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인에서 농사꾼이 되기까지···어려움도 많았지만 행복합니다"
"벤처기업인에서 농사꾼이 되기까지···어려움도 많았지만 행복합니다"
  • 백정은 기자
  • 승인 2016.06.27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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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로 품은들 농장 대표

올해로 귀농 6년째를 맞이하는 품은들농장의 권혁로 대표는 예비 귀농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벤처기업의 CEO에서 농사꾼이 된 이야기다.

귀농준비부터 귀농정착지를 찾기까지

권혁로 품은들농장 대표

한양대학교 전산학과를 졸업 후, 벤처기업 모임에 등록하면서 한양대학교 CEO모임에 참여하게 된 권 대표는 CEO모임에 참여한 사람들과 서울시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주말농장을 하게 됐다. CEO모임 사무국의 경영상 어려움으로 주말농장을 그만 두게 됐지만 권 대표는 농업이 주는 묘한 매력에 빠져 홀로 1000㎡(300평) 주말농장을 일구기 시작했다.

“2007년도에 귀농을 결심하고 벤처기업을 정리하며 방통대 농업과에 편입했어요. 2년 동안 공부를 하고 2010년에는 졸업 후 귀농 정착지역을 물색하다가 지금의 봉화군 봉성면 우곡리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권 대표의 선택을 의아해하며 비웃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권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농업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의 CEO로 IT의 첨단문화를 누리는 삶도 좋지만 느리더라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는 농업인의 삶 또한 포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고 여겼던 것이다.

귀농인 자격과 농업인 자격

귀농인이 농업인이 되면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이 있다. 농지확보다. 귀농을 결정한 후에는 귀농정착지를 정하고 농지를 확보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귀농을 하면 땅을 먼저 구입하려고 하는데, 권 대표는 먼저 임대를 하라고 조언한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빚을 내거나 땅을 사서 수익금을 내지 못하고 이자를 내야 하는 경우가 귀농인들 사이에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농지확보가 이뤄지면 농업경영체 등록을 하는데 부가세 환급 및 건강보험료 할인과 국민연금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밖에도 농자재 무료대여나 농업기술 관련 교육들은 속한 지역의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덧붙여 동네에 일을 관련해서는 이장과의 친밀감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귀농인의 딱지를 빨리 떼는 것이다.

귀농인은 사회적 이슈이기도 하며, 리턴팜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진정한 농업인이 되기 위해서는 귀농인이 아닌 농업인으로서 농촌 사회에 빨리 융화 되어야 할 것이다.

귀농은 같은 마음 한 뜻으로

권 대표는 귀농을 하기 전 가장 중요한 것이 가족들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거라고 말한다. 귀농을 하고 내려가 부부가 합의가 되지 않아 귀농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웠던 것이다.

“남편의 의지에 끌려오는 부인들이 많아요. 일단 귀농을 하면 동네 사람들과 잘 어울려야 하는데, 처음부터 부인들의 마음은 남편과 하나로 맞춰지지 않은 상태이니깐 도태돼버리는 거죠. 주택에 투자하는 거 농사 잘 짓는 방법을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게 가족들의 마음입니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친환경재배 성공

권 대표는 8년 동안 농사를 짓지 않았던 땅을 구매해 친환경 표고재배에 성공했다. 친환경재배를 위해 대학원에 진학해 환경생태공학부 토양학을 전공하기도 하고 유기농 재배 자격증을 따는 듯 귀농 전 사전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

하지만 권 대표는 이런 모든 것들이 자신의 혼자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자신을 믿고 따라준 가족들의 도움도 있었지만 동네에 살고 있는 지역주민들의 도움이 더 컸다고. 외톨이 농업이 아니라 친화력을 가지고 지역 사람들과 어울렸기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이다.

1대1 멘토의 역할까지

현재 권 대표는 품은들농장의 대표이기도 하지만 귀농관련 수업을 진행하는 강사로도 활발히 활동한다. 서울시농업기술센터의 소장님으로 받은 권유로 ‘좌충우돌 귀농이야기’로 시작된 강의는 귀농귀촌종합센터의 ‘귀농선배가 알려주는 귀농이야기’까지 이어졌다. 이밖에도 구로구청, 노사발전재단 등에서도 귀농관련 교육 강사로 활동 중에 있다.

얼마 전에는 방송대 총장님과 기능성작물생산포럼을 만들어 귀농귀촌 투어 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다. 2~3년에 걸쳐 농촌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1대 1멘토의 역할로도 활동하는 것이다. 3개월 동안에 귀농을 교육을 통해 농촌 사회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고, 정착한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권 대표는 예비 귀농인들의 멘토가 되어 좀 더 체계화된 귀농교육의 정착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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