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 의무 자조금> 과일 소비 촉진 기폭제될까
<과수 의무 자조금> 과일 소비 촉진 기폭제될까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7.12.11 13: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과·배 등 7개 품목 자조금 거출 소비 촉진·수급 조절 등 위해 사용
과수의무자조금이 도입되면 소비 촉진·수급 조절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미 FTA 개정 협상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 수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일 수입량이 늘어나 면 국산 과일 입지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청탁금 지법’ 이후 침체된 과수 산업이 탄력을 받기 위해 돌파구 가 필요한 시점이다. 내년 도입되는 과수 의무 자조금이 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농산물 자조금이란?

자조금 단체가 농산물의 소비 촉진, 품질 향상, 자율 적 수급 조절 등을 도모하기 위해 농산업자가 납부하 는 금액을 주요 재원으로 하여 조성, 운용하는 자금

◆자조금, 왜 필요한가?=“배 의무 자조금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국내 배 가격이 많이 떨어졌는데, 자조 금이 수출 장려와 국내 육성 품종 배나무의 보급, 그리고 소비 홍보에 사용됐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잠재적 소비 계층인 주한 외국인들에게 한국 배가 많이 홍보됐으면 좋 겠습니다.”(권상준 우리배동호회장) “사과 의무 자조금이 도입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외국 과일이 많이 수입되고 전반적으로 국내 과수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자조금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경기 포천시 사과 농업인 강태석 씨)

자조금은 ‘농수산자조금의 조성 및 운용에 관한 법률(이 하 농수산자조금법)’에 의해 운용되는 농산물 기금이다.

그동안 임의 자조금으로 운용됐던 과수 자조금이 내년부터 의무 자조금으로 전환됨에 따라 농업인들의 관심도 모이고 있다.

대다수 과수 농업인들은 의무 자조금에 대해 “꼭 필요 하다”는 입장이다. 침체된 과수 산업에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역할을 의무 자조금이 해야 한다는 데 많은 농업인들이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자조금, 어디에 쓰이나? 해외 성공 사례는?=과수 의무 자조금은 과일 소비 촉진, 홍보, 수출 장려, 수급 조절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해 사용된다. 품목별로 조성된 금액과 똑같은 금액을 정부가 지원한다.

 

예를 들어 사과 의무 자조금이 20억원 거출되면 정부가 똑같이 20억 원을 지원 하는 방식이다. 올해까지는 임의 자조금에 대해서도 정부 가 일대일 매칭 지원을 했지만, 내년부터는 임의 자조금 에 대한 정부 지원이 중단된다.

각 자조금 단체와 해당 품목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과수 분야 의무 자조금 성공 사례로 뉴질랜드의 ‘제스프리’가 있다. 제스프리는 한때 침체됐던 뉴질랜드의 키위 산업을 살리기 위해 농가 스스로 결성한 자조금 단체다.

1997년 설립돼 2700농가가 조합원 주주로 등록돼 있다. 제스프리의 연 매출액은 1조 5000억 원이며, 생산량의 95%를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수출 창구 단일화 등 각고 의 노력 끝에 성공 궤도에 올랐다. 무엇보다도 농가 스스로 십시일반 납부한 자조금이 그 기반이 됐다.

◆자조금, 거출 기준과 규모는?=내년 의무 자조금이 도입되는 과수 품목은 사과, 배, 포도, 단감, 복숭아, 감귤, 참다래 총 7개 품목이다. 사과, 배, 참다래, 감귤은 현재 거출 기준이 확정된 상태고 나머지 3개 품목은 막바지 조율이 한창이다.

거출 기준은 농업인을 기준으로 사과 3.3 ㎡당 20원, 배 봉지당 2원, 참다래 출하 금액의 0.9%, 감 귤 출하 금액의 0.25%다. 단, 사과는 재배 면적이 1000㎡ 이하인 농업인은 의무 자조금 거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의무 자조금이 예정대로 거출될 경우 규모는 감귤이 가 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품목별 거출 예상 금액은 감귤 21 억원, 사과 20억원, 복숭아 17억원, 포도 14억원 등이다.

◆“과수 산업 활성화 위해 의무자조금은 반드시 필요”

과수 농업과 관련된 정부, 학계, 생산자 단체 관계자들은 과수 의무자조금이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기주 농림축산식품부 원예경영과장은 “앞으로 지 역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를 구심점으로 민간 차원의 수급 조절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자조금이 여기에 큰 역 할을 할 것이다. 또한 자조금의 궁극적인 목표는 마케팅” 이라고 말했다. 정혜웅 한국농수산대학 과수과 교수는 “더 이상 수입 과일 시장에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선 과일 생산자들이 단합해야 한다.

자조금은 ‘아기에게 먹일 엄마의 모유’와 같다. 과일 유통 선진화와 수출 증대도 자조금이 없다면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박철선 사과 의무자조금관리위원장(충북원예농협 조합장)은 “사과 생산량이 연간 60만t을 웃도는 반면 소비 는 정체돼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사과 의무자조금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소비 촉진과 수출 증대, 농업인 교육 등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규 배 의무자조금관리위원장(천안배원예농협 조합장)은 “한 해 40만t 생산됐던 배가 지금은 연간 25만t으로 급격히 줄었다.

이런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의무자조금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자조금은 배 신품종을 보급 과 소포장 유통 활성화를 위해서도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언 감귤 의무자조금관리위원장(효돈농협 조합장)은 “의무자 조금을 활용한 수급 조절에 앞서 감귤 농업인 들에게 자조금을 먼저 홍보하고 필요성을 품질 제고와 교육 사업에 자조금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봉주 참다래 의무자조금관리위원장은 “뉴질랜드의 키위 산업이 ‘제스프리’로 인해 활성화 됐듯이 한국 키위도 의무 자조금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 자조금은 동남아 수출 확대와 꽃가루 사업 등 생산 기반 조성을 위해서도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