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로 행복 나누는 용인시오이연구회
오이로 행복 나누는 용인시오이연구회
  • 최인식 기자
  • 승인 2015.07.30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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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에서 맛좋은 오이를 재배하는 다솔농장 이승은 대표. 1999년 귀농으로 처음 농사를 시작했지만 누구보다 뛰어난 열정과 노력으로 남사면에서 제일가는 오이 생산농가로 인정받았다. 현재 7800m² 규모의 시설하우스에서 조은백다다기 품종으로 연 18kg 들이 9000박스를 생산하며 2억 원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승은 대표는 용인시오이연구회·남사오이협회장, 순지오이작목반장을 맡아 용인 농업발전을 앞장서서 이끌고 있다.

판매액 0.3% 불우이웃에 기부
이승은 대표는 “용인시 남사면은 귀농할 당시 작목을 선택할 때는 물론 1970년대부터 맛좋은 오이를 생산하기로 전국에 이름을 떨치고 있었다. 용인의 순지마을에서 좋은 오이를 생산한다고 해서 순지오이라는 이름으로 가락시장에 출하, 인기를 끌었다. 상회에서 순지오이를 받으려면 다른 지역 제품도 끼워 받아야 했을 정도”라며 경매인, 상인,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전 국민의 밥상 위에 올려놓을 맛좋은 오이를 생산해온 이승은 대표는 연말연시 주변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불우한 이웃을 돕기 위해 용인시오이연구회 회원들의 매출 중 0.3%를 기금형식으로 모아 기부활동을 벌였다.

올해 초부터 시작한 기부활동은 전국 최초로 연구회원들이 출하하는 농산물 박스에 ‘행복나눔바이러스-당신이 구입하신 금액의 0.3%는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사용합니다’라는 문구를 넣어 소비자들도 남사오이를 먹으면서 따듯한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게 했다.

이 기금은 지난해 11월 11일 농업인의 날에 용인시오이연구회가 용인시 원예·특작분야 대상에 선정, 수상하는 자리에서 용인시에 1000만원의 성금을 기탁하며 훈훈함을 전했다.

이승은 대표는 “행복나눔바이러스는 그 이름처럼 어려운 이웃을 돕고 행복을 전하는 문화가 바이러스처럼 농업인과 전 국민들 사이에 급속히 퍼지기를 바라며 용인시오이연구회에서 기획한 것이다. 단순히 일회성 행사로 끝나기보다는 용인시오이연구회의 연례행사로 끌어나가며 어려운 이웃을 돕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걸 보는 아이들도 어렸을 때부터 이러한 버릇이 몸에 익으면 살기 좋은 대한민국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원농가 수익향상이 최우선
농업인 단체를 이끌며 사업을 벌이다 보면 앞장서서 나서는 회장이나 간부들이 먼저 혜택을 보고 일반 회원들은 한참을 기다려서 정부의 보조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용인시오이연구회장직을 맡고 있는 이승은 대표는 오히려 다른 농가들에 먼저 사업을 양보하고 다음 차례를 기다린다.

이승은 대표는 “연구회 및 협회 회장을 맡으며 회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계속 던지게 된다. 정부에서 해주기를 바라며 기다리는 것보단 농가들이 원하는 사업을 먼저 구상, 제안해 회원들에게 혜택을 빨리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용인시오이연구회의 44개 회원농가들이 올리고 있는 전체 매출액은 현재 45억 원가량 되지만 이를 60억 원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연구회장으로서의 목표라고 한다.

회원농가의 이익을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이승은 대표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에너지절감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해 무작정 난방을 줄이는 것보단 시설지원을 잘해서 효율적인 난방을 사용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승은 대표는 “농가들의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가장 중요하다. 이걸 올리기 위해선 수확량이 받쳐줘야 하는데 무작정 난방을 줄여 사용 에너지를 줄이라고 하면 생산성이 떨어진다. 햇빛으로 인한 자연 난방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룰 수 있게 시설개선에 보조해주는 게 난방비도 덜 쓰고 생산도 늘려 농가소득과 에너지절감을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한 필수 농자재의 국산화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연질 필름을 사용하면 7~8년간 사용할 수 있어 시설농가들은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구입하는데 이것들이 전부 수입품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정부에서 연구비용을 지원해서 국내 기업이 고품질의 필름을 생산할 수 있게 되면 농가들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고 기업들도 살 수 있다. 다른 자재시장 역시 비슷한 사정인데 2700m² 시설하우스를 짓는 데에 2억 원이 필요하다. 예전엔 3000~4000만 원이면 충분했는데 농산물 가격은 그대로다. 시설비, 생산비는 계속 올라 농가들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이가격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생산비용이 계속 느는 것이 가장 걱정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매출 중 50%가 순이익이었다면 지금은 30%도 안 남는다고 한다.

일반인들의 시선에서는 풍년이 들면 농업인들이 돈을 많이 벌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시장에 농산물이 많이 풀리면 가격은 그만큼 떨어진다. 반대로 태풍이나 기후가 안 좋아 농산물 가격이 오르는 것도 농사를 망친 농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승은 대표는 “정부는 소비자들의 입장만 생각해서 가격이 오르면 값싼 수입산 농산물을 가져다가 시장가를 조절하는데 그렇다면 가격이 쌀 때는 농산물 더 사먹기 운동이라도 벌여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자체 폐기하라는 보상금으로는 간에 기별도 안 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토양의 영양관리가 관건
용인에서 나는 맛좋고 아삭아삭한 오이의 생산 비결은 무엇일까? 용인시오이연구회의 회원 44농가 중 40농가가 GAP 인증을 받았다. 친환경 인증 역시 대다수가 받아 화학비료나 농약의 사용을 지양하고 소비자들이 건강한 농산물을 접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승은 대표는 “오이 정식 전에 두둑을 만들어 고랑에 생볏짚을 깔아둔다. 정식 후에 물을 뿌리면 미생물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게 되는데 이는 토양의 질소성분을 분해시키고 생육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다. 영양이 많은 쪽으로 뿌리가 뻗어나가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정식 전에는 밭갈이를 3~4회 충분히 해주고 토양소독 역시 2~3일 간격으로 병행해야 좋은 결실을 볼 수 있다. 농사를 지을수록 토양이 계속 나빠지게 되는데 화학비료보다는 유기물·미생물을 위주로 영양관리를 하면 연작장애를 막을 수 있다고.

용인시농업기술센터의 정현채 남사면농업기술상담소장은 “특히 유기물을 잘 공급해줘야 뿌리가 튼튼해져서 수확량이 늘어나는데 고랑에 짚을 까는 것도 이와 비슷한 이유다. EM이나 친환경자재를 사용하여 화학비료로 인한 영양과잉을 막아 연작장애를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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