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 시장, 지금은 미래보다 현재를 봐야 할 때
종자 시장, 지금은 미래보다 현재를 봐야 할 때
  • 이원복 기자
  • 승인 2017.12.08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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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잘 나가는 고추 품종 하나만 해도 2000봉 이상 팔았죠. 근데 이제는 시판상 한 곳에서 전체 종자 판매량으로도 1000봉을 넘기 힘들 때가 많아요.” 경북 봉화군에서 작물보호제·종자 대리점을 운영하는 A 대표의 말이다.

경기 양평군의 한 대리점도 종자와 함께 부가가치가 높은 모종을 직접 생산·판매하고 있다. 아직 모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앞으로 종자보다는 모종 시장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국내 종자 시장은 점차 대리점의 판매 비중이 줄어들며, 육묘장 소비가 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반영된 육묘업계는 이미 포화상태다. 각 지역에 크고 작은 육묘장이 늘어났으며 치열한 경쟁으로 모종 가격이 불안정하다. 종자 가격은 점점 오르고 있지만 모종 가격은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국산 종자의 소비가 줄어 들고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전체적인 농업 면적의 축소가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과거에 비하면 농지면적과 농업인이 상당히 줄어들 었다. 다른 이유로는 농업의 효율성이 높아졌다.

이제는 최소한의 종자를 사용해 우량모종 생산을 추구하며 전체적인 농업 생산성 증대를 기대한다. 많은 농업인들도 시간과 노동력, 효율성을 고려해 육묘장 이용을 더 선호하고 있다. 예전보다 적은 양의 종자를 가지고도 필요한 모종을 충분히 생산한다.

이렇게 농업 기술이 발전으로 인한 효율적 종자 소비가 이루어지면서 수요량이 줄어들었다. 시장 논리에 따르면 수요가 줄어듦에 따라 가격도 당연히 줄어드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실제로 종자 가격은 오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높은 로열티를 지불하면서 사용하는 해외 품종이 늘어났고, 국내 업계에서 도 품종 육성에 많은 연구비를 투입하면서 고스란히 그 부담은 농민에게로 돌아가고 있다.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특별한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서는 국내에서 우수 품종을 육성해 역으로 해외에 수출하겠다는 국가적 사업이 활발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으며 실현 가능성이 낮은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외 수출이라는 거창한 목적의 사업보다는 국내 종자 시장의 가격 안정화가 우선으로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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