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황금향, 겨울 제철과일로 인기 최고
제주 황금향, 겨울 제철과일로 인기 최고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7.12.26 1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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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솔동산농원 이재광 대표

“요즘엔 황금향 가격이 제일 높고, 그 다음이 레드향, 한 라봉 순입니다. 황금향 먹다가는 감귤을 못 먹겠단 사람 들도 있어요.” 1982년부터 감귤 농사를 지어 황금향, 레드향, 한라봉 을 재배하는 솔동산농원 이재광 대표.

과수원 총 면적만 6ha(1만8000평)다. 감귤 재배 면적이 가장 넓고, 그 다음 이 만감류와 매실 농장이다.  솔동산농원에 들어서면 오리와 거위 울음소리가 반긴 다. 단순히 취미로 풀어 키우는 것이 아니다.

귤밭의 골치 거리 달팽이를 오리, 거위가 말끔히 먹어 치운다. 효자 농 사꾼이란 칭찬이 절로 나온다.

농약으로 못 없애는 달팽이 오리 서너 마리면 걱정 끝

솔동산농원은 제주시 조천읍 와산리에 조성된 감귤·만 감류 과수원이다. 노지 온주밀감과 온실 만감류를 동시에 재배하고 있다. 감귤과 만감류 수확량이 연간 120t이다.

같은 면적이라면 노지보다 시설 농사 소득이 높기 때문 에, 온실을 짓고 대형 난방기를 구입하는 등 투자를 아끼 지 않았다.

다만 고민이 있다면 달팽이 피해였다. 달팽이는 닥치는 대로 잎사귀와 감귤을 먹어치우고 번식력도 왕성해 한번 창궐하면 손 쓸 수 없다. 비닐 온실에 황금향, 레드향, 한라봉을 재배하는 동안 달팽이 퇴치법을 고심하던 이재광 대표는 오리, 거위에서 해답을 찾았다.

“하우스 안이 습해지면 달팽이가 더욱 기승을 부리는 데, 오리 3~4마리를 온실 안에 풀어 놓고 하룻밤 동안 문 을 잠가두면 달팽이를 다 잡아먹어 버립니다.” 달팽이 외에 신경 써야 할 병해충도 많다. 총채벌레도 그 중 하나다. 총채벌레나 응애 피해를 입은 감귤은 껍질 표면에 거뭇한 흔적이 남아 비품 취급된다.

그래서 하우스 안팎을 수시로 예찰해야 한다. 귤 밭 근처에 채소밭이 있다면 총채벌레 유입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호박, 오이, 고추 등 잎사귀 뒷면이 꺼끌꺼끌 한 채소는 총채벌레가 서식하기 쉬운 환경 조건이기 때문 이다.

잎사귀에 붙어 있던 총채벌레가 밤중에 따뜻한 온실 안으로 숨어들기 쉽다는 점을 염두하고 기주식물을 면 밀히 관찰해야 한다.

또 나방 방제 트랩을 다룰 때는 조심해야 한다. 죽은 나 방이 들어있는 트랩을 그 자리에서 함부로 개방하거나 사 체를 아무데나 털어버리면 자칫 숨어 있던 나방 알이 퍼 질 수도 있다.

▲제주시 조천읍 와산리에 조성된 솔동산농원. 총 면적 6ha의 과수원에 감귤, 한라봉, 레드향, 황금향을 재배한다. 내년 1월 출하할 한라봉이 익어가고 있다.

직경 50mm 하우스 파이프와 송풍 팬으로 태풍 피해에 대비

바람이 센 제주도에선 매년 태풍에 대비해야 한다. 동남 아에서 발생한 태풍이 언제든 북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FTA 대응 사업의 일환으로 비닐하우스 시설을 대거 보강했습니다. 조기 출하와 난방을 위해 대용량 기름 보 일러를 설치하고 환풍(송풍) 팬도 달았어요.” 태풍에 버틸 만큼 튼튼한 하우스를 만들기 위해 직경 50mm의 굵은 파이프로 골조를 세우고, 환풍기 팬을 3300㎡ 면적에 총 7개 설치했다.

하우스 안의 온도는 겨 울에 영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난방한다. 만감류 비닐하우 스의 천장 높이는 6~7m다. 육지 남부지방의 만감류 비 닐 온실보다 높은 편이다.

시설 투자만큼 중요한 것이 품질 관리다. 귤은 무조건 당도만 높다고 해서 맛있는 게 아니다. 당도와 산도의 조화, 즉 당산비가 좋아야 한다. 당도가 11~12Brix, 산도가 1% 미만인 감귤이 가장 맛있다.

또한 익기도 전에 미리 수확하는 조기 출하 관행은 바 람직하지 않다고 이재광 대표는 말한다. 최근 몇 년 새 한 라봉의 인기가 시들해진 요인이 바로 비정상적 조기 출하 다. 남들보다 일찍 팔려는 욕심이 자칫 만감류 소비 침체 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양심적인 농사가 중요하다고.

솔동산농원이 자리한 조천읍 일대는 제주도의 유명 생수가 발원하는 곳이다. 봄철에 가문 현상이 심해지기는 제주도도 마찬가지여서, 맑고 깨끗한 지하수 120t을 상시 저장해둔다.

또 근처에 사는 지인의 말 목장에서 말똥을 얻어와 발효 퇴비로 만들어 쓴다. 육지에서 흔히 돈분이나 우분, 계분을 사용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조류 피해 예방 을 위해 지능형 조류 퇴치기도 시범으로 설치했다.

당도가 높은 ‘레드향’은 일본에서 유래한 품종이다. 모양이 옆으로 평평해 ‘감평’이라고 불린다.

노지 온주밀감은 특히나 새 피해가 심해 지테크의 조류퇴치기 ‘훠이’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훠이’로 라디오와 최신 가요를 틀어주면 농번기에 지친 일꾼들이 피로를 잊는다. 얼마 전 유기농 식품 전문 매장에서 납품 제의도 들어왔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까다로운 심사 기준을 충족한 GAP 인증 귤을 대량 생산하면서, 맛도 있기 때문이다. ‘제2의 한라봉’ 열풍이라 할 만큼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는 황금향과 레드향의 인기도 이재광 대표의 어깨를 춤추게 한다.

최근엔 유럽과 일본의 6차 산업 현장을 견학하며 느낀 점도 많았다고. 선진국 농가의 공통점은 다름 아닌 농가의 자부심이었다. 농업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당당하게 농사하는 유럽 농업인들을 보며, 한국의 농업인들도 이제 는 변해야 한다고 이재광 대표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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