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도라지, 소비자 맞춤형으로 면역 조절!
두 얼굴의 도라지, 소비자 맞춤형으로 면역 조절!
  • 국정우 기자
  • 승인 2020.03.16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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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자원부 기능성식품과
이성현 박사
이성현 박사

 

도라지는 초롱꽃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길경(桔梗)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도라지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일본 등에서 자생하며, 오래전부터 기침 완화 등의 목적으로 이용됐다. 또한 도라지는 식이섬유와 칼슘, 마그네슘 등의 무기질과 다양한 비타민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나른한 봄날이나 입맛이 없을 때 일반 식품으로서 사랑을 받고 있다. 따라서 도라지는 대표적인 약식동원(藥食洞源)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도라지는 말려서 약재로 사용하고 물에 담가 어느 정도 쓴맛을 제거한 후에는 다양한 요리에 사용된다. 한 몸이지만 필요에 따라 쓴맛이 강한 약으로 혹은 물에 담가 적당히 쓴맛을 버린 후에 달콤한 나물이나 무침 혹은 다른 음식의 맛을 더하는 데 사용된다. 쓴맛과 단맛을 함께 가지고 있는 도라지! 

우리는 보통 ‘두 얼굴’이라고 하면 이중인격인 사람을 떠 올리지만, 어찌 보면 도라지는 양면을 가지고 있으면서 목적이나 상황에 따라 자신을 내려놓고 목적에 맞는 소재로 사용된다. 도라지는 사포닌을 품고 그 쓴맛이 약물로서 환자에게 약물로 쓰이지만, 자신의 자존심인 쓴맛을 버리면서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음식으로 거듭난다. 

우리가 환절기 혹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최근 문제시되고 있는 질환인 천식이나 알레르기는 과민면역인 상태이다. 넓은 의미에서 과민면역도 면역 조절에 문제가 있어 나타나는 증상이긴 하지만, 외부의 상황이나 증상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기침이나 피부질환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염증도 과민면역의 상황에서 일어나는 증상 중의 하나로,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서 많이 낮아져 있는 사이토카인과 같은 물질들이 오히려 과민면역이 있는 사람들에서는 정상 이상으로 높아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농촌진흥청 면역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도라지는 면역이 저하된 마우스의 면역 세포 증식을 돕고, 대식세포들이 다른 이물질을 잡아먹으며 자연살해세포의 활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도라지는 정반대의 상황이나 증상에서 현황을 바로 분석하고 환자나 소비자의 건강을 조절하여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부모들은 자녀를 많이 사랑하지만 때로는 엄하게 나무라며 잘못을 바로잡아주려 한다. 이것은 그 자녀들을 그만큼 사랑하기 때문이다. 도라지를 연구하면서 이 소재만큼 사람을 배려하고 사랑해 주는 식품이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현대인들이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는 자존심을 버리면서까지 그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도라지! 오늘은 나도 이런 친구가 되어보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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