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화상병 엄습으로 초비상, 충주 중심으로 집중 발생
과수화상병 엄습으로 초비상, 충주 중심으로 집중 발생
  • 이지우 기자
  • 승인 2020.06.08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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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1일까지 총 87 농장 48.7ha 면적 확진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충북 충주시의 한 과수원에서 방제를 위해 사과나무를 매몰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처음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과수화상병이 올해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본격적인 고온과 장마가 시작되지 않은 5월에 이미 87 농장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하면서 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최근 5월 이후 기존 발생지역인 충주시를 중심으로 과수화상병이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5월 31일까지 총 87 농장(충주 67, 안성 10, 제천 7, 음성 1, 천안 1, 익산 1)에서 48.7ha 면적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과수화상병은 주로 5월~6월에 발생 되는데, 최근 내린 비와 적당한 온도(25~27℃)로 예년보다 발생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발생이 없었던 전북 익산시에서도 1건이 확진됐으며 특히, 최대 사과 주산지 중의 하나인 경북 영주시에서도 의심 신고가 접수돼 보다 강력한 방제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농촌진흥청은 비발생 지역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하고 의심신고가 접수됨에 따라 ‘병해충 위기단계별 대응조치’에 의거, 6월 1일부로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조정 했다. 위기단계가 상향조정됨에 따라 발생시군 중심으로 설치·운영되던 과수화상병 대책상황실을 각 도(제주 제외)와 사과·배 주산지 시군, 발생 인접 시군에 확대 설치해 운영하게 된다. 
대책상황실에서는 투입 가능한 인력을 총동원해 확산방지를 위한 긴급예찰과 매몰 지원, 사후관리 등 공적방제를 추진하게 된다. 또한, 집중발생지역은 중앙에서 전문가를 파견해 현장조사를 추진하게 되며, 농식품부, 검역본부(역학조사), 지자체, 농협 등 관계기관 간 협력체계도 강화하게 된다.
 

전방위적 조사로 실태 파악

오염지점이 될 수 있는 충주지역은 빠른 대응을 위해서 68명의 전문인력을 투입해 사과·배 전체 농장(2455농가, 1355ha)에 대한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3개 읍면 569개 농장 243ha를 대상으로 1차 조사한 결과 54개 농장에서 의심 증상이 확인됐고, 6월 5일까지는 농가의 협조를 얻어 충주지역 전체 농장을 조사하고, 조사 결과 확진농가는 지침에 따라 신속히 방제해나갈 계획이다. 이번에 처음 의심 신고가 접수된 영주시와 인근 지역인 문경, 예천, 봉화 등 경북의 사과 주산지 농장에 대해 5월 30일부터 인력 28명을 투입해 신속하게 조사하고 있다.

한편, 처음 발생한 익산은 발생지점에서 100m 이내에는 과원이 없고, 2km 반경 8 농장에 대해서 긴급 조사를 마쳤으며 추가로 5km 반경 13 농장에 대해서 예찰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6월 8일부터 19일까지 9개 특별관리구역(아산, 공주, 청주, 괴산, 문경, 예천, 영주, 봉화, 세종) 등 전국의 사과·배 농장을 대상으로 예찰을 시행할 계획이다.

절차 간소화로 신속한 방제

충주와 같이 발생이 많은 지역은 현행 확진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종전에는 발생시 진단키트를 이용한 간이검사 후 농촌진흥청으로 이송, 정밀검사를 해 확진하던 것을, 시급한 방제가 필요한 경우에는 농촌진흥청의 식물방제관이 현장에서 재진단해 양성일 경우 즉시 확진 판정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농촌진흥청은 과수화상병 방제를 위해 그동안 지역 발생상황에 따라 차별화된 방제대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이미 오염돼 있거나 오염 우려가 큰 경기, 강원, 충남·북은 과수 산업의 유지와 방제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부분·선별적인 매몰을 추진해 오고 있다.
따라서 과거 한 주만 발생해도 전체를 매몰하던 것을 발생주율이 5% 미만인 경우에는 발생주만 제거하되(5% 이상은 전체 매몰), 예외적으로 이번 충주와 같이 감염돼 확산되고 있는 지역은 발생주율이 5% 미만인 경우에도, 한 농장의 두 지점 이상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할 경우 방제관 판단에 따라 신속히 매몰할 수 있도록 보완했다.

미발생 지역인 사과 주산지 경북과 배 주산지 전남 등은 청정지역 유지에 초점을 두고 선제적 방제를 추진해, 병이 발생한 해당 농장은 매몰하고, 주위 100m 내의 사과·배 농장도 추가 발생이 확인될 경우 매몰하는 것으로 돼 있다.
다만, 신규발생지역의 경우에도 획일적인 매몰보다는 주변농장에 대한 오염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거쳐 종합적으로 방제범위 조정 등 기존 정책을 보완할 예정이다.

김경규 농촌진흥청장은 “세계적으로도 방제기술이나 방제약제가 개발되지 않은 과수화상병으로 피해를 입은 과수농가의 심정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라며,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며, 현재 진행 중인 방제기술 개발에 가용 가능한 모든 연구역량을 집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사과연합회 박철선 회장은 “이번 과수화상병은 확산속도도 매우 빨라 파급력을 가늠하기가 어렵고 미발생 인접지역으로 추가 확산이 예상되는바, 신속하고 확실한 대책이 시급하다”라며 “국내 과수산업이 붕괴되고 과수농업인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현재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여 책임감을 갖고 신속한 보상책을 강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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