다.

농산물 가격 하락은 농민 소득에도 큰 영향이 있지만, 통상적으로 가격 폭락 이후 급격한 가격 상승을 동반한다. 오히려 소비자들은 농산물 가격 하락보다 상승에 더 민감하다. 때문에 불안정안 농산물 가격은 농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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