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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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업정보신문
  • 승인 2017.07.1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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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후 번 돈 200만원으로 귀농

전북 순창군 아동실 농장 김병수 대표

아버지를 따라 전북 순창군에 귀농한 김병수 씨는 매화 꽃이 예뻐서 매실 농사를 택했다. 김병수 씨는 직함이 여러 가지다. 매실과 아로니아, 감, 밤, 두릅을 재배하는 ‘아동실농장’ CEO가 첫번째다. 농업회사법인(주) ‘한땀’과 농산물 브랜드 ‘아빠는 농부란다’의 대표이기도 하다. 올해 김 씨의 나이는 27세다.

“제대 후 번 돈 200만원으로 귀농해 매실 농사를 시작했어요. 지난해 유기농 매실을 10kg에 4만5000원을 받고 팔았죠.”

동계면 산골짜기에서 김병수 씨는 과수원 4.3ha(1만3000평)를 경영하고 있다. 대부분 매실나무 밭이고, 대봉감과 옥광밤, 아로니아도 재배 중이다. 무농약 인증으로 시작해, 현재 유기인증으로 전환 중이다. 지난해 아동실농장 매실 직거래 가격은 같은 기간 가락시장 매실 경매가격 (4000원·10kg)의 10배다.

“유기농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관수 자재, 울타리 등 농자재 견적을 내보니 수천만원 들겠더라고요. 수중에 가진 돈으로는 어림없었죠.”

농약과 화학비료 값 한 푼도 아껴야 했던 김병수 씨에게 유기농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남들처럼 갖출 것 다 갖추고 농약과 비료 값을 내고 나면 수지 타산이 안 맞겠단 판단이 섰다. 결국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농사를 짓기로 결심했고, 결론은 유기농 매실이었다.

“처음엔 삽도 안 들어갈 만큼 딱딱하던 땅이 점점 부드러워지더라고요. 지렁이도 살고, 지천에 두릅도 번식했어요.”

유기농사를 하면서 흙이 건강하게 변하는 걸 지켜본 김 씨는 자신의 선택에 만족했다. 관행 농사로 했다면 매실을 연간 20t까지 생산할 수 있는 면적이지만, 욕심을 버렸다. 그 대신 착실한 유기농법으로 질 좋은 매실을 연 4t 수확하고 있다.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블로그 등 SNS를 운영하니 금방 입소문이 나더라고요. 품질이 좋아서 여러 업체에서 납품 제의도 받았어요.”

농장에서 갓 수확한 매실 사진과 현장감 넘치는 농장 사진을 SNS 계정에 올려 판매한 결과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서울 강남 사모님들도 김 씨가 재배한 매실을 주문한다.

“우리 매실로 청을 담갔더니 맛이 훨씬 좋았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있고, 밤도 공주 밤과 똑같은 가격에 팔았는데 ‘대박’이라고 칭찬해주는 손님들도 계셨어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특산물인 공주 알밤과 똑같은 가격으로 옥광 밤을 판매했는데, 비싸다는 반응은커녕 호평을 받았다고. 이처럼 SNS를 통한 직거래가 활발하기 때문에, 농사 틈틈이 게시물을 올리는 게 생활습관이 됐다.

김병수 대표는 인건비만 줄여도 생산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나무 관리를 철저히 한다. 순창군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농업인 교육 참여에도 열성이다. 최근에는 농업 경영의 중요성을 깨닫고, 원가분석과 마케팅 교육도 열심히 수강하고 있다.

“순창군농업기술센터에서 농업경영 과정을 열심히 듣고 마케팅에 적용해 매출이 5000만원이나 늘었어요.”

특히 김병수 씨는 귀농 청년들을 애정과 관심으로 보듬었던 기술센터 농업기술과 이호준 과장(전 귀농귀촌계장)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다.

“이제 막 매실 농사를 시작하려는 귀농인에게 드릴 말씀은, ‘무조건 처음부터 일을 크게 벌이지 말라’는 것입니다. 또한 관행 농법으로 재배한 매실은 시장 전망이 좋지 않습니다.”

전국 여러 곳에서 재배되는 매실과 특별히 차별화된 점이 없는 ‘관행 매실’은 도매시장에서 최저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고, 따라서 고소득을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김병수 씨는 조언한다.

“앞으로 20년 후에는 순창 동계면 일대에서 매화 축제를 열고 싶습니다. 그리고 온실 카페사업도 구상하고 있어요. 농산물 포장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고요. 저는 농촌에서 하고 싶은 게 아주 많습니다.”

눈만 뜨면 새로운 농촌 사업을 구상하느라 여념이 없다는 김병수 씨. 종잣돈 200만원으로 시작한 농사 실적은 어느덧 100배로 불어나 연매출 2억원을 훌쩍 넘었다. 농고를 나오지 않아도 누구나 청년 농업 CEO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김 씨는 이미 충분히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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