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농업은 미래지향적 산업이다”
[기획/농업현장이 답이다] “농업은 미래지향적 산업이다”
  • 나성신 기자
  • 승인 2019.12.16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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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정읍시 유재영 대표

자동차 정비서비스업에 종사하다 3년 전 귀농한 유재영 대표. 4958㎡(1500평) 시설 하우스에 오이농사를 짓고 있다. 기계에 능한 유 대표는 자동화 시스템을 자신만의 노하우로 응용하여 사용하고 있다. 농업은 과학이라고 말하는 유재영 대표를 찾았다. 

자동차 정비서비스업에 종사하다 3년 전 귀농한 유재영 대표
자동차 정비서비스업에 종사하다 3년 전 귀농한 유재영 대표

자신의 고향인 전라북도 정읍시에서 3년째 오이 농사를 짓고 있는 청년 농부 유재영 대표는 유명식품회사에 계약재배로 피클로 쓰이는 오이를 납품하고 있다. 유 대표는 지역 연구회와 공동선별회에 가입되어 덩달아 본인도 계약재배 식품회사에 납품하게 됐다고 겸손해했다. 하지만 정읍농업기술센터 김원심 팀장은 그의 시설 하우스 안의 오이를 보면 초보라는 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우수한 품질의 오이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무리 연구회 회원이라도 품질이 떨어지면 식품회사와 계약재배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농사는 현실이다” 

자동차 정비서비스업에 종사하다 3년 전 귀농한 유 대표는 시설하우스 비용 및 제반 시설비에 2억 원 가량을 투자했다. 유 대표는 현재까지 수익은 ‘제로’라고 밝혔다. 
“농업도 사업이라 초기투자비용이 만만찮게 들어갑니다. 귀농 후 2~3년은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수익을 내야겠다는 조급함은 없습니다.”
매사 긍정적인 자세로 농사를 짓고 있는 유 대표라도 ‘농사는 현실이다’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그는 휴일에 자주 고향에 내려와 부모님의 농사를 도와주며 오래전부터 귀농을 계획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우며 자랐기 때문에 농사는 익숙하고 나름대로 자신도 있었다. 

“귀농에 환상이 있진 않았지만, 막상 귀농해서 생활해 보니 가끔 한 번씩 부모님을 도와주는 것과 내 생활이 되는 것과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육체적으로 고되고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후회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유 대표는 단호하게 “후회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작년에는 생활비도 대출을 받아야 할 정도로 재정이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생활비 대출을 받지 않아도 돼서 그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유 대표는 휴일도 없을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시간이 전혀 없지만, 도시에서 생활했던 것보다 불안감도 없고, 마음의 여유를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읍농업기술센터 자원개발과 김원심 채소 팀장과 유재영 대표
정읍농업기술센터 자원개발과 김원심 채소 팀장과 유재영 대표

“선배들의 조언 참고하되, 맹신하면 안 돼”  

유 대표 역시 동네에 멘토가 있지만, 선배들의 조언을 너무 맹신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각자 시설 하우스의 환경이 달라서 자신의 환경상태에 맞는 것을 찾아가는 게 중요합니다. 작물은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듯이 작물을 자주 들여다보고 나의 환경에 맞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실 유 대표는 지역 선배들로부터 모범생 초보 농부로 칭찬을 듣고 있다. 하나를 알려주면 열 가지를 실행할 정도로 적극적이고 성실하다는 게 주변 멘토들의 평가다. 

정읍농업기술센터 김원심 팀장은 유 대표는 기술센터에 자주 방문해 교육도 열심히 받고, 매사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어 기술센터 내에서도 유 대표에 대한 평이 좋다고 귀띔했다.

오이의 생장점 온도를 재고 있는 유재영 대표. 하우스 온도와 작물의 온도가 다른 점을 그때그때 체크해 관리하고 있다.
오이의 생장점 온도를 재고 있는 유재영 대표. 하우스 온도와 작물의 온도가 다른 점을 그때그때 체크해 관리하고 있다.

“농업은 과학이다”

자동차 정비서비스업을 했던 유 대표는 아직도 고객들에게 전화 상담을 해 줄 정도로 기계에 관해서는 전문가이다. 
4958㎡(1500평) 시설 하우스를 갖추고 있는 유 대표는 자동화 시스템을 자신만의 노하우로 응용하여 사용하고 있다. 유 대표는 스마트팜 시스템업체들이 자신을 무척 까다로운 고객이라고 말한다며 웃었다. 

유재영 대표는 농우바이오의 백다다기오이를 재배하고 있다
유재영 대표는 농우바이오의 백다다기오이를 재배하고 있다

“업체에 이것저것 요구하는 게 많은 편이라 업체 사람들은 저를 귀찮아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3년 동안 농사를 지으며 느낀 건 농사도 과학이라는 것입니다. ‘스마트팜’으로 농업도 자동화된 지 오래지만, 실질적으로 농촌에서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지속해서 고민하고 연구하는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는 자신의 작물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프로그램을 입력할 뿐만 아니라 장비와 기계도 필요하면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 유 대표는 멀리 내다보고 농사를 짓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오이 농사를 계속할지 다른 작물을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다품종을 해야 리스크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것 같다고. 전망 있는 품종에 대한 고민은 끊임없이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이 농사는 무엇보다 토양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선배들로부터 3년 이후부터는 토양관리에 신경을 써야 된다는 조언을 들어서 가능한 화학비료를 줄이고 유박과 골분 등을 이용하여 나름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녹비 작물을 재배하여 토양관리를 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유 대표는 시설 하우스 면적을 늘리기보다는 단위면적당 고소득 작물에 대해 알아보는 일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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